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마이클 만 Michael Mann

주연
콜린 패럴....제임스 '소니' 크로켓 형사
Colin Farrell....Det. James 'Sonny' Crockett
제이미 폭스....리카르도 텁스 형사
Jamie Foxx....Det. Ricardo Tubbs
공리....이자벨라
Li Gong....Isabella
나오미 해리스....트루디 조플린
Naomie Harris....Trudy Joplin
키아란 하인즈...FBI 요원 후지마
Ciarán Hinds....FBI Agent Fujima
저스틴 테로....래리 지토 형사
Justin Theroux....Det. Larry Zito
배리 샤바카 헨리....마틴 카스틸로 경위
Barry Shabaka Henley....Lt. Martin Castillo
루이스 토사르...아르칸헬 데 헤수스 몬토야
Luis Tosar....Arcángel de Jesús Montoya
존 오비츠....호세 예로
John Ortiz....José Yero
크리스 아스토얀....페리 요원
Chris Astoyan....Agent Perry
엘리자베스 로드리게스....지나 칼라브레스 형사
Elizabeth Rodriguez....Det. Gina Calabrese
도메닉 롬바르도치....스탠 스위텍 형사
Domenick Lombardozzi....Det. Stan Switek
존 혹스....알론조 스티븐스
John Hawkes....Alonzo Stevens

소니와 리코

[마이애미 바이스]의 오리지널 시리즈에 대한 기억은 거의 없습니다. 몇 편 보긴 봤어요. 하지만 돈 존슨을 좋아하지도 않았고 그의 마초 액션에도 흥미가 없었죠. 80년대 미국 텔레비전 시리즈의 느낌 자체를 그렇게 좋아한 적도 없었고요. 제가 기억하는 것보다 더 좋은 작품이었을 수도 있겠죠. 아닐 수도 있겠고.

원작과 영화를 비교해야 할까요? 아뇨, 그럴 필요는 없어요. 마이클 만의 [마이애미 바이스]는 꼭 [마이애미 바이스]라는 이름을 달고 만들어질 필요도 없는 영화였습니다. 물론 아이디어의 근간은 텔레비전 시리즈였고 마이클 만은 영화와 원작 모두에 관여했으니 그 연결고리를 억지로 끊어던질 필요는 없겠죠. 하지만 다른 제목을 달고 주인공의 이름을 바꾸었다고 해도 신경 쓸 사람은 없었을 거예요.

왜냐고요? 텔레비전 시리즈에서 가장 중요한 건 캐릭터와 캐릭터들의 역학 관계입니다. 하지만 만의 영화에서 이들은 부차적이예요. 콜린 패럴이 연기한 인물은 소니 크로켓일 수도 있지만 존 스미스 아무개여도 상관 없습니다. 돈 존슨의 구질구질한 스타일을 흉내내고 있고 행동도 비슷하긴 하지만 꼭 소니 크로켓이어야 할 이유는 없죠. 그는 그냥 막연한 액션물/필름 느와르의 주인공입니다. 동료 리코와 함께 범죄자로 위장 잡입해 마약범들을 소탕하려는 형사죠. 그러다 두목의 여자친구와 연애도 하고 갈등도 하고... 모두 예측 가능한 얘기죠. 갈등의 깊이도 얕고요. 이 영화의 주인공들은 기초적인 고민들을 가지고 있지만 거기에 햄릿처럼 매달리지 않습니다. 그들은 그냥 움직입니다.

이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건 흐름입니다. 소니와 리코는 국제적 마약범들을 소탕하려 합니다. 마약범들은 마약과 다른 수상쩍은 물건들을 미국에 반입하려 하고요. 영화는 이 두 세력이 음모를 꾸미고 계획을 짜고 공격하고 반격하는 과정의 묘사로 채워져 있습니다. 그 과정이 가장 중요하기 때문에 심지어 영화는 임무에 맞추어 재단되어 있지도 않아요. 이 영화의 클라이막스는 범인 체포나 밀고자 색출 심지어 임무 완결과도 관계없습니다. 영화가 끝난 뒤에도 소니와 리코는 여전히 사건을 해결하려 뛰어다녀야 할 거예요. 그들이 손을 떼도 다른 사람들이 계속 일을 할 거고.

이런 스토리 전개는 70년대에 유행이었던 사실적인 경찰물들, 특히 [프렌치 커넥션] 시리즈와 닮았습니다. 이곳은 많은 면에서 마이클 만의 세계와 겹쳐지는 곳이기도 하죠. 터프한 직업 범죄자들과 직업 형사들이 현실 공간과 아주 비슷한 장르 공간에서 정말로 위협적으로 보이는 총기들을 들고 싸우는 설정은 전형적인 마이클 만식입니다. HD 카메라로 잡아낸 금속성의 메마른 현대 도시의 묘사 역시 그답고요.

관객들은 만족할까요? 그건 관객들이 이 영화에서 무엇을 기대하느냐에 따라 다릅니다. [마이애미 바이스]의 이야기는 충만한 스타일에 비해 작고 소박합니다. 2시간이 넘어가는 긴 러닝타임에도 불구하고 극장용 영화보다는 텔레비전 시리즈의 파일럿 같죠. 그게 꼭 나쁘다는 건 아니지만 이런 영화를 예상하지 못하고 극장을 찾은 관객들도 꽤 있을 거라는 말입니다. (06/08/04)

DJUNA

기타등등

살인사건이 일어나고 사람들이 죽어나갈 때마다 "조금 더 기다리면 호반장과 부하들이 현장조사하러 오겠지"라는 생각이 들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