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앤젤라 로빈슨 Angela Robinson

주연
린지 로핸....매기 페이튼
Lindsay Lohan....Maggie Peyton
마이클 키튼....레이 페이튼 시니어
Michael Keaton....Ray Peyton Sr.
맷 딜런....트립 머피
Matt Dillon....Trip Murphy
브레킨 메이어....레이 페이튼 주니어
Breckin Meyer....Ray Peyton Jr.
저스틴 롱....케빈
Justin Long....Kevin
셰릴 하인즈....샐리
Cheryl Hines....Sally
지미 심슨....크래시
Jimmi Simpson....Crash
질 리치....카리스마
Jill Ritchie....Charisma
토머스 레논....래리 머피
Thomas Lennon....Larry Murphy
제레미 로버츠....크레이지 데이브
Jeremy Roberts....Crazy Dave

매기와 허비

[허비 - 첫 시동을 걸다]라는 한국어 제목은 영화의 내용을 잘못 전달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인 살아있는 폴크스바겐 자동차 허비는 이미 수 편의 영화들과 텔레비전 시리즈까지 낸 고참이니까요. [허비-첫 시동을 걸다]는 결코 허비의 '첫 시동'에 대한 내용이 아닙니다.

여러분들 중 허비를 기억하는 사람들이 얼마나 될지 모르겠습니다. [허비] 영화들은 7,80년대 [디즈니랜드]에서 꽤 많이 방영되었어요. 솔직히 전 이 영화들을 구별하지 못합니다. 하나로 묶어서 대충 '허비 영화들'로 기억할 뿐이죠. 지금 생각나는 것도 내용보다는 개별 에피소드들입니다. 허비가 아이리시 커피를 마시고 주정을 한다거나 뭐 그런 이야기들 말이죠.

영화는 리메이크가 아니라 속편입니다. 한동안 잘 나가던 허비는 80년대 이후 심각한 슬럼프에 빠졌던 모양입니다. 결국 폐차장까지 끌려간 허비는 막 대학을 졸업한 매기 페이튼의 졸업선물로 팔려갑니다. 어렸을 때부터 가업을 이어 레이서가 되고 싶어했던 매기는 허비를 타고 나스카까지 진출합니다. 이기적이고 야비한 레이싱 챔피언인 트립 머피의 방해를 뚫고요.

이 이야기에서 엄밀한 논리를 찾아서는 안됩니다. [신데렐라]와 [백설공주]처럼 디즈니 어린이 영화는 자신만의 논리에 따라 움직입니다. 그러니 그렇게 유명했던 허비가 왜 폐차장에 끌려갈 수밖에 없었고 아무도 그 차를 기억하지 못하는지, 왜 허비의 주변 사람들은 살아움직이는 자동차를 보고 그렇게 무덤덤한 반응만 보이는지 따지는 건 무의미합니다.

진짜로 불만인 건 이 영화가 원작의 유머를 충분히 살리고 있지 않다는 것입니다. 살아있는 자동차에 대한 영화이면서 남자들 세계에서 성공하려는 여성의 이야기에 더 신경을 쓰고 있단 말이죠. 물론 이 영화에 페미니즘 요소를 넣었다고 나무랄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허비 영화를 만들면서 유머를 줄이고 건전한 교훈을 첨가하는 건 옳은 선택이 아닙니다. 게다가 이 이야기는 그런 건전한 교훈에 어울리는 내용도 아닙니다. 살아있는 자동차를 타고 운전하는 건 아무래도 반칙이 아니겠어요?

발랄하기 짝이 없었던 레즈비언 섹스 코미디로 데뷔했던 감독의 작품들 치곤, 앤젤라 로빈슨의 장편들은 이상할 정도로 심각합니다. 그 사람이 할리우드에서 어떤 의무감을 느끼고 있다는 건 이해가 가지만, 그래도 원래의 유머 감각을 믿고 거기에 집중하는 편이 모두를 위해 좋을 것 같아요. (05/08/02)

DJUNA

기타등등

보면서 세월 참 빠르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린지 로핸이 언제 저렇게 컸답니까. [페어런트 트랩]을 처음 본 게 어제 일 같은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