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르네 달더 Rene Daalder

주연
앨리스 크리지...클라리사 사임즈
Alice Krige....Clarissa Symes
체키 카리요....행크 사임즈
Tchéky Karyo....Hank Symes
발타자르 게티....안드레아 사임즈
Balthazar Getty....Andreas Symes
로라 해리스....데보라 말로
Laura Harris....Deborah Marlowe
케네스 웰시....말로 코치
Kenneth Welsh....Coach Marlowe
브래드 오스틴....블레인
Brad Austin....Blaine
크리스토퍼 헤이어달....에릭 손튼
Christopher Heyerdahl....Eric Thornton
다니엘 필론....스트릭랜드
Daniel Pilon....Strickland

1.

클라리사

대충 이런 내용입니다. 드디어 오존층이 깨져서 세상은 사막이 됩니다. 불법적인 생물학 실험을 하고 있던 생물학자인 행크 사임즈는 아내 클라리사, 아들인 안드레아와 함께 플레젠튼이 라는 마을로 도망옵니다. 하지만 실험 도중 행크는 떠다니는 미립자 뭉치로 이루어진 신종 생물로 변하고 그들의 집은 거대한 열대림처럼 되어 버리고 말아요. 한편 못돼먹은 학교 체육선생과 학교 깡패들에게 시달림을 당하던 안드레아는 자신의 육체가 다른 아이들과 다르다는 걸 알게 되고 체육선생의 딸인 데보라와 사랑에 빠지죠. 처음부터 안드레아를 못마땅하게 여긴 체육 선생은 안드레아의 집에 찾아왔다가...

2.

독창적이지는 않지만 괜찮은 아이디어예요. 엉터리 과학이 가득하지만 엉터리 과학만으로도 훌륭한 SF가 나올 수 있습니다. 가속 진화된 생명체들로 흥미로운 비주얼을 만들 수도 있고요. 충분히 과격하게 나간다면 에콜로지 버전 [블러드 뮤직]이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서툴군요. 아이디어는 많지만 그걸 비중있게 다룰 만큼 SF적 감각이 뛰어나지 않습니다. SF, 호러, 틴에이저 물을 뒤섞은 이야기는 산만하기만 할 뿐 구심점이 없습니다. 게다가 대사가 너무너무 나빠요.

엉성한 특수효과도 영화의 질을 깎아 먹는데 한 몫 합니다. 사실 제작비 부족으로 질이 떨어지는 특수 효과엔 충분히 관대해 질 수 있어요. 하지만 설득력 떨어지는 효과라면 문제가 있죠. 특히 행크가 변한 미립자 생명체는 보기가 싫을 정도입니다.

아쉬워요. 장황하게 늘어놓기만 하는 각본을 갈아치우고 처음부터 진지하게 소재를 다루었다면 훨씬 나은 영화가 나왔을텐데.

3.

배우들의 연기 때문에 볼 영화는 아닙니다. 나쁜 배우들이 나오는 영화는 아니지만 각본이 나빠서 연기가 커버를 못합니다. 체키 카리요는 영어 영화에 나올 때마다 하는 그 뻣뻣한 얼굴을 하고 있고 발타자르 게티의 반항하는 고등학생 역은 실소감입니다.

여자 배우들은 조금 낫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에서 로라 해리스의 연기에 신경 쓰는 사람은 없을 겁니다. 후반부에 나오는 누드 신에 더 관심이 가겠죠. 이 친구는 [패컬티]에서도 누드로 나오는데 혹시 노출증이라도 있는 건 아닌지?

저희가 좋아하는 앨리스 크리지는 이번에도 비정상적인 엄마로 나옵니다. 비주얼적으로는 가장 흥미진진하죠. 집 안의 숲에서 요정여왕 티타니아처럼 돌아다닌답니다. 연기가 약간 오버하는 경향이 있지만 그래도 이 영화에서는 가장 낫습니다.

그리고 이 영화에서 가장 재미있는 장면도 크리지와 관련되어 있습니다. 안드레아의 엄마가 결벽증인 체육 선생에게 사방에 날아다니는 미생물들에 대해 연설하는 장면이죠. 체육 선생의 반응은 노골적일 정도로 형편없지만 크리지의 태평스러운 열정에는 속이 후련해질 정도입니다.

4.

이 영화가 주는 교훈은? 제작비가 따르지 않을 때는 각본이라도 신경 써야 한다는 것이겠지요. (99/06/24)

D&P

기타등등

사임즈 집 안의 식물들은 도대체 뭘 먹고 그렇게 큰 걸까요? 광합성할 빛도 부족하고 사막이라 땅도 말랐을텐데. 모를 일이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