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뤼실 아지알릴로비치 Lucile Hadzihalilovic

주연
조이 오클레르....이리스
Zoé Auclair....Iris
베랑게레 오브뤼제....비앙카
Bérangère Haubruge....Bianca
레아 브리다롤리....알리스
Lea Bridarolli....Alice
마리옹 코티야르....에바 선생
Marion Cotillard....Mademoiselle Eva
엘렌 드 푸제롤레....에디트 선생
Hélène de Fougerolles....Mademoiselle Edith

이리스의 도착

[이노상스]의 무대는 숲 속에 있는 여자 기숙학교입니다. 어느 시대에 놓고 봐도 정상적인 곳은 아니죠. 신입생들은 관에 실려서 들어오고 외부와의 연결은 철저하게 차단되어 있습니다. 학교에서 가르치는 건 무용과 생물학밖엔 없는 것 같고요. 나이가 차서 사춘기가 된 아이들은 학교를 떠나는데, 그 아이들이 어디로 가는지는 아무도 모릅니다. 가끔 고학년생들은 밤마다 기숙사를 떠나 알 수 없는 곳으로 외출을 하긴 하는데, 그곳이 어디인지는 역시 아무도 모르고요.

프랑크 베데킨트의 소설을 각색한 이 영화를 편하게 보는 건 조금 어려운 일입니다. 가스파 노에의 편집자였던 감독 뤼실 아지알릴로비치가 피투성이의 난폭한 영화를 만들었다는 건 아니에요. [이노상스]는 시적이고 귀엽고 아름답습니다. 하지만 이런 이미지들의 대부분이 거의 감금되다시피한 미성년의 여자아이들에 의해 구축되고 있으며 그들이 쉽게 관능적으로 해석될 수 있기 때문에 더 오싹한 구석이 있지요.

이런 걱정은 영화의 스토리 내에서도 반영됩니다. 이야기가 진행되는 동안, 영화는 이 어린 소녀들이 영화 내내 거의 얼굴을 드러내지 않는 정체불명의 성인 남성들에 의해 성적으로 착취되고 있을지도 모른다고 끊임없이 암시합니다. 보고 있으면 진심으로 이 아이들이 걱정돼요.

그러나 영화가 그리는 기숙학교는 컴컴하기만 한 곳은 아닙니다. 어른들이 지배하는 현실 세계의 추악함과 문명의 위험에서 벗어난 아이들의 천국이기도 하지요. 바로 그렇기 때문에 영화가 더 아슬아슬해 보이기도 합니다. 하긴 이 영화의 테마 자체가 무지와 순수성의 세계에 갇혀 있는 아이들이 현실 세계에 들어가기 이전에 느끼는 기대와 공포에 대한 것이긴 하죠.

스타일이나 주제를 다루는 방식에서 영화는 19세기 상징주의와 20세기 표현주의 사이를 오갑니다. 의미있는 구체적인 정보를 주지 않고 대신 충분히 중의적으로 해석될 수 있는 강렬한 시청각 정보로 관객들을 자극하는 것이죠. 테마를 고려하면 올바른 결정입니다. 그렇다고 기계적 상징에 빠져 뻣뻣해진 것도 아니거든요. 반대로 영화는 무척 아름답고 감각적이에요. 보고 있노라면 학교 주변을 둘러싼 숲과 (특히) 물이 온 몸을 감싸 안는 것 같지요. 문제가 있다면 영화가 제공하는 모든 쾌락이 여전히 관객들의 잠재적인 죄책감을 자극한다는 것이겠죠. (08/07/14)

DJUNA

기타등등

베데킨트의 원작은 다음 해에 [The Fine Art of Love: Mine Ha-Ha]라는 영국 영화로 각색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