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마크 S. 워터스 Mark S. Waters

주연
린지 로핸....케이디 헤런
Lindsay Lohan....Cady Heron
레이첼 맥아담스....레지나 조지
Rachel McAdams....Regina George
레이시 샤베르....그레첸 위너스
Lacey Chabert....Gretchen Wieners
아만다 세이프리드....캐런 스미스
Amanda Seyfried....Karen Smith
티나 페이....노버리 선생
Tina Fey....Ms. Norbury
리지 카플란....재니스 이언
Lizzy Caplan....Janis Ian
팀 메도우스....듀발 교장
Tim Meadows....Mr. Duvall
에이미 폴러....조지 부인
Amy Poehler....Mrs. George
안나 개스타이어....베시 헤런
Ana Gasteyer....Betsy Heron
닐 플린....칩 헤런
Neil Flynn....Chip Heron
대니얼 프렌지스....대미언
Daniel Franzese....Damian
조나단 베넷....애런 새무얼스
Jonathan Bennett....Aaron Samuels
라지브 수렌드라....케빈 나푸어
Rajiv Surendra....Kevin Gnapoor

그레첸, 레지나, 케이디, 캐런

[퀸카로 살아남는 법]은 최근 십 여년 동안 론 마이클스가 제작한 SNL 영화들 중 가장 성공적인 코미디입니다. 성공의 이유는 무엇일까요? 단순하다면 단순하다고 할 수 있는 사고의 전환 때문입니다. 이 영화는 SNL의 콩트 코너를 각색한 게 아니거든요. SNL의 작가팀 두목 티나 페이는 로잘린드 와이즈먼의 논픽션인 [Queen Bees and Wannabes: Helping Your Daughter Survive Cliques, Gossip, Boyfriends, and Other Realities of Adolescence]를 이론의 바탕으로 삼고 SNL의 기존 코너와 전혀 무관한 틴에이저 코미디를 새로 썼습니다. 덕택에 충분한 신선함을 유지하고 장편 영화의 길이에 맞으면서도 SNL의 인력을 최대한으로 활용한 영화가 나온 것이죠.

영화가 소재로 삼고 있는 건 우리가 영화로 익숙해질 대로 익숙해진 미국 틴에이저 세계의 계급 사회입니다. 동물학자인 부모와 함께 아프리카에 살던 주인공 케이디는 미국에 돌아와 고등학교 2학년에 편입합니다. 지금까지 홈스터디로 교육받느라 학교 경험이 전혀 없었던 케이디에게 고등학교는 완전히 새로운 세계죠. 케이디는 아웃사이드 계급에 속한 재니스와 대미언과 친구가 되고 학교 여왕인 레지나를 끌어내리려는 그들의 음모에 가담하게 됩니다. 하지만 스파이로 활약하는 동안 케이디는 자신이 파멸시키려는 레지나와 서서히 닮아가죠.

많은 틴에이저 코미디들이 그런 것처럼 [퀸카로 살아남는 법]은 고등학교라는 폐쇄적인 사회에 대한 인류학적인 고찰입니다. 재니스가 이들의 계급과 파벌을 사회학자처럼 분류한다면, 주인공 케이디는 이들을 '틴에이저'라는 동물의 집단처럼 바라보죠. 여기에 심각한 아이러니가 존재합니다. 케이디 자신도 어쩔 수 없이 그 집단의 일원이거든요. 이 영화의 날카로운 드라마는 대부분 이런 자기반영적인 측면에서 나옵니다. 캐리커처들로 가득 찬 영화이면서도 내용과 교훈이 어느 정도 입체성을 부여받을 수 있었던 것도 영화가 케이디라는 풋내기 학생을 이용해 관객들로 하여금 아웃사이더 집단, 수학 클럽 너드 집단, 학교 공주들의 위치와 심리를 모두 직접 경험하게 하기 때문이거든요.

지나치게 친절하고 교훈적인 영화의 후반부도 이로 설명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잔인하게 캐릭터들을 내치기엔 이 영화는 너무나도 친절한 것이죠. 모두가 서로를 이해하고 자기 자리를 찾는 후반부는 확실히 낯간지러운 느낌이 있습니다. 하지만 해피엔딩은 현명한 이들의 것입니다. 그렇다면 이 무시무시한 음모와 갈등을 거치면서 어느 정도 현명함을 얻은 아이들이 그 정도의 해피엔딩을 누리지 말라는 법도 없지 않겠습니까?

이 행복한 결말은 어느 정도 다행이라는 생각이 드는데, 그건 이 영화에서 케이디가 체험하는 드라마의 강도가 상당히 높기 때문입니다. 케이디는 이 작은 틴에이저 드라마에서 브루투스이고 이아고이고 맥베스이고 파우스트이고 단테이며 이브 해밀턴입니다. 이 모든 거창한 이름들이 정당화 될 정도로 케이디를 둘러싼 음모와 복수와 갱생의 이야기는 장엄합니다. 그러면서도 영화는 끝까지 틴에이저들의 낙천주의와 소박함을 잃지 않고 있으니, 이 코미디의 균형 감각은 칭찬할만 합니다.

[퀸카로 살아남는 법]이 론 마이클스와 SNL 패거리들에게 새로운 장을 열어줄 수 있을까요? 그들이 충분히 현명하다면 그렇겠지요. 사실 인기를 잃어 이미 퇴출당한 코너를 영화화한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괴상한 게 아니었어요? (04/09/06)

DJUNA

기타등등

1. 재니스는 티나 페이 자신의 캐리커처일 겁니다. 페이도 레즈비언 이미지를 달고 다니는 중근동 혈통 이성애자니까요. 리지 카플란이 [Once & Again]과 [스몰빌]에서 레즈비언 캐릭터를 연기했던 것도 캐릭터 농담의 일부일까요, 아니면 그냥 타이프 캐스팅일까요?

2. 아시안 너드 그룹 옆엔 쿨한 아시아 애들도 있더군요. 이것도 발전이려니 생각하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