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이언 소프틀리 Iain Softley

주연
브렌든 프레이저...모
Brendan Fraser....Mo
일라이저 호프 베넷....메기
Eliza Hope Bennett....Meggie
폴 베타니....더스트핑거
Paul Bettany....Dustfinger
헬렌 미렌....엘리너
Helen Mirren....Elinor
시에나 길로이....리사
Sienna Guillory....Resa
앤디 서키스....카프리콘
Andy Serkis....Capricorn
짐 브로드벤트....페놀리오
Jim Broadbent....Fenoglio
존 톰슨....다리우스
John Thomson....Darius
라피 가브론....파리드
Rafi Gavron....Farid

엘리너, 모, 메기

[잉크하트]의 주인공 모에게는 특별한 초능력이 있습니다. 책을 소리내어 읽으면 그 책의 내용이 현실 세계로 튀어나오는 것이지요. 이 영화의 세계에서는 이런 능력을 가진 사람들을 실버통이라고 부릅니다. 제대로 쓰면 돈과 명예가 쏟아질 능력이지만 모는 사고로 아내 리사를 잃은 뒤로 될 수 있는 한 자신의 초능력을 억누르려 하고 있습니다. 여기서 아내를 잃었다는 건 죽었다는 게 아닙니다. 어쩌다가 [잉크하트]라는 책을 읽었는데, 그만 거기서 마술사와 악당들이 튀어나왔고 거기에 균형을 맞추기 위해서였는지 아내가 [잉크하트]의 세계로 빨려든 게 아닙니까? 아내를 되찾기 위해 절판된 [잉크하트]의 책을 찾아나선 게 벌써 9년. 하지만 마침내 책을 발견한 바로 그 순간 그가 세상으로 끄집어냈던 마술사와 악당들이 나타납니다. 고생문이 열린 것입니다.

저에게 이 영화의 설정과 스토리는 좀 지겹습니다. '실버통'은 너무 손쉬운 아이디어이고 이야기를 만들고 상상력을 자극하기 위한 도구로서도 안이합니다. 뭔가 신기한 일을 일으키고 싶으면 아무 책이나 꺼내 거기서 이야기를 훔치고 캐릭터들을 던지면 되니까요. 영화에서 핵심이 되는 가상의 책 [잉크하트]도 저에게는 마찬가지로 지겹습니다. 너무 많이 봐서 책 커버만 봐도 내용이 짐작되는 유사 톨킨 판타지지요. 이들이 현실 세계와 마주치며 발생하는 사건들도 평범하기 그지 없습니다. 납치와 협박, 탈출과 구출이 교과서적일 정도로 뻔한 방식으로 진행되지요. 게다가 이 영화에서 캐릭터의 동기와 행동은 조금 어색한 구석이 있어요. 자연스러운 스토리 텔링에 섞여 있다기 보다는 교훈과 규칙에 종속되어 있달까.

전 이야기 자체보다는 그 가능성에 더 관심이 갔습니다. 우선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모두 책벌레들이죠. 지겹다고는 했지만 책과 관련된 이야기는 늘 제 관심을 끕니다. 이야기를 만들어내고 그것을 현실화시킬 수 있는 재능은 흥미진진한 철학적 비유로 존재할 수 있으며 이는 영화 후반부에 꽤 재미있는 방식으로 표출됩니다. 뻔한 액션보다 이런 데에 조금 더 신경을 썼으면 더 좋았을 걸 그랬어요.

배우들의 캐스팅은 좋은 편. 브렌든 프레이저, 폴 베타니, 헬렌 미렌은 모두 다소 가벼운 자신의 역을 성실하게 연기하고 있고 모의 딸 메기를 연기한 일라이저 호프 베넷은 호감가는 아가씨입니다. 비주얼은 평범한 편이지만 후반부에 나오는 섀도우 특수효과는 좋군요.

[잉크하트]의 원작은 독일의 작가 코넬리아 푼케의 3부작 판타지 소설 제1권입니다. 포스터에는 3부작 영화라고 나와 있는데, 앞으로 나머지 두 편도 만들어질지는 모르겠습니다. 세 편 모두 국내에 번역되어 있습니다. 소설이 영화보다 나은지, 낫다면 얼마나 나은지는 읽어봐야 알겠군요. (09/01/21)

DJUNA

기타등등

제니퍼 코넬리가 카메오로 잠시 나옵니다. 이유야 다들 아실 거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