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찰스 맥두걸 Charles McDougall

주연
사스키아 리브즈....마리아 맥카들
Saskia Reeves....Maria McCardle
크리스토퍼 에클리스턴....게리 엘리스
Christopher Eccleston....Gary Ellis
케이트 하디....테스 엘리스
Kate Hardie....Tess Ellis
리스 에반스....알렉스 매든
Rhys Ifans....Alex Madden
안나 챈슬러....니콜라 파머
Anna Chancellor....Nicola Farmer

마리아

찰스 맥두걸의 [하트]는 [다시 사랑할까요?]의 대척점에 서 있는 작품입니다. 둘 다 심장이식수술에 대한 영화지만 달라도 이렇게 다를 수 있을까요? 하지만 다시 생각해보면 이상한 예외는 [다시 사랑할까요?]입니다. 원래 장기이식은 공포물의 전담 소재였다고요. 심지어 장기이식수술이 존재하지 않았을 때도 말입니다. 하지만 그렇다고 여러분이 [하트]의 줄거리를 보기도 전에 알 수 있다고 장담하지는 마시길. 이 영화는 전통적인 장기이식 스릴러와는 조금 성격이 다르니까 말입니다.

영화는 피가 뚝뚝 떨어지는 심장을 자루에 담아들고 걷는 여자의 모습에서부터 시작합니다. 여자는 심장을 어떤 무덤에 묻으려다가 체포되고 경찰에게 지금까지 그 사람이 겪었던 이야기를 들려주죠. 그 이야기는 직장에서 만난 작가와 불륜에 빠진 아내와 질투심에 차 그 둘을 바라보는 남편의 관계에서 시작됩니다. 정상적인 이야기같으면 남편이 죽고 그 심장이 다른 사람에게 이식되겠지요? 하지만 이 경우는 반대입니다. 심장병을 앓고 있던 남편이 교통사고로 죽은 틴에이저의 심장을 이식받게 되거든요. 자기 심장의 제공자가 누군지 알고 싶어하던 남편은 죽은 소년의 어머니를 찾아가는데, 그 뒤로 소년의 어머니는 집요하게 남자의 삶에 끼여들게 됩니다.

[하트]는 뻔한 영화가 아닙니다. 그 대신 상당히 불분명한 영화예요. [하트]라는 제목은 정확합니다. 영화는 말 그대로 심장 이식을 다루고 있을 뿐만 아니라 가슴 찢어지는 질투와 사랑의 이야기이도 합니다. 영화의 어디로 들어가도 우린 '심장'에서 빠져나갈 수 없습니다. 심지어 영화의 사운드 트랙도 'heart'와 관련된 노래들로 가득 차 있는 걸요. 그러나 과연 우린 이 소재들을 어떻게 연결해야 하는 걸까요? 도입부부터 제시되는 삼각관계의 이야기가 심장이식수술과 연관이 있긴 하지만 그렇다고 둘이 유기적으로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다고 할 수는 없습니다. 소년의 어머니와 남편의 관계도 마찬가지이며 마지막 반전도 마찬가지지요. 영화는 긴장감 넘치지만 중심이 없는 감정의 미로와 같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계속 관객들의 시선을 끕니다. 그만큼 에너지가 가득하거든요. 삼각관계에 속해있는 모든 사람들이 터키 커피를 사발로 마신 것처럼 고래고래 고함을 질러대는 광경은 거의 질릴 지경이지만 지루하지는 않습니다. 아까 중심없는 미로라고 했지만 영화는 바로 그런 점을 이용해 갑작스러운 급선회로 관객들을 당황하게 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어 여러분은 우리의 서글픈 주인공이 잠못드는 어린 아들을 위해 무슨 일을 해주었는지 쉽게 알아차리지 못할 겁니다!

우리의 주인공들을 연기하는 네 배우들은 모두 좋습니다. 하지만 이 중에서 가장 사람 눈을 끄는 배우는 사스키아 리브즈입니다. 아들을 잃은 어머니의 고통을 조용하고 진솔하게 그려내면서도 캐릭터의 불쾌한 망집과 광기를 기가 막히게 잡아내는 리브즈의 연기는 쉽게 잊혀지지 않는군요. (03/08/22)

DJUNA

기타등등

이 영화의 각본은 영국 텔레비전 시리즈 [Cracker]를 위해 쓰여진 각본을 원작으로 삼고 있다고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