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리처드 벤자민 Richard Benjamin

주연
피터 오툴....앨런 스완
Peter O'Toole....Alan Swann
마크 린-베이커....벤지 스톤
Mark Linn-Baker....Benjy Stone
제시카 하퍼....K.C. 다우닝
Jessica Harper....K. C. Downing
조셉 볼로냐....킹 카이저
Joseph Bologna....King Kaiser
빌 메이시....사이 벤슨
Bill Macy....Sy Benson
레이니 카잔....벨 카로카
Lainie Kazan....Belle Carroca
앤 드 살보....앨리스 밀러
Anne De Salvo....Alice Miller
베이질 호프먼....허브 리
Basil Hoffman....Herb Lee
루 제이코비....모티 삼촌
Lou Jacobi....Uncle Morty
셀마 다이아몬드....릴
Selma Diamond....Lil
카메론 미첼....칼 로젝
Cameron Mitchell....Karl Rojeck

앨런 스완

1950년대는 미국 텔레비전의 황금기였습니다. 어떻게 보면 그 황금기를 만들어낸 건 기술 부족이었죠. 당시 프로그램은 대부분 생방송이었고 그 위태로운 한계는 텔레비전에게 영화와는 전혀 다른 새로운 성격을 부여했습니다. 그 때는 인력도 풍부했지요. 시드니 루멧, 우디 앨런, 멜 브룩스와 같은 거장들이 다 어디서 출발했는지 아세요?

[아름다운 날들]은 미국 텔레비전 황금기에 대한 향수어린 회상입니다. 이 영화에 나오는 인물들이나 에피소드도 대부분 실존 인물에 바탕을 두고 있고요. 이 영화의 나레이터인 벤지 스톤과 방송국 직원 K.C. 다우닝의 로맨스는 멜 브룩스와 앤 밴크로프트의 연애담에서 아이디어를 얻은 것이라고 합니다. 왕년의 스타였지만 지금은 한물간 주정뱅이 배우로 주저앉은 앨런 스완은 에롤 플린을 모델로 하고 있고요. 이들의 이야기에 무대를 제공해주는 킹 카이저의 코미디 쇼는 시드 시저의 [Your Show of Shows]에 바탕을 모델로 하고 있다고 합니다.

영화는 코미디언 킹 카이저를 위해 일하던 풋내기 작가 벤지 스톤이 게스트로 출연하기로 되어 있는 왕년의 스타 앨런 스완을 떠맡게 되면서 시작됩니다. 알콜 중독으로 망가져가는 무책임한 노인네인 스완은 여전히 그가 가지고 있는 스타 파워를 휘두르며 스톤과 주변 사람들을 매혹시키죠. 하지만 그와 함께 지내는 시간이 많아질수록, 벤지는 그가 환상 속에서 현실을 외면하며 살아가는 겁쟁이이기도 하다는 걸 알게 됩니다.

영화는 어떻게 끝날까요? 물론 좋게 끝난답니다. 영화는 왕년의 영화 스타가 가진 환상과 그 환상을 벗기고 난 뒤 폭로되는 초라한 남자의 초상 사이에서 나쁘지 않는 중간지점을 찾아냅니다. 그럴 수밖에 없었어요. 영화는 기본적으로 쇼 비즈니스 세계와 그 세계가 만들어내는 환상에 대한 예찬이니까요.

[아름다운 날들]은 사랑스러운 영화지만 종종 비교되는 우디 앨런 영화가 가진 날카로운 유머는 부족합니다. 그러기엔 너무 사람이 좋죠. 농담들은 50년대의 시대 분위기를 잘 잡아내고 있긴 하지만 고유의 개성이 부족하고요. 후반부의 클라이맥스는 귀엽고 통쾌하지만 그래도 조금 더 아이디어를 풍성하게 풀어주었다면 좋았을 겁니다.

그러나 이 자잘한 단점들은 근사한 캐스팅에 의해 보완됩니다. 특히 앨런 스완 역을 맡은 피터 오툴은 이상적입니다. 실제로 이 영화를 찍을 당시 그는 스완처럼 알콜 중독에 빠져 몰락하던 왕년의 스타였습니다. 그 때문에 이 영화에서 그의 요란한 캐리커처가 그처럼 절실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죠. (04/12/17)

DJUNA

기타등등

나중에 이 작품은 동명의 뮤지컬로 만들어졌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