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진 파울러 주니어 Gene Fowler Jr.

주연
글로리아 탈봇....마지 브래들리 패럴
Gloria Talbott....Marge Bradley Farrell
톰 트라이언....빌 패럴
Tom Tryon....Bill Farrell
피터 볼드윈....프랭크 스완슨 경관
Peter Baldwin....Off. Frank Swanson
로버트 아이버스....해리 필립스
Robert Ivers....Harry Phillips
척 와실....테드
Chuck Wassil....Ted
타이 하딘....맥 브로디
Ty Hardin....Mac Brody
켄 린치....웨인 박사
Ken Lynch....Dr. Wayne
존 엘드리지....H.B. 콜린즈 서장
John Eldredge....Capt. H.B. Collins
앨런 덱스터....샘 벤슨
Alan Dexter....Sam Benson
제임스 앤더슨....웰든
James Anderson....Weldon
진 카슨....헬렌 알렉산더 벤슨
Jean Carson....Helen Alexander Benson
잭 오리슨....슐츠 경관
Jack Orrison....Off. Schultz
스티브 런던....찰스 메이슨
Steve London....Charles Mason
맥스 로젠블룸....맥스 그레이디
Max Rosenbloom....Max Grady

가짜 빌

[나는 외계에서 온 괴물과 결혼했다]는 영화 자체보다는 그 요란하고 유치한 제목이 더 유명한 작품입니다. 장르 팬들이라면 한 번씩 이 제목을 들어봤을 거고 가끔 농담에 넣어 써먹기도 했을 거예요. 하지만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이 영화를 진짜로 봤을까요?

얼마 전에 파라마운트에서 이 영화의 DVD가 나왔습니다. 저도 제목에 혹해서 봤는데, 영화는 예상 외로 괜찮았습니다. 결코 독창적인 영화도 아니었고 걸작도 아니지만 유치한 제목 때문에 놀림만 당할 영화는 아니었어요.

영화는 말 그대로 외계인과 결혼한 여자에 대한 이야기입니다. 물론 여자 주인공 마지는 자기가 결혼한 남자가 지금까지 사귀었던 약혼자 빌이라고 굳게 믿고 있었죠. 하지만 결혼해서 1년 동안 이 남자를 겪다보니 아무래도 뭔가 이상합니다. 어느 날 빌의 뒤를 미행하던 마지는 빌이 동네 언덕에 숨겨진 우주선 앞에서 외계인으로 변하는 걸 목격하게 되지요.

네, 뻔한 이야기입니다. 아까도 말했잖아요. 독창적인 영화는 아니라고요. 50년대엔 이런 식의 위장한 외계인 영화들이 쏟아져 나왔죠. 이 영화라고 특별히 튀지는 않았습니다. 엄청나게 영리한 영화도 아니고 그럴싸한 비주얼을 끌어낸 영화도 아니지요. 영화의 내용은 그냥 평균적인 냉전시대의 공포물로 흐릅니다.

그러나 이 영화를 50년대의 레드 콤플렉스의 여파로만 해석하는 건 심심한 일입니다. [나는 외계에서 온 괴물과 결혼했다]에는 [화성에서 온 침입자]나 [인베이션 오브 바디 스내처즈]의 절망적인 강박증은 없습니다. 지구 남자들을 납치하고 그들로 위장하긴 했지만, 이 영화의 외계인들은 피도 눈물도 없는 괴물들이 아니에요. 불안정한 태양계에서 탈출하는 동안 여자들을 모조리 잃고 어떻게든 지구에서 종족 번식의 가능성을 찾으려는 피난민들이지요. 이들의 군대도 열 명 안팎의 탐사대에 불과합니다.

이 영화는 오히려 비극적인 가정극에 가깝습니다. 마지는 결혼생활을 하면서 자기가 지금까지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남편이 사실은 완전한 타인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반대로 빌의 육체를 빌린 외계인은 빌의 기억과 결혼생활을 통해 전달된 낯선 인간의 감정에 당황하게 되고 그걸 배우려고 합니다. 유감스럽게도 잘 풀릴 수도 있었던 이들의 관계는 공포와 분노의 소용돌이 속에서 파국을 맞지요. 후반부에서 외계인들이 퇴치될 때 우린 승리의 감정이나 공포의 해소 따위는 느끼지 못합니다. 그냥 씁쓸할 뿐이죠.

도식적인 스토리 라인에 갇혀 비교적 상식적인 수준의 결말밖에 맺지 못하지만 [나는 외계에서 온 괴물과 결혼했다]는 아이젠하워 시대 당시의 섹스와 성역할, 가족 관계에 대한 흥미로운 정보와 생각할 거리를 제공해주는 작품입니다. 특히 페미니스트 비평가들에게 이 작품은 쓸만한 분석거리였죠. 서브텍스트가 너무 분명하기 때문에 지금은 새로 팔 구석이 많지 않지만요. (04/11/05)

DJUNA

기타등등

주연 배우인 글로리아 탈봇과 톰 트라이언은 이 영화의 리메이크 버전인 [나는 괴물과 결혼했다]에 같은 이름으로 출연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