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존 폴슨 John Polson

주연
로버트 드 니로....데이빗 캘러웨이
Robert De Niro....David Callaway
다코타 패닝....에밀리 캘러웨이
Dakota Fanning....Emily Callaway
팜케 잰센....캐서린
Famke Janssen....Katherine
엘리자베스 슈....엘리자베스
Elisabeth Shue....Elizabeth
에이미 어빙....앨리슨 캘러웨이
Amy Irving....Alison Callaway
딜런 베이커....해퍼티 보안관
Dylan Baker....Sheriff Hafferty
멜리사 리오....로라
Melissa Leo....Laura
로버트 존 버크....스티븐
Robert John Burke....Steven
몰리 그랜트 칼린스....에이미
Molly Grant Kallins....Amy
데이빗 챈들러....해스킨스
David Chandler....Haskins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에밀리

[숨바꼭질]은 다코타 패닝에게 의무방어전과 같은 영화입니다. 패닝과 같은 이미지의 아역배우는 본격적인 십대 시절로 접어들기 전에 반드시 의무적으로 호러영화에 출연해야 하는데, [숨바꼭질]이 그 자리를 제공해준 것이죠.

패닝이 연기한 에밀리는 어머니를 잃고 아버지와 시골로 내려간 외로운 소녀입니다. 심리학자인 아버지 데이빗은 에밀리가 찰리라는 이름의 상상 속의 친구를 만들어 논다는 걸 알게 되는데, 처음엔 대수롭지 않게 여겼던 그도 에밀리의 행동이 이상해지고 주변에 끔찍하고 폭력적인 일들이 연달아 일어나자 찰리가 단순한 상상 속 친구 이상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숨바꼭질]은 기본적으로 세 가지의 아이디어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다코타 패닝이 (역할이 무엇이건) 호러 영화에 출연한다는 것, 상상 속 친구 그리고 그를 이용한 마지막 반전. 반전이 뭐냐고요? 그렇게 어려운 건 아닙니다. 이 영화가 초자연적 현상을 다룬 판타지가 아니고 찰리가 상당한 수준의 육체적 폭력을 행사할 수 있는 능력을 가진 존재라는 것만 알게 되면 정답은 쉽게 나오지요.

첫번째는 훌륭합니다. 패닝은 이 영화에서 아름답고 으스스하며 드라마틱합니다. 완벽한 호러영화 꼬마 배우예요. 영화를 위해 브루넷으로 머리를 바꾼 것도 훌륭한 선택이었습니다. 알만드로스가 언젠가 말했지만 밝은 푸른색 눈은 금발보다는 짙은 머리색에 더 잘 어울리죠. 드 니로도 괜찮지만 전체적으로 패닝에게 눌립니다. '마지막 반전'을 살리느라 연기의 기회를 제한당한 것도 문제였겠죠.

패닝의 존재에 비하면 상상 속 친구의 설정과 반전은 그냥 괜찮은 정도입니다. 상상 속 친구는 호러영화라면 한두 번 정도 다루어야 할 소재죠. 반전도 그 정도면 논리적으로 얽혀있고요. 문제는 이 아이디어들이 좋으냐, 좋지 않으냐가 아니라 그 아이디어들이 어떻게 구현되었느냐입니다.

슬프게도 감독인 존 폴슨이나 각본가 아리 슐로스버그는 그냥 서툰 편입니다. 두 사람 모두 장르물에서 흔한 실수를 저질렀습니다. 아이디어를 너무 믿은 것이죠. 보다보면 걸리는 것 투성이입니다. 찰리의 정체를 밝히는 복선은 지나치게 투박하고, 반전에 지나치게 얽혀 있는 에밀리의 행동은 비논리적입니다. 관객들의 주위를 다른 데로 돌리는 가짜 단서들도 그냥 도식적일 뿐이고 캐릭터들의 가능성은 충분히 활용되지 못합니다. 폴슨이 공포를 유발하기 위해 터트리는 음향효과나 폭력 장면들도 관객들을 충분히 자극하지 못하고요. 기본 아이디어를 제외하면 영화는 뻔한 클리셰의 연속입니다.

[숨바꼭질]은 패닝 팬을 위한 영화입니다. 만약 여러분이 검은 가발을 쓴 다코타 패닝이 온갖 그로테스크한 아름다움을 흘리는 걸 구경하는 것만으로 만족한다면 [숨바꼭질]은 근사한 오락거리입니다. 하지만 호러 영화로서 이 작품은 그냥 미진합니다. (05/02/17)

DJUNA

기타등등

이 영화에는 결말이 두 개 있습니다. 영화의 반전에 영향을 끼칠 정도는 아니에요. 그냥 에필로그가 하나 더 있는 거죠. 국내 개봉 때엔 극장마다 다른 결말을 틀 예정인가 봅니다. 미국에서도 두번째 결말이 몇 개 극장에 걸린 모양이고요. 어느 쪽이 낫냐고요? 둘 다 그냥 그렇습니다. 하지만 전 조금 밝은 첫번째 결말이 더 낫게 느껴지더군요. 어두운 두번째 결말은 재미도 없지만 그렇게 대단한 극적 설득력도 없습니다. 적어도 첫번째 결말은 뻔한 판타지 하나를 만족시켜주긴 하죠. 결혼 따위의 귀찮은 짓을 하지 않으면서 환상적으로 미친, 예쁘고 매력적인 딸을 공짜로 얻는 것 말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