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피터 시걸 Peter Segal

주연
잭 레몬....러셀 P. 크레이머
Jack Lemmon....Russell P. Kramer
제임스 가너....매트 더글러스
James Garner....Matt Douglas
댄 애크로이드....윌리엄 해니
Dan Aykroyd....William Haney
존 허드...테드 매튜스
John Heard....Ted Matthews
윌포드 브림리....조 홀리스
Wilford Brimley....Joe Hollis
로렌 바콜....마가렛 크레이머
Lauren Bacall....Margaret Kramer
세일라 워드....케이 그리핀
Sela Ward....Kaye Griffin
에버레트 맥길....폴 태너 대령
Everett McGill....Col. Paul Tanner
브래들리 위트포드....칼 위트나우어
Bradley Whitford....Carl Witnaur

크레이머 & 더글러스

영화를 본 거의 모든 사람들이 지적했듯이, [프레지던트]는 [그럼피 올드맨]의 전직 대통령 버전입니다. 제임스 가너가 월터 매튜 대신 잭 레몬의 숙적으로 등장하고 내용이 약간 더 폭력적이라는 것, 주인공들이 미네소타의 노인네들이 아닌 전직 대통령들이라는 것만 차이가 날 뿐이죠.

대충 내용을 요약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공화당 대통령인 해니(댄 애크로이드)는 부패 의혹에서 벗어나기 위해 전직 대통령인 크레이머(잭 레몬)에게 죄를 뒤집어 씌웁니다. 크레이머와 그의 숙적인 전직 대통령 더글러스(제임스 가너)는 증인 암살 현장에 있다가 모두 암살의 타겟이 되고 둘은 진상을 밝히기 위해 뜁니다.

마치 액션 영화 플롯처럼 보이지만, 잭 레몬과 제임스 가너같은 노인네들이 주인공이니 그 강도가 높을 리가 없습니다. 두 영감님들은 열차에서 뛰어내리고 총도 몇 번 쏘고 자동차 추격전도 벌이지만 사실 액션은 온화한 편입니다.

양념인 액션을 벗겨내면 [그럼피 올드맨]식 코미디가 나옵니다. 하지만 새로 첨가된 요소들이 있습니다. 두 영감님들은 '전직 대통령'이라는 어마어마한 직함을 가진 사람들이니까요. 예전에는 거창했지만 지금은 한 물 간 이 양반들이 온갖 유치찬란한 짓거리를 해대며 체면을 망가뜨리는 거죠.

영화에서 가장 잘 된 부분은 바로 여기입니다. 원래 배우들이 좋으니까요. 특히 자린고비 뺨치는 구두쇠로 나오는 잭 레몬은 꽤 많은 농담거리를 가지고 있습니다. 바람둥이 정치가로 나오는 가너도 만만치 않게 웃기는 영감입니다. 둘은 적절하게 어울리면서 적당히 치고 받는데, 그 능구렁이 같은 연기를 싫어하는 건 쉽지 않습니다.

코미디를 넘어가면 드라마가 나옵니다. 여기서부터 영화는 전직 대통령 판 [왕자와 거지]가 됩니다. 정치판의 높은 탑 위에서만 머물러 있던 늙은 정치가들이 실직자, 동성애자, 밀입국자들 사이에서 부대끼며 뭔가 깨닫는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구체적인 정치적 풍자가 되기엔 너무 순진합니다. 거의 프랭크 카프라적이에요. 서글프게도 이 영화는 카프라의 신념도 없고 게리 로스의 세련된 연설과 내부 관점도 없습니다. 단지 장르 스토리를 끌어가기 위해 이상주의 정치관을 이용하고 있을 뿐입니다.

결국 영화는 또다른 [그럼피 올드맨]에 불과한데, 여기에 대해 불평을 늘어놓는다는 건 이 영화를 보고 다른 영화가 되라고 하는 것과 같을 겁니다. 이런 영화는 그냥 한 번 보고 몇 번 웃다가 잊어주는 것이 가장 좋겠지요. (99/05/25)

DJUNA

기타등등

영화 중간에 현대차가 나옵니다. 물론 그렇게 좋은 이미지로 나오는 건 아니죠. 그래도 주인공 대통령들을 구하고 추격전에서도 꽤 버틴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