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베니토 잠브라노 Benito Zambrano

주연
알베르토 요엘 가르시아....루이
Alberto Yoel García....Ruy
로베르토 산마르틴....티토
Roberto Sanmartín....Tito
야일레네 시에라....카리다드
Yailene Sierra....Caridad
마리아 로드리게스....루시아
Mayra Rodríguez....Lucía
에르네스토 에스칼로나....칼리토스
Ernesto Escalona....Carlitos
마르타 칼보....마르타
Marta Calvó....Marta

티토, 카리다드, 루이

[하바나 블루스]의 각본은 고전적인 음악영화의 전통을 따릅니다. 지독하게 가난하지만 재능과 음악에 대한 열정은 누구 못지 않은 두 음악가들에게 엄청난 기회가 다가오는데, 그 기회를 잡으려면 지금까지 그들이 가지고 있던 신념과 자존심을 버려야할지도 모릅니다.

이 이야기의 무대는 쿠바의 아바나. 주인공 루이와 티토가 속해 있는 장르는 쿠바 스타일의 퓨전 록입니다. 익숙한 이야기지만 재료는 새롭죠. 나름 시장성이 있기도 합니다. [부에나 비스타 소셜 클럽] 이후 쿠바 음악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으니까요.

저에겐 이들의 음악을 제대로 평가할 수 있는 귀가 없습니다. 경험이 부족하니까요. 고로 [하바나 블루스]는 저에게 그리 진입장벽이 낮은 영화가 아닙니다. 솔직히 이 영화의 음악은 저를 그렇게 매료시키지는 못했습니다. 제대로 적응하기엔 너무 많이 나왔고 시끄러웠죠. 전 음악영화에서도 어느 정도 의미있는 침묵을 기대합니다. 하지만 이 영화는 처음부터 끝까지 루이와 티토의 음악으로 러닝타임을 빼곡하게 채웁니다. 좀 지치더군요.

보다 의미있게 다가온 건 이들이 속해있는 쿠바의 사회상이었습니다. 재능있는 음악가들이 넘치지만 정작 국가는 이들의 재능을 키워줄 능력이 없습니다. 정부는 방해만 되고 가난은 심각합니다. 이들에게 희망은 모두 쿠바라는 나라의 밖에 있습니다. 음반회사와 계약을 해서 스페인으로 가거나 밀항해서 마이애미로 망명하거나.

이 두 주제를 하나로 이어주는 건 루이와 티토의 드라마여야 할 텐데 전 이 드라마를 그렇게 재미있게 본 편이 아닙니다. 역시 비슷한 이유 때문이에요. 흥미로운 정보들이 많긴 한데, 호흡 조절이 충분치 않고 너무 빽빽해요. 저로서는 두 주인공에게 그렇게 매력을 느끼지 못했다는 점도 고백해야겠군요. 이 영화에서 제가 가장 쉽게 따라갈 수 있었던 인물들은 주인공들이 아니라, 경제적으로 무능력한 남편 대신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 선생 일을 그만두고 악세사리를 만들어 팔아야 하는 루이의 아내 카리다드였습니다.

중반까지 다소 평범하게 흘러갔던 드라마는 주인공들이 결정적인 선택을 해야 하는 순간부터 그 가능성을 제대로 활용하기 시작합니다. 여기서부터 저도 음악에 익숙해지기 시작했고 주인공들에게도 어느 정도 마음을 열게 되더군요. 그 뒤로부터 영화는 보는 사람들의 코끝이 아릴 정도로 정서적 힘이 강합니다. 여기까지 오는 길이 조금만 더 재미있었다면 좋았겠지요. (09/09/11)

DJUNA

기타등등

루이의 예술가 친구들이 파티를 하는 장면은 그 친근함 때문에 재미있었습니다. 6,70년대 영화나 소설에 나오는 소련 예술가들과 어쩜 그렇게 비슷하던지요. 환경이 비슷한 사람들을 만들어내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