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잭 콘웨이 Jack Conway

주연
진 할로우....글래디스 벤튼
Jean Harlow....Gladys Benton
윌리엄 파웰....빌 챈들러
William Powell....Bill Chandler
머나 로이....코니 앨런베리
Myrna Loy....Connie Allenbury
스펜서 트레이시....워렌 해거티
Spencer Tracy....Warren Haggerty
월터 코널리....제임스 B. 앨런베리
Walter Connolly....James B. Allenbury
찰리 그레이프윈....홀리스 베인
Charley Grapewin....Hollis Bane
코라 위더스푼....번즈-노빌 부인
Cora Witherspoon....Mrs. Burns-Norvell
버니 베이티....바바라 번즈-노빌
Bunny Beatty....Barbara Burns-Norvell

코니, 빌, 글래디스, 워렌

뉴욕 이브닝 스타는 신문사 사장의 적수인 제임스 B. 앨런베리의 딸인 코니가 유부남을 유혹했다는 가십성 기사를 1면에 냈다가 500만 달러짜리 명예소송에 휘말릴 위기에 처합니다. 이브닝 스타의 편집장인 워렌 해거티는 명예훼손 사건 전문가인 빌 챈들러를 끌어들여 이 사건을 해결하려 하죠. 뻔뻔스럽게도 자기 약혼녀인 글래디스와 챈들러를 결혼시켜 즉석 부부로 만든 그는 챈들러를 코니에게 보냅니다. 앞의 가짜 기사를 진짜 기사로 만들 계획이었던 거죠. 물론 이런 이야기들이 대부분 그렇듯, 전문 유혹자인 챈들러는 코니에게 푹 빠져버립니다.

[라이벨리드 레이디]는 30년대에 나온 가장 유명한 스크루볼 코미디들 중 하나입니다. 적어도 스타들이 가장 부글거리는 MGM 영화들 중 하나이기도 하죠. 윌리엄 파웰, 머나 로이, 진 할로우, 스펜서 트레이시가 한 영화 안에서 북적거리며 서로의 등을 떠밀고 있으니 말이에요.

물론 이야기는 어처구니 없습니다. 하지만 바로 그게 영화의 포인트인지 모르죠. 위태로운 설정과 황당한 논리 자체가 영화의 재미니까 말이에요. 이 난장판은 막판 10분에 가서 멀끔하게 맺어지지만 그 역시 예상되었던 것입니다.

어떻게 보면 스크루볼 코미디 공장에서 나온 기성품 넌센스라고 할 수 있는 이야기가 그럴싸한 생명력을 부여받는 건 순전히 네 캐릭터와 그들을 연기한 배우들 덕입니다. 모두가 서로의 꼬리를 잡아당기는 이 지저분한 난장판은 은근히 유려한 앙상블로 균형잡혀 있으며 네 배우들 모두 한 번 이상 번뜩일만한 기회를 잡고 있습니다.

흥미로운 건 이 영화가 네 명의 남녀들을 내세워 사각 관계를 맺는 방식입니다. 물론 우리는 파웰과 로이가 끝에 맺어진다는 걸 알고 있습니다 (이들의 영화에서 다른 걸 기대했습니까?) 그렇다면 할로우와 트레이시 커플도 예정된 것이겠지요. 그러나 정작 스토리가 본격적으로 궤도에 오르면 이들의 관계는 생각 외로 복잡해집니다. 특히 할로우의 캐릭터 글래디스가 파웰의 캐릭터 챈들러에게 은근한 매력을 느낀 뒤부터는요. 가장 단순하고 젊은 배우였던 할로우가 이 영화에서 가장 미묘한 캐릭터를 배정받았다는 건 조금 아이러니컬합니다만, 이 영화에 할로우의 연기는 정말 좋습니다. 파웰의 구렁이 연기와 로이의 날카로운 위트, 트레이시의 거창한 허세도 무시할 수 없지만요.

배우들이 강한 대신 감독 잭 콘웨이의 입김은 비교적 가벼운 편입니다. 이 작품은 그의 대표작이지만 누가 이 영화에 대해 언급하는 동안 콘웨이의 이름을 기억하겠어요? 이 영화에는 하워드 혹스나 프랭크 카프라와 같은 스크루볼 코미디 거장들의 작품들에서 찾아 볼 수 있는 개인적 느낌이 부족합니다. 그 때문에 무개성적인 기성품처럼 보이기도 해요.

그러나 [라이벨리드 레이디]는 여전히 인상적인 스크루볼 코미디이며 근사한 MGM 배우 견본품입니다. 여러분이 이 네 배우들 중 한 명의 팬이라면 손해볼 이유는 전혀 없을 거예요. (03/03/28)

DJUNA

기타등등

1. 영화 속 내용과는 달리 파웰과 할로우는 약혼한 사이였답니다. 할로우가 다음 해에 요절하는 바람에 끝끝내 결혼을 하지는 못했지만요.

2. 이 영화의 원작자 모린 왓킨스는 [시카고]의 원작자이기도 합니다. 이 사람은 언론계 사람들을 놀려대는 게 그렇게 좋았나 봐요. 자기도 기자였으면서 말이에요.

2. [라이벨리드 레이디]는 터너 클래식 무비의 방영제입니다. 이 방송국에서 사용하는 영화 제목의 문제는 꽤 심각하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