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추창민

주연
설경구....우재
송윤아....연수
이기우....상식
이휘향....연수 모
장항선....아저씨
최재환....철주

우재와 연수

[사랑을 놓치다]가 시작될 무렵엔 남자주인공 우재는 막 여자친구한테 차인 조정부 대학생이고, 여자주인공 연수는 그런 우재를 짝사랑하는 수의과 학생입니다. 영화는 10년 동안 그 두 사람이 헤어지고 다시 만나고 연애 비슷한 걸 하고 다시 흔들리는 과정을 보여줍니다.

어떻게 보면 영화는 세상에서 가장 뻔한 이야기를 하고 있는 것입니다. 두 사람이 연애하는 상황에 대한 다양한 조합만으로 신선한 이야기를 끌어내는 건 거의 불가능하죠. 이미 수천, 수억의 예술작품들이 온갖 조합의 가능성을 탐색한 뒤니까요. [사랑을 놓치다] 역시 관객들을 놀래킬만한 구석은 없는 영화입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그 익숙한 이야기를 다루는 방식과 디테일입니다. 그리고 [사랑을 놓치다]는 그 과정에서 예상외로 생산적입니다. 유머는 풍부하고 감상주의는 절제되어 있고 대사의 리듬과 이야기의 페이스도 관객들이 기대하는 틀에서 조금씩 벗어나 있고 빠릅니다. 송윤아와 설경구, 이휘향의 연기도 좋고요(설경구가 20대 초반의 대학생을 연기하는 부분이 좀 깨긴 했지만 그냥 관대하게 넘어가렵니다.) 한 마디로 [사랑을 놓치다]는 잘 만든 영화입니다.

그러나 정작 영화 자체로 돌아오면 여전히 할 말이 없습니다. [사랑을 놓치다]가 내뱉는 사랑에 대한 경구들은 정말 특별할 게 없습니다. 물론 대부분 맞는 말일 거예요. 하지만 이 영화에선 그 뻔하고 심심한 경구보다는 그 경구가 전달되는 방식이 더 재미있습니다. 따라서... 전 내용에 대해 뭐라고 말할 생각이 없습니다. 그냥 예상보다 재미있게 풀리는 영화이니 그 따분한 소재와 주제에 지레 겁먹을 필요는 없다고 말하는 것으로 제 임무는 다 한 것 같아요. (06/01/03)

DJUNA

기타등등

이 영화에서 연수는 삼월이라는 개를 키우고 있습니다. 굉장히 인상적인 등장을 하는데, 중간에 갑자기 사라져 버려요. 물론 삼월이가 등장할 필요가 없는 장면들이 많았습니다. 송윤아는 개와 연기하는 게 무척 힘들었다고 하고요. 하지만 그걸 고려해도 연수의 행동들은 이해하기 어렵습니다. 예를 들어, 자기가 개를 맡긴 친구가 갑자기 찾아오면 개 주인은 당연히 개의 안부부터 묻는 게 정상이 아닌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