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박용집

주연
한예슬....신미수
이종혁....동민
권오중....준서
김인권....윤철
손호영....현준
임예진....미수모
천호진....미수부
윤주상....동민부
홍여진....동민모

준서와 미수

[용의주도 미스신]은 2005년 영화진흥위원회 시나리오 공모전 우수당선작입니다. 원래 모양이 어땠는지 궁금해요. 영화화된 최종결과물은 결코 만족스러운 상태가 아니지만 그래도 가능성이 전혀 없는 이야기인 것도 아니니 말이죠.

뻔한 내용입니다. 바람둥이 여자주인공이 남자 셋을 한꺼번에 관리하는데 그러다 같은 아파트에 이사온 까칠남과도 엮이게 되고 나중에 온갖 소동을 겪으면서 뭔가 배운다는. 뭐, 아시잖아요.

뻔하다는 게 이 영화의 문제점은 아닙니다. 이 믿을 수 없는 세상에 결말 걱정하지 않고 편안하게 볼 영화들도 좀 있어야죠. [용의주도 미스신]의 설정에도 편하게 몸을 맡길만한 편안한 뻔함이 존재합니다. 이런 영화에서 중요한 건 그런 뻔함을 부정하는 게 아니라 어떻게 관리하느냐죠. 슬프게도 이 영화는 그 관리에 실패했습니다.

우선 전 신미수라는 캐릭터의 행동에 공감이 안 갑니다. 그 사람 입장이라면 그렇게 필사적으로 어장관리를 해야 할 필요가 없죠. 굉장히 예쁘고 좋은 직장에서 능력도 인정받았고 잘 나가는 사람들과 만날 기회도 많아요. 아무리 결혼을 계산적으로 생각한다고 해도 영화에서보다 훨씬 편하게 살 수 있죠. 그냥 자연스럽게 이미 존재하는 결혼시장에 이름을 넣어두기만 해도 되는 겁니다.

캐릭터의 설정이 이상하다보니, 스토리 역시 설득력 없이 흘러갑니다. 순전히 사시합격을 할 지도 모른다는 이유만으로 애정도, 관심도 없는 남자의 뒷바라지를 하거나 재벌3세 앞에서 전혀 체질이 아닌 천사 흉내를 내는 건 그냥 자선사업처럼 보이지 않나요? 게다가 자기가 먼저 미래모험을 위한 양다리를 걸쳐놓고 남자 하나가 떨어져나가니까 그렇게 매달리는 이유는 또 뭔가요? 그리고 그 사람은 그 남자들에게 투자할 시간을 도대체 어디에서 낸답니까? 신미수에게만 하루가 48시간인가요?

그래도 이 이야기를 완전히 버리기도 아까우니, 영화의 주제는 꽤 괜찮았거든요. 진정한 사랑의 의미를 깨우치거나 물질만능주의의 천박함에 대해 공격하는 대신, 말도 안 되는 목표에 매진하느라 정작 자신과 자신의 취향까지 잠시 접어두었던 사람의 자기반성에 집중하는 것 말이죠. 하지만 영화는 이 주제도 아주 건성으로 넘깁니다. 까칠남의 지나가는 한 마디로 모든 분석이 끝나죠. 주인공의 주체적인 반성이 이 정도로 그친다면 한심하죠.

영화가 집중하고 있고 가장 큰 성과를 내고 있는 건 한예슬이라는 스타의 활용이에요. 이 영화에서 한예슬은 정말 예쁘고 옷도 자주 갈아입고 나오며 신미수라는 캐릭터의 한계에도 불구하고 한예슬식으로 사랑스럽습니다. 연기도 늘었어요. 아킬레스 건이었던 발성도 훨씬 안정되어서 보기가 편하고요. 여전히 살짝 아슬아슬한 느낌이 남아 있긴 하지만 그것까지 없으면 한예슬이 아니죠. (07/12/12)

DJUNA

기타등등

KTF 간접광고가 상당히 요란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