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지미 헤이워드 Jimmy Hayward
스티브 마르티노 Steve Martino

주연
짐 캐리....호튼
Jim Carrey....Horton
스티브 카렐....후빌 시장
Steve Carell....The Mayor of Whoville
캐롤 버넷....캥거루
Carol Burnett....Kangaroo
윌 아넷....블라드
Will Arnett....Vlad
세스 로젠....모튼
Seth Rogen....Morton
댄 포글러....의장/유모 위커샘
Dan Fogler....Councilman / Yummo Wickersham
아일라 피셔....메리 루 라루 박사
Isla Fisher....Dr. Mary Lou Larue
조나 힐....토미
Jonah Hill....Tommy
에이미 폴러....샐리 오말리
Amy Poehler....Sally O'Malley
제이미 프레슬리....퀼리건 부인
Jaime Pressly....Mrs. Quilligan
찰스 오스굿....나레이터
Charles Osgood....Narrator

호튼

코끼리 호튼은 닥터 수스의 그림책 두 편에 출연했습니다. 처음에 나온 건 [Horton Hatches the Egg]이고 그 다음에 나온 건 [Horton Hears a Who]죠. 호튼의 성격은 두 작품 모두 같습니다. 덩치 크고 우직하고 단순하지만 세상 모든 작은 생명체에 친절하죠. 그 때문에 고생도 사서 하지만요. [Horton Hatches the Egg]에서는 엄마가 버린 새알을 품다가 사냥꾼에게 잡혀서 서커스에 팔려가고, [Horton Hears a Who]에서는 티끌에 사는 후빌 사람들을 구하기 위해 온갖 시련을 겪습니다.

영화는 원작의 스토리에 비교적 충실합니다. [그린치] 이후 나온 닥터 수스 원작 장편 영화들 중 가장 충실한 것 같아요. 호튼은 목욕하다가 티끌 위에 사는 후빌 사람들을 만나고 그들의 세계를 구하기 위해 노력하지만 이웃인 동물들은 그런 호튼이 미쳤다고 생각합니다. 그 때문에 티끌에 사는 후빌 사람들은 그 동물들에게 몰살당할 위기에 빠지고요.

명쾌한 이야기지만, 이 영화의 주제는 상당히 넓게 해석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그게 모두 닥터 수스의 의도는 아니겠죠. 예를 들어 영화가 나오기 전에 호튼의 유명한 대사 "A person's a person, no matter how small"은 낙태반대운동가들의 구호로 쓰이기도 했습니다. 하지만 닥터 수스 자신은 여기에 대해 반대했고 심지어 여기에 대해 소송 직전까지 갔었답니다. 영화에서는 이것 이외에 다른 해석도 가능합니다. 보이지 않는 대상에 대한 호튼의 믿음은 일신론적 신앙의 은유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다가오는 재앙을 외면하는 의장과 그 재앙을 경고하는 시장의 대립은 환경론적 우화로 볼 수 있고요. 전 그냥 광기에 대한 이야기로 읽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호튼은 정말로 좀 미쳐보이거든요.

각본만 따진다면 영화는 장황한 편입니다. 아까도 말했듯이 영화는 원작에 비교적 충실해요. 그건 30여분으로 충분한 이야기(같은 작품을 각색한 척 존스의 TV 영화의 러닝타임은 26분입니다)를 새로운 플롯의 추가 없이 1시간 반 짜리로 억지로 잡아늘였다는 이야기입니다.

영화가 러닝타임을 늘이기 위해 선택한 건 디테일의 강화입니다. 호튼의 캐릭터 묘사가 더 많이 나오고 호튼과 대적하는 캥거루의 음모가 더 복잡해졌습니다. 호튼에겐 모튼이라는 생쥐 친구가 생겼는데, 아마 이 이름은 [Horton Hatches the Egg]에서 가져온 것이겠죠. 거기 나오는 모튼은 생쥐가 아니지만. 후빌에서도 시장과 마을 위원회의 정치적 대립이 묘사되고 나중에 큰 역할을 하는 소년 조조가 시장의 아들이 되었습니다(전 이 설정이 별로 맘에 들지 않지만요.)

이런 게 도움이 될까요? 적어도 호튼은 아닌 것 같습니다. 이 영화의 호튼은 지나치게 방정맞아요. 신경질적인 유머 감각과 성대모사 실력이 목소리를 빌려준 짐 캐리를 닮았어요. 하지만 호튼의 매력은 그가 단순하고 우직하다는 동물이라는 데 있지 않습니까? 뭔가 잘못되었다는 생각이 듭니다.

하지만 애니메이션의 질은 좋고 인상적인 액션 장면도 많습니다. 결정적으로 이들은 닥터 수스가 만든 세계를 거의 완벽하게 재현해냈어요. 특히 후빌 사람들은 그냥 닥터 수스의 머릿속에서 튀어나온 것처럼 보입니다. 닥터 수스의 단순한 그림체를 생각해보면 영화의 묘사 역시 도가 지나친 것이겠지만 이것까지 불평할 생각은 안 드는군요. (08/04/25)

DJUNA

기타등등

후빌은 [그린치]에도 나오죠. 과연 [그린치]에 나오는 후빌은 [호튼]에 나오는 후빌과 같은 마을일까요? 그게 사실이라면 호튼이 소중하게 들고 다니는 티끌 어딘가에 그린치도 있는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