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마이클 파웰 Michael Powell
에머릭 프레스버거 Emeric Pressburger

주연
더크 보가드....패트릭 리 퍼모어 소령 (필레뎀)
Dirk Bogarde....Maj. Patrick Leigh Fermor (Philedem)
마리우스 고링....크라이프 소장
Marius Goring....Maj. Gen. Kreipe
데이빗 옥슬리....윌리엄 '빌리' 스탠리 모스 대위
David Oxley....Captain William 'Billy' Stanley Moss
디미트리 안드레아스....니코 솔단 에메리스
Dimitri Andreas .... Niko Soldan Emeris
시릴 큐잭....샌디 렌델 대위
Cyril Cusack....Captain Sandy Rendel
로렌스 페인....마놀리
Laurence Payne....Manoli
울프 모리스....조지
Wolfe Morris....George
마이클 고프....안도니 조이다키스
Michael Gough....Andoni Zoidakis
존 캐어니....엘리아스
John Cairney....Elias
브라이언 워스....스트라티스 사비올키스
Brian Worth....Stratis Saviolkis
롤랜드 바트롭....미키 아코우미아나키스
Roland Bartrop....Micky Akoumianakis

모스와 퍼모어

[야간 기습]은 마이클 파웰과 에머릭 프레스버거의 마지막 공동 감독작입니다. 그 뒤로 그들이 함께 작업을 하지 않은 건 아니지만, 적어도 프레스버거는 이 영화 이후로 감독 크레딧에 자기 이름을 올린 적 없고 파웰은 단독 감독으로 활동했지요. 나름대로 한 시대의 끝을 장식하는 작품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이들이 전성기에 만들었던 제2차 세계대전 선전영화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일단의 용감한 영국 군인들이 크레타에서 독일군 장군 하인리히 크레이프를 납치해 카이로로 끌고 간다는 거죠. 실제 있었던 일이에요. 이 계획을 주도한 패트릭 리 퍼모어는 상당히 유명한 실존인물이고 이 영화의 각본은 그 계획에 같이 참여했던 윌리엄 스탠리 모스의 회고록에 바탕을 두고 있습니다.

영화의 내용은 당시 만들어졌던 '특공대 영화'들과 크게 다르지 않습니다. 소수의 정예요원들이 불가능한 것 같은 상황 속에서 독일군과 싸워 이긴다는 거죠. [나바론의 요새]와 같은 할리우드 영화들에 비하면 서스펜스는 떨어지는 편입니다. 성공적인 작전을 다룬 실화의 한계가 아닌가 싶군요. 너무 완벽하게 성공한 사건이라 모든 게 지나치게 수월한 거예요. 그래도 물리적 액션이 거의 없는 [존재한 적 없는 사나이]보다는 낫지만.

영화를 끌어가는 것은 액션이 아니라 크레타 섬의 사실적인 묘사와 패트릭 리 퍼모어의 캐릭터에 있습니다. 그는 바이런 경과 아라비아의 로렌스를 하나로 묶어 발랄하게 패러디한 것과 같은 인물로, 진지한 군인보다는 규율파괴자 악동에 가깝습니다. 장군 납치도 순전히 재미로 했을 게 분명해요. 그리스 문화에 홀딱 빠진 영국 남자가 아리아드네 저택에 사는 장군을 멀리서 구경하다 '납치하자!'라고 결정하는 건 나름 논리적이 아닌가요? 그래서 더 어처구니가 없긴 하지만요. 납치 계획 내내 자길 미노타우르스를 사냥하는 테세우스 쯤으로 생각하고 있었을 게 뻔합니다. 그리스인 목동으로 변장하고 다니면서 바이런 2세를 꿈꾸었을 수도 있겠죠. 어느 쪽에 치우쳤건, 퍼모어의 행동엔 어린애들의 장난기가 잔뜩 묻어 있습니다.

덕택에 영화는 무척 발랄합니다. 이 영화에는 갈등이 구체적인 폭력을 통해 표출되는 장면이 거의 없어요. 유머감각이 넘치고 낙천적인 부대원들은 끝까지 사이가 좋은 편이고 크레이프 장군과 납치범 일당들의 대립도 정중하고 교양있는 매너 속에서 전개됩니다. 전형적인 지배계급 영국인들의 자존심이 팍팍 묻어나더군요. (06/06/26)

DJUNA

기타등등

원제인 [Ill met by moonlight]은 셰익스피어의 [한 여름 밤의 꿈]에 나오는 오베론의 대사에서 따온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