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람베르토 바바 Lamberto Bava

주연
로라 해링....스테이시
Laura Harring ....Stacey
존 한나....마크
John Hannah....Mark
피트 포슬스웨이트....닥
Pete Postlethwaite....Doc
코랄리나 카탈디 타소니....엘리자베스
Coralina Cataldi Tassoni....Elizabeth

스테이시와 마크

남자친구 마크가 죽었습니다. 교통사고로요. 우리의 주인공 스테이시는 하늘이 무너지는 것 같습니다. 순전히 사랑 때문에 문명세계의 편안함을 포기하고 남아프리카의 목장까지 내려왔는데 이런 일을 당했으니 여러분도 이해할 수 있지 않겠어요? 스테이시의 유일한 희망은 마크가 죽은 뒤에 태어난 아들 마틴. 여러분은 그나마 운이 좋았다고 생각하시겠죠. 하지만 스테이시는 확신할 수 없습니다. 아무래도 그 아기는 마크가 죽은 뒤 마크의 유령과 섹스하는 꿈을 꾼 뒤에 수정된 것 같단 말이죠. 아기의 행동은 점점 수상쩍어지고 스테이시는 이 모든 게 죽은 뒤에도 자기를 버리지 못하는 마크의 유령이 아기의 몸에 들어갔기 때문이라고 생각하게 됩니다.

[고스트 선]은 상실과 극복에 대한 영화입니다. 아프리카 토속신앙에 바탕을 둔 초자연적인 이야기인 척 하고 있지만, 이야기는 보다 상식적인 설명이 가능하지요. 영화의 대부분은 스테이시의 관점에서 진행되고 암만봐도 이 사람의 정신은 정상이 아니니까요. 자신과 아들을 공격하는 옛 연인의 유령과 맞서 싸우는 스테이시의 모험담은 사랑하는 사람의 죽음을 극복하고 새로운 삶을 찾는 과정에 대한 은유로 읽힐 수 있습니다.

이 이야기 자체는 아무런 문제가 없습니다. 문제는 이 영화를 만든 사람이 람베르토 바바라는 것이죠. [스탕달 신드롬]이 예외적인 아르젠토 영화인 것처럼, [고스트 선]은 예외적인 람베르토 바바 영화입니다. 그리고 나이가 웬만큼 먹은 장르 전문가가 갑자기 새로운 시도를 할 때 그 결과가 좋은 경우는 별로 없지요. 그 동안 그가 텔레비전에서 무슨 작업을 했는지는 모르겠지만요.

[고스트 선]도 예외는 아닙니다. 이전 이탈리아 호러 영화들과는 달리 영어 녹음도 나쁘지 않고 배우들도 괜찮지만 여전히 투박해요. 대사는 당연히 나쁘고 편집은 튀며 심리 묘사는 자연스럽게 흐르지 않습니다. 전체적으로 꼭 80년대에 만들어진 텔레비전 영화 같아요. 취향이 뒤떨어진 게 눈에 보입니다. 이탈리아 호러의 최대 강점인 난도질 폭력과 그로테스크함이 대부분 사라지고 늘 모자란다고 지적되는 부분만 남았으니 아무리 새로운 영역을 진지하게 접근해도 구멍이 보이는 건 어쩔 수 없군요.

그래도 그 나이에 변화된 환경에 맞추어 새로운 시도를 하는 건 대단한 일입니다. 그렇죠? 훨씬 위대한 감독이었던 아빠 바바가 만들었다면 스타일을 날려버리지 않으면서도 이 이야기를 처리할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이 들지만 말입니다. (06/08/01)

DJUNA

기타등등

영화장사꾼의 상식에 따르면 로라 해링과 존 한나가 섹스신을 펼칠 때 전신 누드를 보여주어야 하는 사람은 당연히 해링이지 않겠어요? 이 영화에서는 반대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