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스티븐 J. 앤더슨 Stephen J. Anderson

주연
안젤라 바셋....밀드레드
Angela Bassett....Mildred
다니엘 핸슨....루이스
Daniel Hansen....Lewis
조던 프라이....루이스
Jordan Fry....Lewis
매튜 조스튼....마이클 '굽' 야구비안
Matthew Josten....Michael "Goob" Yagoobian
존 H. H. 포드....해링턴씨
John H. H. Ford....Mr. Harrington
다라 맥개리....해링턴부인/비서
Dara McGarry....Mrs. Harrington/Receptionist
톰 키니....윌러스틴 선생
Tom Kenny....Mr. Willerstein
로리 메트카프....루실 크렁클혼
Laurie Metcalf....Lucille Krunklehorn
돈 홀....코치/가스톤 삼촌
Don Hall....Coach/Uncle Gaston
폴 버처....스탠리
Paul Butcher....Stanley
트레이시 밀러-자넥....리지
Tracey Miller-Zarneke....Lizzy
웨슬리 싱거먼....윌버
Wesley Singerman....Wilbur
제시 플라워....어린 프래니
Jessie Flower....Young Franny
스티븐 J. 앤더슨....중절모 쓴 남자/탈룰라/버드 할아버지
Stephen J. Anderson....Bowler Hat Guy/Tallulah/Grandpa Bud
이든 샌들러....도리스/사장/스파이크/드미트리/라즐로/프리츠/페투니아
Ethan Sandler....Doris/CEO/Spike/Dmitri/Laszlo/Fritz/Petunia

루이스와 밀드레드

그림책 각색의 가장 큰 문제점은 원작의 판권을 사도 여전히 이야기를 새로 써야한다는 것입니다. 원래 평균 길이의 그림책은 7분 정도면 충분하죠. 척 존스만 해도 당시 히트했던 그림책들을 충실하게 각색한 단편들을 꽤 만들지 않았어요? 그래놨으니 이걸 장편 길이로 늘이려면 일이 장난이 아니란 말입니다.

[로빈슨 가족]의 원작은 윌리엄 조이스의 [A Day with Wilbur Robinson]입니다. 별 이야기는 없어요. 그냥 어떤 소년이 친구네 집을 방문해 그 집의 정말로 괴상한 가족을 만난다는 이야기죠. 이게 전부에요. 심지어 이 이야기에는 시간 여행 이야기도 안 나옵니다. 그럴 필요가 없죠. 이들에게 중요한 건 이들이 속해있는 시대가 아니라 이들이 그냥 괴상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니까요.

원작을 사들이면 남는 게 캐릭터뿐이라는 게 명백해지자 각색자들이 추가한 게 바로 시간여행 이야기입니다. 스티븐 J. 앤더슨의 영화에서 로빈슨 가족은 미래인이에요. 알 수 없는 이유로 주인공인 천재 고아 소년 루이스의 인생에 참견하려는 윌버가 타임머신을 타고 현재로 왔고 루이스는 그 타임머신을 타고 미래로 가서 그들을 만나는 거죠. 그러는 동안 인공 지능 중절모를 쓴 수상쩍은 악당이 미래에서 과거로 돌아가 무언가 엄청난 음모를 꾸밉니다.

[로빈슨 가족]에서 가장 매력적인 것은 미래 세계의 묘사입니다. 물론 이 미래 세계는 현대인들이 생각하는 미래와는 조금 다르죠. [로빈슨 가족]의 미래는 미래적이라기보다는 복고적입니다. 사실 영화가 그리는 현대도 복고적인 건 마찬가지에요. 이 영화가 그리는 현대는 PC가 있는 50년대이고 영화가 그리는 미래도 50년대 사람들이 상상했을 법한 미래를 최첨단 컴퓨터 그래픽으로 그려낸 것입니다. 하여간 [로빈슨 가족]이 그리는 미래 세계는 예쁘고 귀여우며 눈요기로 좋습니다.

하지만 조이스의 원작 그림책에서 빌린 로빈슨 가족의 캐릭터들은 영화 속에서 그냥 기가 죽습니다. 시간 여행과 미래 세계라는 엄청난 설정이 로빈슨 가족의 괴팍한 개성을 눌러버리는 거죠. 사실 이 영화에서 그들의 개성은 그냥 무의미합니다. 그들이 그렇게 재미있는 사람일 필요는 전혀 없는 거예요.

영화가 새로 추가한 시간여행 액션도 기대만큼 재미있지는 않습니다. 우선 이 이야기 자체가 굉장히 뻔한 시간여행 스토리를 반복하고 있어요. 중절모를 쓴 악당은 너무 멍청해서 이야기에 긴장감을 거의 주지 못하고요. 액션도 많고 비주얼도 화려하지만 정작 이야기 자체는 그냥 싱겁습니다. 주제는 건전하고 따뜻한 사랑이 영화 전체를 덮고 있지만 그 역시 지나치게 익숙하고요.

결국 [로빈슨 가족]은 내용을 즐기기보다는 별 생각없이 비주얼에 몸을 담그는 쪽이 더 편한 영화입니다. 하지만 이런 식의 복고적인 미래 세계는 이전에도 여러 차례 다루어졌으니 이 역시 아주 신선하지는 않군요. (07/04/23)

DJUNA

기타등등

영화 시작 전에 도널드 덕과 칩 앤 데일이 나오는 53년작 디즈니 단편 [Working for Peanuts]을 상영했습니다. 이 작품은 입체 영화였어요. 그렇다고 요새 영화들처럼 완전히 입체가 아니라 여러 겹의 레이어들이 겹쳐서 반쯤 입체 분위기를 내는 거죠. 귀엽더군요. 미국에서는 [Boat Builders]를 상영하는 극장도 있었다는데, 그건 3D가 아니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