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존 파스퀸 John Pasquin

주연
산드라 불록....그레이시 하트
Sandra Bullock....Gracie Hart
레지나 킹....샘 퓰러
Regina King....Sam Fuller
엔리케 무르시아노....제프 포어먼
Enrique Murciano....Jeff Foreman
윌리엄 샤트너....스탠 필즈
William Shatner....Stan Fields
어니 허드슨....맥도널드
Ernie Hudson....McDonald
헤더 번즈....셰릴
Heather Burns....Cheryl
디트리히 배더....조엘
Diedrich Bader....Joel
트리트 윌리엄스....콜린스
Treat Williams....Collins
에이브러햄 벤루비....루 스틸
Abraham Benrubi....Lou Steele
닉 오퍼먼....칼 스틸
Nick Offerman....Karl Steele
아일린 브레넌....캐롤 필즈
Eileen Brennan....Carol Fields
엘리자베스 룀....자넷
Elisabeth Röhm....Janet

그레이시와 샘

[미스 에이전트 2: 라스베가스 잠입사건]의 가장 큰 실수는 전편의 가능성을 과대평가했다는 것입니다. 네, [미스 에이전트]는 자기 역할을 했던 코미디였습니다. 하지만 이 영화가 성공했던 건 '더티 해리엇이 미인 대회에 나가다'라는 손쉬운 설정과 산드라 불록의 스타 파워 때문이었지, 주인공 그레이시 하트에게 엄청나게 대단한 매력이 있어서 그랬던 건 아니었습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의 속편을 만드는 가장 공식적인 방법은 주인공 그레이시 하트에게 비슷한 설정을 주고 잠복근무를 하게 하는 것입니다. 그렇지 않겠습니까? 하지만 이 속편은 야심이 더 컸습니다. 전편의 공식을 반복하는 대신 그레이시 하트라는 인물이 전편의 소동 이후 어떻게 변해갔는지를 추적한 것이죠.

이 영화에 따르면 그레이시는 전편 이후 잠복근무가 불가능해질 정도로 유명해집니다. FBI에서는 그레이시를 홍보용 얼굴마담으로 배치하고, 처음엔 투덜거리던 우리의 주인공도 역시 서서히 그런 스타 역할에 익숙해집니다. 그러던 어느 날, 그레이시의 친구인 미스 USA 셰릴과 사회자인 스탠 필즈가 라스베가스에서 납치당하는 일이 발생합니다. 그레이시는 새 파트너인 샘 퓰러와 함께 사건을 해결하려 하지만 1년 동안 몸에 박힌 공주병과 아무도 자신을 진지하게 생각하지 않는 라스베가스 지국 사람들 때문에 일이 쉽게 풀리지 않습니다.

의도만 본다면 이 속편은 전편보다 더 낫습니다. 터프한 톰보이가 미인대회 수상자로 길들여지는 것보다야 공주병에 절은 주인공이 씩씩한 수사관으로 돌아가는 방향이 더 낫죠. 괜히 있어도 되고 없어도 되는 이성애 로맨스로 이야기의 구색을 맞추는 것보다야 개성강한 두 배우들을 내세운 여성 버디물이 더 낫고요.

그러나 의도만 가지고 영화를 만들 수 있는 건 아닙니다. 전편에서 그레이시 하트는 처음부터 끝까지 꽤 재미있는 인물이었습니다. 엄청나게 대단한 개성을 갖춘 인물이어서가 아니라 산드라 불록의 개성과 맞고 미인 대회라는 설정 속에서도 특유의 씩씩함을 잃지 않았기 때문이지요. 하지만 속편에서 우리는 굉장히 매력없는 졸속 스타가 된 그레이시를 1시간 넘게 봐야 합니다. 이 캐릭터를 봐주어야 할 이유가 몽땅 날아가버린 것입니다.

나머지 이야기 역시 그렇게 잘 흘러가지 않습니다. 전편과는 달리 속편엔 미스 USA처럼 구심점을 제공해주는 배경이 없습니다. 영화는 라스베가스 이곳저곳을 쑤시며 작은 액션들을 하나씩 떨구는데, 마치 엉성한 여행 가이드를 보는 기분입니다.

남은 건 스타들입니다. 산드라 불록과 레지나 킹은 괜찮습니다. 에너지가 넘치고 활달하고 죽도 잘 맞죠. 하지만 이 영화에서 이 사람들이 연기한 캐릭터들은 배우들의 에너지와 스타 파워를 담을만한 그릇이 못 되었습니다. (05/04/05)

DJUNA

기타등등

[위드아웃 어 트레이스]의 엔리케 무르시아노가 이 영화에서도 FBI 요원으로 나옵니다. 하지만 능력치는 확실하게 떨어지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