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스튜어트 고든 Stuart Gordon

주연
에즈라 고든....월터 길먼
Ezra Godden....Walter Gilman
셸라 호스달....프랜시스 엘우드
Chelah Horsdal....Frances Elwood
캠벨 레인....마주어위츠
Campbell Lane....Masurewicz
제이 브라조....돔브로스키 씨
Jay Brazeau....Mr. Dombrowski
데이빗 라츠....베이비 대니
David Racz....Baby Danny
니콜라스 라츠....베이비 대니
Nicholas Racz....Baby Danny
예브겐 보로닌....브라운 젠킨
Yevgen Voronin....Brown Jenkin
수잔나 우차티우스....키지아 메이슨
Susanna Uchatius....Keziah Mason
도나 와이트....사서
Donna White....Librarian
수잔 베인....심리학자
Susan Bain....Psychologist

월터의 악몽

[마녀의 집]은 스튜어트 고든의 네 번째 러브크래프트 영화입니다. 20년이 넘는 기간 동안 그가 이 괴짜 작가에게 투자한 노력과 에너지를 생각해보면 참 기특한 팬이라고 할 수밖에 없군요.

고든의 다른 러브크래프트 각색물처럼 [마녀의 집]은 원작의 시대배경을 현대로 옮겨 놓고 있습니다. 미스카토닉 대학원에 다니는 월터는 초끈이론에 대한 논문을 쓰기 위해 조용한 방을 하나 구하는데, 글쎄, 그곳엔 다른 차원으로 이어진 구멍이 하나 크게 나 있었죠. 그 구멍 저쪽에는 아이들을 제물로 바치는 마녀가 살고 있었고요.

영화에는 전형적인 러브크래프트식 소재들과 고든식 터치가 익숙한 비율로 섞여 있습니다. 장황하고 고답적인 고딕소설이 보다 현실적이고 폭력적인 20세기 후반 또는 21세기 초반의 영상물로 옮겨진 것이죠. 섹스와 로맨스의 비중도 높아졌고요. 러브크래프트의 원작에는 없었던 월터의 옆방에 사는 싱글맘과 그의 갓난아기 아들 이야기를 보세요. 영화는 월터가 겪는 러브크래프트 사건을 설명하기 위해 초끈이론을 도입하기도 하는데, 이건 좀 무리한 설정이더군요.

러브크래프트의 소설이 꿈과 현실의 흐릿한 경계 사이를 방황한다면, 고든의 영화는 훨씬 구체적입니다. 영화 속에서 월터가 겪는 일들은 모두 실제로 일어나는 일이에요. 은근슬쩍 도피할 구석이 전혀 없는 겁니다. 그 때문에 제목의 의미가 약해지기도 하지만 고든이 추가한 비극이 더 처절하게 느껴지기도 해요. 어느 정도냐고요? 스튜어트 고든이 이 영화를 보여주자 그 사람 부인이 그를 내쫓으려고까지 했다더군요. 진담인지는 모르겠지만.

이 영화를 좋아하느냐고요? 아뇨, 그렇다고까지는 말은 못하겠군요. [마녀의 집]은 아이디어가 부족한 영화는 아닙니다. 하지만 고든이 만들어낸 최종결과물은 은근히 밋밋해요. 러브크래프트식 장중한 맛도 없고, 고든식 비전이 활짝 날개를 편 것도 아니고요. 특별히 지적할만한 단점은 없지만 전체적으로 그냥 심심하다고 할까요? 이것도 취향 문제려나? (06/10/05)

DJUN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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