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에릭 브레빅 Eric Brevig

주연
브렌든 프레이저....트레버 앤더슨 교수
Brendan Fraser....Prof. Trevor Anderson
조시 허처슨....숀 앤더슨
Josh Hutcherson....Sean Anderson
아니타 브리엠....한나 아스기어슨
Anita Briem....Hannah Ásgeirsson
세스 마이어스....앨런 키진스 교수
Seth Meyers....Professor Alan Kitzens
장 미셸 파레....맥스 앤더슨
Jean Michel Paré....Max Anderson
제인 휠러....엘리자베스 앤더슨
Jane Wheeler....Elizabeth Anderson

한나와 크레버

[잃어버린 세계를 찾아서]는 쥘 베른이 쓴 원작의 놀랍도록 충실한 각색입니다. 이 영화에서도 괴짜 지질학자가 어린 조카와 터프한 아이슬랜드 가이드를 데리고 지구 중심으로 연결된 화산 속으로 내려가지요. 심지어 무대가 현대인데도 그렇습니다. 영화는 이를 정당화하기 위해 실제로 누군가가 지구 중심으로 내려갔다가 돌아와서 쥘 베른에게 그 정보를 건네주었고 그걸 바탕으로 베른이 소설을 썼다는 논리를 전개하고 있습니다. 고로 소설이 사실이라는 걸 믿고 충실하게 그 뒤를 따르면 소설과 거의 비슷한 경험을 할 수 있는 거예요.

물론 이 영화의 과학은 엉터리입니다. 쥘 베른이 원작에서 사용했던 과학 역시 엉터리였는걸요. 그러나 주인공이 학교에서 판구조론을 가르치는 지질학자이기 때문에 이 영화의 과학은 더 엉터리처럼 보입니다. 쥘 베른의 지저 세계와 판구조론은 결코 사이좋게 지낼 수 있는 가설들이 아니지 않나요? 하지만 알게 뭐야! 영화는 적당히 무시하고 갑니다. 지질학보다 쥘 베른이 더 중요하기 때문이지요.

영화의 내용은 별 재미가 없습니다. 쥘 베른의 이야기에서 경이와 서스펜스를 제거하고 섹시한 아이슬랜드 여성 가이드를 첨가해 내놓은 것 같아요. 영화는 쥘 베른의 소설을 심각하게 생각하는 '베르니안'이라는 사람들의 정신상태를 묘사할 때가 지저 세계를 묘사할 때보다 더 재미있습니다. 특수효과도 별로예요. 공룡 묘사 같은 건 거의 90년대초로 돌아간 것 같습니다. 그만큼이나 후져요.

그러나 이 영화가 진지한 모험 액션 드라마를 원한 게 아니라는 건 여러분도 알고, 저도 압니다. 이 모든 건 3D 스펙터클을 위한 핑계죠. 그렇다면 스펙터클은 어떤가요?

이게 좀 재미있습니다. 이 영화에는 굉장히 인상적인 3D 효과들이 있습니다. 근데 그게 메인 액션과 연결되는 경우는 그렇게 많지 않아요. 무시무시한 지저 생물들이나 [인디아나 존스]를 모방한 액션 장면보다는 요요 장난감이나 줄자, 브렌든 프레이저의 커다란 얼굴이 클로즈업 될 때가 더 효과적이죠. 정작 주인공이 달리고 뛰고 날아다닐 때에는 입체효과에 덜 신경이 갑니다. 아직 제 눈이나 뇌가 주어지는 정보를 충분히 처리하지 못하는 것 같아요. 아니, 제대로 처리하지 못하는 건 영화를 만드는 사람들쪽인지도 모르죠.

2D와 비교해보면 화면은 어둡고 해상도도 떨어지는 편입니다. 하지만 이런 영화의 상영은 극장의 조건에 많이 영향을 받을 수도 있습니다. 다른 극장과 비교해봐야 이 영화의 진짜 체험이 어떤 것인지 객관적으로 말할 수 있겠죠. 하지만 전 됐습니다. 2D 한 번, 3D 한 번으로 충분해요. (08/12/22)

DJUNA

기타등등

브렌든 프레이저의 캐릭터가 형이 남긴 상자에서 홈즈 스테레오스코프를 꺼내며 "이게 뭔지 나도 모르겠다"라고 웅얼거리는 장면이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