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어네스트 B. 쇼어드색 Ernest B. Schoedsack

주연
테리 무어....질 영
Terry Moore....Jill Young
벤 존슨....그렉
Ben Johnson....Gregg
로버트 암스트롱....맥스 오하라
Robert Armstrong....Max O'Hara
프랭크 맥휴....윈디
Frank McHugh....Windy
더글러스 폴리....존스
Douglas Fowley....Jones
데니스 그린....크로포드
Denis Green....Crawford
폴 길포일....스미스
Paul Guilfoyle....Smith
네스터 파이바....브라운
Nestor Paiva....Brown
레지스 투미....존 영
Regis Toomey....John Young
로라 리 미첼....질 영 (아역)
Lora Lee Michel....Jill Young, as a Girl
제임스 플래빈....슐츠
James Flavin....Schultz

조의 등장

[마이티 조 영]은 미니 [킹콩]입니다. 기본 아이디어도 같아요. 거대한 고릴라가 돈독 오른 쇼 비즈니스 세계의 흥행사에 의해 발견되어 미국으로 왔다가 난동을 부린다는 거죠. 단지 이 모든 이야기들은 훨씬 부드럽고 온화한 수준에서 진행되고 있습니다. 헤이즈 규약 이전에 만들어진 험악하고 폭력적인 악몽이었던 [킹콩]과는 달리 [마이티 조 영]은 따뜻하고 흐뭇한 가족 영화입니다. 심지어 해피 엔딩이기도 해요.

영화는 질 영이라는 어린 소녀가 원주민들로부터 새끼 고릴라를 사면서 시작됩니다. 태어났을 때는 평범한 고릴라에 불과했던 이 조라는 고릴라는 어른이 되자 보통 고릴라의 몇 배나 되는 괴물로 성장하죠. 이 영화의 칼 덴햄인 맥스 오하라(역시 로버트 암스트롱이 연기하고 있습니다)는 아프리카 여행을 왔다가 고릴라와 질을 발견하고 그들을 스타로 만들어주겠다며 할리우드로 데려옵니다. 질과 조는 예고대로 스타가 되지만 조는 그 동안 계속 우리 안에 갇혀 지내야만 하지요.

억눌려 있던 조의 야성은 결국 중간에 폭발합니다. 약간의 알코올의 도움을 빌어서요. 그 뒤부터 레스토랑을 때려부수고 사자와 싸우고 그를 괴롭혔던 주정뱅이를 때려눕히는 액션이 진행되지요. 조는 간신히 진정하지만 법원에서는 그에게 안락사 명령을 내리고 우리의 주인공들은 조를 구출하기 위해 모험을 벌입니다.

내용은 그렇게 특이할 게 없습니다. 49년도 작이라 33년에 만들어진 [킹콩] 영화들보다는 세련되었고 이야기도 이치에 맞지만 그만큼 더 감상적이고 날카로운 맛도 없죠. 후반부에서 조를 영웅으로 만들기 위해 삽입한 불타는 고아원 장면은 너무나도 편리해서 설득력이 떨어지고요.

그러나 여기서 주목해야 하는 건 이야기를 구성하는 감상적이고 편리한 멜로드라마가 아니라 그 멜로드라마를 등뼈 삼아 영화 전체를 지배하는 애니메이션입니다. 여기엔 전설적인 두 이름이 한 자리에 모입니다. 윌리스 오브라이언과 레이 해리하우젠이죠. 오브라이언의 지도 아래 해리하우젠은 영화의 애니메이션 대부분을 해치웠고, [마이티 조 영]은 그의 대표작 중 하나입니다. 이 영화는 다음 해 아카데미 특수 효과상을 수상하기도 했지요.

선구자였던 [킹콩]과 비교해보면 정말 그 동안 특수효과가 발전한 게 보입니다. [킹콩]은 머릿속의 개념을 구현하는 것만으로도 대단한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마이티 조 영]은 그보다 훨씬 세련된 작품입니다. 애니메이션은 훨씬 부드럽고 고릴라의 표정 연기 역시 발전했습니다. 게다가 스톱모션 애니메이션 고릴라와 주변 사물과의 조화도 기가 막혀요. 특히 도입부에 나오는 카우보이들과 조의 대결 장면을 보세요. 트릭은 여전히 눈에 보입니다만 그래도 여전히 감탄이 나옵니다. 기술 자체는 시대에 뒤떨어진 것일 수 있어도 그 속에 녹아든 장인의 영혼은 쉽게 지울 수 없는 거란 말이에요. (05/12/09)

DJUNA

기타등등

클라이맥스에 나오는 불타는 고아원 장면은 빨강색으로 틴트되어 있더군요. 효과적이긴 한데, 전 그렇게까지 물들인 흑백 화면을 좋아하는 편이 아니어서요. 그런 트릭 없어도 충분히 강렬한 장면이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