감독
마크 네벌다인 Mark Neveldine
브라이언 테일러 Brian Taylor

주연
제라드 버틀러....케이블
Gerard Butler....Kable
앰버 발레타....앤지
Amber Valletta....Angie
마이클 C. 홀....켄 캐슬
Michael C. Hall....Ken Castle
키라 세즈윅....지나 파커 스미스
Kyra Sedgwick....Gina Parker Smith
로건 러먼....사이먼
Logan Lerman....Simon
앨리슨 로먼....트레이스
Alison Lohman....Trace
테리 크루스....핵맨
Terry Crews....Hackman
램지 무어....조지
Ramsey Moore....Gorge
루다크리스....휴먼즈 브라더
Ludacris....Humanz Brother
애런 유....휴먼즈 듀드
Aaron Yoo....Humanz Dude

케이블

[슬레이어즈]는 FPS 게임입니다. 브라운 팀과 블루 팀으로 나뉘어 전쟁을 벌이는데, 한 팀의 누군가가 세이브 존에 도달하면 그 게임의 승자가 되고 게임은 종료가 됩니다. 스토리도 없고 설정도 없습니다. 지겨워보인다고요? 그럴지도. 하지만 이 게임과 일반 FPS 게임 사이에는 엄청난 차이가 존재합니다. 이 게임에서 플레이어가 조종하는 아바타는 진짜 사람입니다. 30회의 게임에서 살아남으면 자유를 준다는 약속을 믿고 뛰어든 사형수들이죠.

주인공 틸먼도 이들 중 한 명입니다. 게임에서는 케이블이라는 이름으로 알려져 있지요. 제 생각에 케이블은 틸먼과 그의 조종자 사이먼을 묶어서 부르는 이름으로 봐야 정확할 것 같습니다만 영화에서는 거기에 대해 별 생각이 없습니다. 하여간 틸먼은 28회까지 살아남았고 두 번만 게임에서 더 이기면 자유의 몸이 됩니다. 그러나 회사에서 그걸 용납할 리가 없죠. 당연한 일이지만 그는 무죄이고 이 게임의 개발자인 켄 캐슬이 감추고 싶어하는 비밀을 알고 있기 때문입니다.

원격조종되는 인간이라는 소재는 친숙하지만 여전히 매력적이고 이를 통해 할 이야기도 많습니다. 여러분은 이를 통해 인간과 기계의 관계, 가상현실과 진짜 현실의 관계에 대해 고찰할 수 있습니다. 진짜 사람들이 죽어나가는 이런 게임에 열광하는 사람들을 그리면서 매스미디어의 천박함을 비난할 수도 있고요. 게이머와 아바타의 관계는 멋진 드라마의 소재입니다. 게이머의 명령이 아바타에 도달하는 사이의 간격인 '핑'은 근사한 서스펜스의 재료가 될 수 있습니다. 한마디로 [게이머]는 진짜로 멋진 서스펜스 물이 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그 가능성을 처음부터 고의로 파괴하고 있습니다. 악당들이 '핑'을 이용해 케이블을 죽이려는 설정이 나오긴 합니다. 틸먼과 조종자 사이먼이 서로와 소통하는 장면도 나오긴 해요. 하지만 이 설정들은 틸먼이 조종에서 풀려나면서 그냥 무의미해집니다. 무엇보다 이 영화는 매스미디어의 천박함을 비난할 자격이 없습니다. 영화 자체가 천박하기 그지 없는 걸요. 비판에 필요한 낙차가 전혀 보이지 않는 겁니다. 정말 전혀 머리를 쓰지 않은 각본과 끔찍하게 나쁜 연기 지도, 조악한 비디오 게임 스타일의 화면 때문에 영화는 그냥 보기가 안 좋습니다.

네벌다인/테일러는 국내에도 팬이 꽤 있는 [아드레날린 24]를 만든 사람들입니다. 전 그 영화를 싫어합니다. 내용보다는 육두문자의 남발 이상으로 보이지 않는 그들의 스타일과 태도가 싫어요. 아마 여러분은 이를 제 판단을 저울질 하는 기준점으로 삼을 수 있을 겁니다. 하지만 [게이머]가 [아드레날린 24]보다 더 나쁜 작품이라는 건 그냥 사실입니다. 차라리 사회비판을 하려는 어설픈 시도를 포기하고 처음부터 순수한 액션 영화로 만들었다면 덜 나쁜 영화가 되었겠죠. (09/09/23)

DJUNA

기타등등

이성애자 백인 남자들의 노골적인 판타지를 담고 있는 작품임에도 불구하고 네벌다인/테일러의 영화들에는 여성의 육체를 매력적으로 담으려는 그 어떤 시도도 보이지 않더군요. 그 정도의 비주얼에도 만족하는 사람들일 수도 있겠지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