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폴 와이츠 Paul Weitz

주연
데니스 퀘이드....댄 포어맨
Dennis Quaid....Dan Foreman
토퍼 그레이스....카터 듀리아
Topher Grace....Carter Duryea
스칼렛 조한슨....알렉스 포어맨
Scarlett Johansson....Alex Foreman
마그 헬겐버거....앤 포어맨
Marg Helgenberger....Ann Foreman
데이빗 페이머....모티
David Paymer....Morty
클락 그렉....마크 스테클
Clark Gregg....Mark Steckle
필립 베이커 홀....유진 칼브
Philip Baker Hall....Eugene Kalb
셀마 블레이어....킴벌리
Selma Blair....Kimberly
프랭키 페이슨....코윈
Frankie Faison....Corwin
타이 버렐....엥리케 콜론
Ty Burrell....Enrique Colon
케빈 채프먼....루
Kevin Chapman....Lou
에이미 아퀴노....알리시아
Amy Aquino....Alicia
지나 그레이....재나 포어맨
Zena Grey....Jana Foreman
말콤 맥도웰....테디 K
Malcolm McDowell....Teddy K

댄과 카터

와이츠 형제가 만드는 영화들의 가장 큰 특징은 선량함입니다. 그들은 선량한 사람들에 대한 선량한 영화들을 만듭니다. 아무리 그 주인공들이 파이에 대고 자위행위를 하는 청소년이거나 아빠 돈으로 먹고 사는 날건달 같은 수상쩍은 인물들이라고 해도요.

폴 와이츠의 [인 굿 컴퍼니]도 예외는 아닙니다. 살벌하고 비인간적인 미국 기업문화에 대한 비판을 담고 있으면서도 이 영화는 용하게 선량하고 사람 좋은 두 남자의 우정이 피어오르는 공간을 찾아냅니다. 더욱 놀라운 건 그게 그렇게 인위적이거나 설교조로 보이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영화 주인공 1번은 모 스포츠 잡지 광고부에서 일하는 51살의 댄 포어맨입니다. 영화가 시작되면 그의 회사는 글로벌 미디어 그룹인 글로벌콤에 매각됩니다. 아내가 임신하고 큰 딸이 뉴욕대에 편입해서 돈이 엄청 필요할 때인데 해고당할 위기에 몰린 거죠. 다행히도 그는 해고당하지는 않습니다. 대신 그의 자리를 영화 주인공 2번인 카터 듀리아가 차지하죠. 어린이용 휴대전화 아이디어로 글로벌콤의 두목인 테디 K의 눈에 뜨인 26살의 이 풋내기와 댄은 어색한 인간 관계를 맺기 시작합니다.

둘의 관계는 처음엔 전략적 공생으로 시작합니다. 댄은 절대로 직장을 잃을 수 없으니 카터를 인정하고 도울 수밖에 없습니다. 갑작스러운 고속 승진으로 경험이 부족한 일자리를 맡은 카터는 그를 돕고 지원해줄 수 있는 고참이 필요하고요. 하지만 시간이 흐르면서 그들 사이는 보다 친밀한 가짜 부자관계로 옮겨갑니다. 카터는 자신의 삶에서 부족한 걸 댄의 삶과 가족에서 찾습니다. 그게 꼭 자신이 댄을 모방해야 한다는 건 아니지만요.

이들의 관계 묘사에서 폴 와이츠의 실력이 드러납니다. 이 교훈 냄새가 풀풀 풍기는 이야기 속에서 댄과 카터는 놀랄만큼 믿음직한 인물들로 태어납니다. 와이츠는 다른 영화 속에서는 현실성이 거세된 인물처럼 보일 가능성이 농후한 이 깔끔한 사람들에게 충분한 디테일과 감정을 부여하고 있습니다. 이 진실성은 댄의 큰 딸 알렉스와 카터의 로맨스로 이어질 때도 쉽게 사라지지 않습니다.

영화의 진실성은 후반부에서 조금 망가집니다. 프랭크 카프라식 연설로 구성된 클라이맥스와 그 뒤에 이어지는 완벽한 해피엔딩은 정서적으로 만족스러운 것이긴 하지만 그렇게 설득력은 없습니다. 충분히 강할 수 있었던 결말이 주인공들에 대한 관대함 때문에 날아가버린 것 같죠. 관객들이 이 결말에 불만일 거라고 생각되지는 않지만 그래도 이 영화가 다루는 주제는 이렇게 외면하는 것으로 해결될 수 있는 것은 아니니까요. (05/08/15)

DJUNA

기타등등

원래 애슈턴 커쳐에게 카터 역을 맡길 생각이었답니다. 커쳐가 중도에 포기하자 동료인 토퍼 그레이스에게 역이 돌아간 거죠. 너무나도 잘 된 일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