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케네스 브래나 Kenneth Branagh

주연
마이클 말로니....조 하퍼 (햄릿)
Michael Maloney....Joe Harper (Hamlet)
줄리아 사왈라....니나 레이몬드 (오필리아)
Julia Sawalha....Nina Raymond (Ophelia)
조운 콜린즈....마가레타 다시
Joan Collins....Margaretta D'Arcy
존 세션즈....테리 뒤 브와 (거트루드 왕비)
John Sessions....Terry Du Bois (Queen Gertrude)
리처드 브라이어스....헨리 웨이크필드 (클로디어스, 유령, 극중 왕)
Richard Briers....Henry Wakefield (Claudius, the Ghost, and the Player King)
니콜라스 패럴....톰 뉴먼 (래어티스, 포틴브라스, 전령)
Nicholas Farrell....Tom Newman (Laertes, Fortinbras, and messengers)
마크 해드필드....버논 스패치 (폴로니어스, 마르셀러스, 첫번째 무덤파는 일꾼)
Mark Hadfield....Vernon Spatch (Polonius, Marcellus, and First Gravedigger)
제라드 호런....컨포스 그렌빌(로젠크랜츠, 길던스턴, 호레이쇼, 버나도)
Gerard Horan....Carnforth Greville (Rosenkrantz, Gildenstern, Horatio, and Bernardo)
헤타 찬리....몰리
Hetta Charnley....Molly
실리아 임리....패지
Celia Imrie....Fadge
제니퍼 손더스....낸시 크로포드
Jennifer Saunders....Nancy Crawford

캐스트

90년대 중엽, 케네스 브래나는 무삭제 버전 [햄릿]을 준비 중이었습니다. 셰익스피어 전문가인 그에게 이 영화가 얼마나 중요했는지는 말할 필요도 없겠지요. 잘만 풀린다면 그 영화는 그의 최대 걸작이 될 판이었습니다.

[햄릿 만들기]는 그런 '필생의 걸작'을 만들기 위한 사전 준비라고 볼 수 있는 작품입니다. 일종의 워밍업이지요. 대작과 소품들을 번갈아 만드는 습관이 있는 그가 대작 영화 [햄릿]을 만들기 전에 [햄릿]을 연기하는 사람들에 대한 작은 영화를 만들었다는 건 그렇게 이상한 일이 아닙니다.

[햄릿 만들기]의 주인공들은 크리스마스 시즌에 [햄릿]을 공연하려는 일단의 배우들입니다. 주연 배우이자 연출자인 조 하퍼에게 이 작업은 일종의 예술적 속죄이며 배우로서의 자신을 증명하기 위한 노력이기도 합니다. 하지만 [햄릿] 공연에 이르는 길은 결코 평탄하지 못합니다. 그가 긁어모은 배우들은 모두 크리스마스 시즌의 연기자 호황에서 탈락하고 남은 찌꺼기들입니다. 자금은 시작도 하기 전에 바닥이 나 공연도 시작되기 전에 교회에서 쫓겨날 판이고요. 배우들의 갈등은 점점 심해져가는데 리허설은 아직 시작도 하지 못했습니다!

어디서 많이 듣던 줄거리라고요? 당연하죠. 원래 이런 식의 이야기들은 다들 비슷한데다가, 브래나의 이 영화는 거의 의식적으로 구식 할리우드 코미디의 진부한 공식들을 이용하고 있거든요. 의심나면 후반부를 다시 보면 됩니다. 쌓이고 쌓였던 고민이 한꺼번에 해결되고 하늘에서 기계 장치의 신이 뚝 떨어지는 마지막 장면은 옛날 [앤디 하디] 영화들처럼 순진무구하기까지 합니다. 아마 브래나는 이런 식의 소박한 결말을 통해 등장인물들을 위로하고 싶었는지도 모르죠.

스토리가 할리우드 뮤지컬 코미디 풍이라면 분위기는 우디 앨런 (도입부의 타이틀은 우디 앨런의 영화들과 똑같습니다)과 4,50년대 영국의 코미디 전통의 중간쯤에 위치하고 있습니다. 영국 코미디의 괴짜 캐릭터들이 우디 앨런식으로 신경증을 앓으며 신음하는 거죠. 우디 앨런 풍의 단아한 스타일은 케네스 브래나 특유의 과장된 느낌을 살짝 줄여 전체적인 코미디의 균형을 잡는 데도 사용되었습니다.

이 영화에 특별한 점이 있다면? 그건 브래나의 셰익스피어와 연극인들에 대한 애정입니다. 둘 다 이 양반이 몸을 부딪혀가며 직접 체험했던 것이겠죠. 이야기가 철저하게 공식적이기 때문에 오히려 이런 찐한 느낌이 강하게 느껴지기도 합니다. 아마 이 영화를 가장 잘 즐길 수 있는 사람들은 직업 배우들일 거예요. 힘만 들고 돌아오는 게 거의 없는 이 어처구니 없는 직업이 주는 환희를 알고 있는 사람들 말입니다. (02/02/21)

DJUNA

기타등등

1. 이 영화에 나온 많은 배우들은 나중에 브래나의 [햄릿]에도 출연합니다. 하지만 같은 역을 맡은 사람은 한 명도 없었죠.

2. [AbFab] 출연 배우들이 셋이나 나옵니다. 오필리아 역 배우 니나는 사피역의 줄리아 사왈라가 맡았고, 의상 담당 패지는 에디의 네메시스 클로디아 빙 역의 실리아 임리가 맡았죠. 에디 역의 제니퍼 손더스도 끝에 미국인 제작자로 출연하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