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라자 고스넬 Raja Gosnell

주연
알렉스 D. 린츠....알렉스
Alex D. Linz....Alex
올렉 크루파....페트르 보프레
Olek Krupa....Petr Beaupre
리아 킬스테트....앨리스
Rya Kihlstedt....Alice
레니 폰 도렌....버튼 저니건
Lenny von Dohlen....Burton Jernigan
데이빗 토슨....얼 엉거
David Thornton....Earl Unger
하빌랜드 모리스....카렌
Haviland Morris....Karen
케빈 킬너....잭
Kevin Kilner....Jack
마리안 셀더즈....헤스 부인
Marian Seldes....Mrs. Hess
세스 스미스....스탠
Seth Smith....Stan
스칼렛 조한슨....몰리
Scarlett Johansson....Molly

1.

알렉스

[나홀로 집에 3]의 제작 기획은 사람을 어리둥절하게 만드는 구석이 있습니다. 그만큼이나 이 시리즈는 맥컬리 컬킨의 이미지에 많은 것을 의지하고 있었으니까요. [나홀로 집에]라는 상표와 되풀이되는 플롯만으로 앞의 두 편과 비슷한 수준에 도달할 수 없는 건 당연했습니다.

그러나 생각해보면 그렇게 바보같은 계획이 아닐지도 모릅니다. [나홀로 집에]는 스타도 디지탈 특수효과도 없이 아주 싸고 빠르게 만들어진 소품입니다. 앞의 두 편과 같은 흥행성적은 거두기 힘들지 몰라도 이 정도 공을 들여서 이 정도의 흥행 수익을 거두는 건 결코 손해보는 장사는 아닙니다. 존 휴즈는 이 영화로 [나홀로 집에]라는 브랜드의 마지막 단물을 쪽쪽 빨아냈다고 할 수 있죠.

2.

맥컬리 컬킨이 주연했던 처음 두 편을 구성하는 것은 설탕 장식처럼 달짝지근한 크리스마스식 감상주의와 주인공 케빈이 두 도둑들에게 가하는 폭력의 사디즘이었습니다. 이 모든 요소들을 정당화시키는 것은 컬킨의 매력과 '아이다움'에 대한 어른들의 판타지였지요.

사실 매우 속보이는 짓이고 또 맥컬리 컬킨의 매력도 이 구차함을 감추는 데엔 한계가 있어서, 1편의 공식을 그대로 따른 2편은 상당히 부정적인 평을 받았습니다. 특히 거의 순진무구하기까지 해보이는 도둑들에게 영악한 케빈이 가하는 폭력의 잔인함은 가족 영화의 수위를 한참 넘어서는 것이었습니다.

다행히도(?) 맥컬리 컬킨을 쓸 수 없었기 때문에, [나홀로 집에 3]의 제작진들은 전편들에서 썼던 트릭들을 반복할 수 없었습니다. 대신 그들은 원작의 기본 아이디어였던 '순진한 소년이 어른 악당들을 다양한 부비 트랩으로 때려잡는다'에 집중했습니다. 그 때문에 영화는 [나홀로 집에]의 속편이라기 보단 아동용 [이창]에 [미션 임파시블]을 추가한 작품이 되어 버렸습니다.

[나홀로 집에 3]에서 부비 트랩 아이디어는 최첨단으로 확장됩니다. 이 영화의 악당들은 거의 [미션 임파시블] 수준의 테크노 장난감들을 갖춘 산업 스파이들이고 케빈의 뒤를 이은 새 주인공 알렉스 역시 다양한 최첨단 가전 제품을 이용한 21세기식 부비 트랩을 구사합니다.

이런 방향 전환이, 앞의 두 편이 크리스마스 동화를 지향하며 버렸던 요소들을 살렸다는 것은 분명합니다. 악당들이 처음엔 상당히 세련되게 나오기 때문에 나중에 알렉스한테 무자비하게 당하는 장면이 더 처참하며, 그네들이 어느 정도 실력이 있는 것으로 나오기 때문에 알렉스의 사디즘도 어느 정도 정당화됩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부비 트랩의 잔인함은 1,2편을 능가하는 것이지만 알렉스 D. 린츠의 아주 순진해 보이는 얼굴과 상황의 중요함(이 영화의 악당들은 최첨단 미사일 유도칩을 북한에 팔려고 하는 친구들입니다,) 악당의 비중 때문에 잔인하다는 생각이 그렇게 들지는 않습니다. 물론 달콤한 크리스마스 동화로 위장하지 않았다는 것도 그 이유 중 하나겠지요.

결과는? 꽤 재미있습니다. 순진하지만 나름대로 지능적인 구석이 있고 박진감 넘치는 면도 많습니다. 특히 캠코더를 탑재한 알렉스의 장난감 자동차와 스파이들의 대결은 상당한 수준입니다. 알렉스가 다양한 첨단 장비를 구사하며 스파이와 결투하는 장면에선 같은 또래 아이들의 욕망을 마음껏 대리 충족시켜 주었을 거고요.

3.

그러나 역시 '극장용 영화'라는 생각은 들지 않습니다. 영화가 앞의 두 편에 비해 보다 솔직한 재미를 안고 있는 것은 사실이고 구역질 나는 작위성이 덜한 것도 사실입니다. 그러나 아무리 역겹기까지 했어도 맥컬리 컬킨의 스타 파워는 역시 대단한 것이었습니다. 컬킨없는 속편이 뭔가 빈 것처럼 보이는 건 당연하다고 해야겠습니다. (98/01/29)

D&P

기타등등

1. 왜 스파이들은 그냥 비디오 테입을 뒤로 돌려 알렉스네 집을 알아내려 하지 않았을까요?

2. 애가 수두를 참 쉽게 앓았다고 생각하지 않으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