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F. 게리 그레이 F. Gary Gray

주연
제이미 폭스....닉 라이스
Jamie Foxx....Nick Rice
제라드 버틀러....클라이드 셸튼
Gerard Butler....Clyde Shelton
콤 미니....더니건 형사
Colm Meaney....Detective Dunnigan
브루스 맥길....조너스 캔트릴
Bruce McGill....Jonas Cantrell
레슬리 빕....사라 로웰
Leslie Bibb....Sarah Lowell
마이클 어비....가자 형사
Michael Irby....Detective Garza
그레고리 이친....워든 이거
Gregory Itzin....Warden Iger
레지나 홀....켈리 라이스
Regina Hall....Kelly Rice
에머랄드-앤젤 영....드니스 라이스
Emerald-Angel Young....Denise Rice
크리스찬 스톨트....클라렌스 다비
Christian Stolte....Clarence Darby
애니 콜리....로라 버치 판사
Annie Corley....Judge Laura Burch
리처드 포트노....빌 레이놀즈
Richard Portnow....Bill Reynolds
바이올라 데이비스....시장
Viola Davis....Mayor
마이클 켈리....브레이
Michael Kelly....Bray
조시 스튜어트....루퍼트 에임스
Josh Stewart....Rupert Ames

닉과 클라이드

[모범시민]의 도입부는 어리석고 잔인한 살인사건입니다. 2인조 강도가 어느 집에 들어와 남편을 결박하고 아내와 딸을 무참하게 살해했지요. 이 장면을 견디기 어려울까봐 걱정 많이 했습니다. 고맙게도 빨리 시작해서 빨리 끝나더군요.

강도들은 체포되었습니다. 하지만 그 과정이 엉망이었나봅니다. 사방에 DNA가 널려있는데도 그 중 어느 것도 증거로 인정받지 못합니다. 실적 올리느라 환장한 지방검사보 닉 라이스는 사법거래를 통해 그 중 한 명을 일급살인으로 기소할 증언을 얻는데, 그 결과 증언한 악당은 형량이 줄어듭니다. 유일한 생존자인 아버지 클라이드 셸튼은 이 사실을 용납할 수 없습니다.

대부분 이런 식의 영화는 [데스 위시]식 복수극으로 흘러가기 마련입니다. [모범시민]도 앞부분 절반 정도는 [데스 위시]식 입니다. 10년 뒤, 셸튼은 아내와 딸을 죽인 두 살인범을 스스로 처형합니다. 그런데 그게 끝이 아닙니다. 그의 복수는 이제 사법부 전체를 향합니다. 법의 부당함에 대해 떠들면서 그는 이 사건과 관련된 사람들을 하나씩 처형해갑니다.

여기서부터 이야기는 흔들흔들합니다. 살인범들을 죽이는 것은 환호하면서 받아줄 수 있습니다. 악덕 변호사 한 명 정도야 없어져도 괜찮습니다. 하지만 그 뒤에 죽어가는 사람들은 대부분 그런 험한 일을 당할 이유가 없습니다. 대부분의 경우 사람들은 시스템이 아니며 시스템 전체의 책임을 질 수도 없습니다.

그런데 셸튼은 어떻게 이런 어마어마한 일을 계획한 것일까요? 영화 후반부터 그의 행동은 거의 마술사와 같습니다. 형무소 독방 안에 갇혀 있으면서 그 모든 살인을 계획하고 실천하니까요. 고전적인 밀실살인 설정을 뒤집은 것 같습니다. 물론 영화 후반에 그 트릭이 드러나긴 하고 그게 아주 좋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중요한 건 그 트릭의 허황됨이 아니라 그가 그런 일을 저지를 수 있는 인물이라는 겁니다. 예고편에도 나오지만 그는 미국 정보부를 위해 암살을 계획하는 게 직업인 사람입니다. 슬슬 경계선이 흐려져갑니다. 그는 분노와 슬픔에 잠긴 아버지 역을 맡기엔 지나치게 살인에 익숙하고 그걸 너무 잘 합니다. 가족을 잃은 뒤에 그렇게 변했다면 그러려니하겠지만 원래부터 그런 사람이었다니 이걸 어쩝니까.

하여간 셸튼의 살인은 삽질입니다. 그는 세상을 바꾸겠다고 하지만 이런 식의 살인은 그냥 살인으로만 끝날 뿐입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그가 얻을 수 있는 것은 별로 없습니다. 그가 상대하던 사람들 중 한 명의 직장이 바뀐 것 정도? 사법제도는 여전히 그대로이고 영화가 끝난 뒤 자막으로 알려주는 미국 사법제도의 부당성도 관객들의 분노를 자극하기엔 부족합니다. 하긴 분노하게 한다고 해서 우리가 어쩌겠습니까. 살인 용의자들을 한 줄로 세워놓고 재판없이 총살이라도 해야 합니까? (09/12/10)

DJUNA

기타등등

바이올라 데이비스가 나오더군요. 요새 할리우드에서 데이비스처럼 비중있는 단역을 잘 연기하는 사람은 얼마 안 되는 것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