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고트프리트 콜디츠 Gottfried Kolditz

주연
야나 브레이코바....아칼라
Jana Brejchová...Akala
알프레드 스트루베....수코
Alfred Struwe.... Suko
비올레타 안드레이....랄리
Violeta Andrei....Rali
밀란 벨리....링크
Milan Beli....Rink
아우렐리아 두미트레스쿠....치타
Aurelia Dumitrescu....Chita
레지네 하인체....뮤
Regine Heintze....My
스테판 미하일레스쿠-브라일라....직
Stefan Mihailescu-Braila....Xik
레온 니엠칙....토브
Leon Niemczyk....Thob
실비아 포포비치....일릭
Silvia Popovici....Illic
에케하르트 샬....보스
Ekkehard Schall....Chief

친노 우주인들

[성운 속에서]의 주인공들은 친노라는 행성에서 온 우주인들입니다. 그들은 전파 구조신호를 받고 템4라는 행성으로 날아가는데, 도착해보니 그곳 사람들은 조금도 위기에 처해 있는 것 같지 않죠. 다른 우주인들이 방심하고 있는 동안 항해사인 수코는 여기에 뭔가 더 있다고 의심합니다. 정말 더 있었어요. 템4는 원래 투리라는 행성이었고 지금 그들을 맞아주고 있는 사람들은 템3에서 온 정복자들이었거든요. 진짜 투리 행성의 주민들은 지하의 탄광에서 강제 노동에 시달리고 있었고요. 주인공들은 고민합니다. 탄압받는 주민들을 도울 것인가? 아니면 우주전쟁을 막기 위해 이들을 그냥 방치할 것인가?

진지한 이야기처럼 보이죠? 뭐, 정말 진지한 이야기를 의도했을 수도 있습니다. 방탕하고 부유한 템인들에게 시달리는 투리인들의 묘사는 당시 동구권에서 권장되고 당연시되었던 자본주의나 식민주의에 대한 비판일 수도 있겠죠. SF 장르에선 워낙 흔한 묘사라 국적을 밝히기 전엔 무슨 의미인지 알아내기 어렵지만 말입니다.

그러나 지금 와서 보면 이 동독 SF 영화는 코미디입니다. 에드 우드 주니어의 영화들이 그런 것처럼 의도하지 않았는데도 그냥 웃겨요. 물론 우드의 영화처럼 철저한 삼류의 느낌은 없습니다. 어느 정도 돈 들인 흔적은 보이니까요. 그러나 그 결과가 삼류인 건 어쩔 수 없죠. 결국 이 모든 건 재능의 문제니까요.

물론 여러분은 이 영화가 처음부터 어느 정도 유머를 의도하고 있지 않았을까 의심할 수도 있습니다. 전혀 나올 필요가 없는데도 괜히 등장하는 누드신이나, 툭하면 나와 몸을 흔들어대는 헐벗은 여자 댄서들, 악취미가 줄줄 흐르는 망사 옷을 입고 돌아다니기만 하는 근육질 아저씨들은 분명 관객들에게 약간의 성적 쾌락과 웃음을 주기 위해 투입되었을 거예요. 그렇지 않겠어요?

그러나 그걸 인정한다고 해도 [성운 속에서]의 코미디는 의도하지 않은 것일 가능성이 큽니다. 일단 그러기엔 내용이나 주제가 너무 진지해요. 게다가 이 영화의 유머는 우스꽝스러운 미술이나 세트처럼 어느 정도 통제된 것처럼 보이는 부분에서 나오기도 하지만 대부분은 띨띨하고 엉성하며 바보스러운 각본과 연기에서 나오거든요. 상당히 심각한 결말을 고려해보면 이것들 역시 의도한 농담일 리는 없어요. 분명히 이 사람들은 꽤 진지했습니다.

리얼 판타스틱 영화제에서 동구권 SF영화들을 보면서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나름대로 선정된 영화들일텐데, 왜 이 동네의 주류 SF 영화들은 이렇게 멍청하고 시시할까요? 그냥 따분하고 교과서적인 정도가 아니에요. 최소한의 스토리텔링도 챙기지 못하는 수준이죠. 이것도 지나치게 안정된 시스템에서 지원받아가며 일하는 예술가들의 한계인 걸까요? (05/07/20)

DJUNA

기타등등

왜 이런 이야기에서 탄압받는 주민들은 모두 탄광에서 곡괭이를 들고 일하는 걸까요? 행성간 여행뿐만 아니라 항성간 여행도 가능한 세계인데 말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