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데이빗 켈로그 David Kellogg

주연
매튜 브로데릭....가제트 형사/로보 가제트/존 브라운
Matthew Broderick....Inspector Gadget/RoboGadget/John Brown
루퍼트 에버레트....스콜렉스/클로
Rupert Everett....Scolex/Claw
졸리 피셔....브렌다 브래드포드
Joely Fisher....Brenda Bradford
미셸 트라첸버그....페니
Michelle Trachtenberg....Penny
셰리 오테리....윌슨 시장
Cheri Oteri....Mayor Wilson
마이클 G. 해거티....사익스
Michael G. Hagerty....Sikes
대브니 콜먼....큄비 서장
Dabney Coleman....Chief Quimby
D.L. 휴글리....가제트 차
D.L. Hughley....Gadgetmobile

1.

경찰관이 꿈인 연구소 경비원 존 브라운은 악당 스콜렉스를 추적하다 그만 사고로 산산조각이 납니다. 당연히 죽었어야했지만 과학자 브렌다 브래드포드는 브라운을 스위스 군용칼 뺨치는 다양한 기능을 가진 사이보그 가제트 형사로 재탄생시킵니다. 한편 브라운 때문에 한 손을 잃은 스콜렉스는 브렌다의 연구소에서 훔친 기계발을 이용해서 로보 가제트를 만들어 도시를 쑥대밭으로 만들지요...

2.

아하, 바로 이게 가제트의 탄생 비화였군요. 하긴 좀 궁금하긴 했습니다. 애니메이션 시리즈에서는 가제트가 어쩌다 그 꼴이 되었는지 전혀 이야기해주지 않았으니까요.

그러나 들어도 별 흥이 안 생기는군요. 왜일까요? 글쎄요, 몇가지 이유가 있지만 그 중 가장 큰 이유는 그 탄생 비화가 끔찍할 정도로 진부하기 때문입니다. 들어도 그만 안들어도 그만인 이야기에요. 굳이 이야기해주지 않아도 충분히 상상할 수 있는 이야기입니다.

그런데도 그들은 이 이야기로 영화의 3분의 1을 때웁니다! 왜? 영화니까요. 곧 죽어도 탄생 비화가 필요하다는 거죠.

3.

이게 시리즈를 영화화하기가 쉽지 않은 이유입니다. 영화와 시리즈는 전혀 다른 기반에 서 있지요. 비슷한 상황이 계속 이어지는 시리즈를 한 방에 끝내야 하는 영화에 대입시키는 건 소설 각색보다 훨씬 어렵습니다.

[형사 가제트]의 각본은 그 중에서도 최악의 길만을 골라 따라가고 있습니다. 스토리는 원작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클루조 식 유머를 지워버리고 그 빈 공간을 지독하게 진부한 수퍼 히어로 물의 스토리로 채웁니다.

결국 아무도 만족시키지 못하고 말았어요. 원작에서 터무니없이 벗어나 있으니 가제트 팬들은 실망할 겁니다. 그냥 특수 효과를 잔뜩 쓴 액션 코미디를 보러온 관객들은 진부한 스토리에 따분해 할 거고요.

4.

가제트는 어린이 영화여야만 했습니다. 가제트의 유머와 액션은 순수한 어린이 영화일 때 가장 빛을 발하지요. 하지만 영화사는 그렇게 순수한 어린이 영화를 만들 수는 없습니다. 수익이 떨어지니까요.

그들은 어느 정도 성인들도 즐길 수 있게 살짝 업그레이드를 시도했습니다. 여전히 매우 어린이용인 판타지를 남발하면서 브렌다와 가제트의 러브 스토리를 삽입해 성인 관객들을 끌어오려했던 거죠.

가끔 잔인한 장면들도 있습니다. 스콜렉스의 손이 망가지고 브렌다의 아버지가 살해당하는 장면은 아이들 영화치고는 어둡고 신체 손상이 지나칩니다. 물론 이런 장면이 직접 보여지는 것은 아니지만 어쩔 수 없이 상상하게 되니까요.

하여간 이 모든 것들은 먹히지 않습니다. 로맨스는 가제트의 스토리를 지루하고 평범하게 만들었고 그나마 남아 있던 어린이용 순진한 판타지마저도 박살내 버렸습니다.

5.

데이빗 켈로그의 연출은 영화용보다는 CF용입니다. 몇몇 트릭은 재미있지만 장편 영화용으로는 잘 맞지 않습니다. 그는 [형사 가제트]를 80분짜리 시리얼 광고처럼 만들었습니다.

매튜 브로데릭의 순진한 얼굴은 나름대로 가제트에 맞기도 합니다. 그러나 그는 너무 테크놀로지에 쉽게 휩쓸립니다. 다양한 특수 효과 속에서 그는 배우 노릇을 할 기회를 거의 잡지 못합니다.

졸리 피셔에 대한 나쁜 감정은 전혀 없습니다. 전 이 배우의 [엘렌] 시절을 좋아했어요. 하지만 이 배우가 연기한 브렌다는 그렇게 필요한 역이 아니었습니다.

루퍼트 에버레트가 과연 클로 역에 맞는 건지 전 정말 모르겠습니다. 그는 여전히 괜찮긴 하지만 아무래도 뭔가 이상합니다. 오리지널 이미지와 너무 달라서일까요?

가장 오리지널 이미지에 맞는 배우는 패니 역의 미셸 트라첸버그입니다. 사실 전 이 친구 때문에 이 영화를 보았습니다. [꼬마 스파이 해리]에서 마음에 들었기 때문에 이 영화에서 어떻게 나오나 한 번 확인하고 싶었기 때문이죠. 이 영화에서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비중이 너무 작습니다. 이 영화가 오리지널처럼 패니와 가제트의 모험담이었다면 이 배우한테나 영화한테나 더 좋았을텐데요. (99/08/11)

DJUNA

기타등등

허리우드 극장에서 이 영화를 보았는데, 상당히 끔찍한 경험이었습니다. 스크린은 화면의 위 아래를 잘라먹고 윙윙거리는 스피커의 잡음은 끝까지 사라지지 않았으며 크레딧의 4분의 1정도가 화면이 반쯤 잘린 채 상영되었습니다. 이런데도 환불을 요구하지 않았다니 저도 참 비겁하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