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제이 로치 Jay Roach

주연
러셀 크로우....존 비브
Russell Crowe....John Biebe
행크 아자리아....찰스 대너
Hank Azaria....Charles Danner
메리 맥코맥....도나 비브
Mary McCormack....Donna Biebe
버트 레이놀즈....월터 번즈 판사
Burt Reynolds....Judge Walter Burns
콤 미니....스코트 피처 시장
Colm Meaney....Mayor Scott Pitcher
롤리타 다비도비치....메리 제인 피처
Lolita Davidovich....Mary Jane Pitcher
모리 체이킨....베일리 프루이트
Maury Chaykin....Bailey Pruitt
론 엘다드....'스캥크' 마든
Ron Eldard....'Skank' Marden
라이언 노스코트....스티비 윅스
Ryan Northcott....Stevie Weeks
마이클 부이....코너 뱅크스
Michael Buie....Connor Banks

1.

미스테리는 인구가 겨우 633명밖에 되지 않는 알라스카의 작은 마을입니다. 이 동네가 무엇보다 중요시 여기는 것은 토요일마다 하는 하키 게임. 어려서부터 걷는 것보다 스케이트를 먼저 배운 사람들이라 다들 날고 깁니다.

어느 날, 이 동네 출신의 저널리스트 찰스 대너가 스포츠 일러스트레이트지에 토요 하키 게임에 대한 기사를 씁니다. 순식간에 마을이 유명해지자, 뉴욕 레인저팀과 한판 붙자는 제의가 들어오죠. 당연히 마을에서는 다양한 소동이 벌어지고...

2.

[미스테리 알라스카]는 크기도 하면서 작습니다. 어떻게 보면 공동 각본가이고 제작자인 데이빗 E. 켈리의 [피켓 펜시즈]의 개념과 유사합니다. 아주 작은 마을이 배경인 소품이지만 법정 드라마에서 불륜 연애담까지 온갖 것들을 다 들어있으니까요.

아마 그게 이 영화의 장점이자 단점일 겁니다. 장점은 이런 설정 때문에 단순한 스포츠 영화보다 더 많은 것을 담을 수 있고, 캐릭터들 역시 더 입체적이 될 수 있다는 것입니다. 단점은 스토리가 이리저리 헤매는 동안 아무 것도 제대로 해내지 못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지요.

[미스테리 알라스카]의 경우는 후자 쪽에 가깝습니다. 아무래도 켈리의 문제가 아니었나 싶어요. 그는 텔레비전 시리즈 작가입니다. 같은 배경을 무대로 한 한 시간 짜리의 다양한 이야기들을 하는 데 능숙하죠. 하지만 장편 극영화에서는 두 시간밖에 여유가 없습니다. 켈리 식 이야기를 다 담는 데엔 아무래도 모자라죠. 그렇다고 이야기 하나만 하기엔 좀 남고요.

[미스테리 알라스카]는 시리즈의 파일럿이었으면 더 좋았을 영화였습니다. 하지만 비슷한 배경을 다룬 시리즈 [Northern Exposure] 때문에 시리즈는 또 어려웠을 거예요. 만약에 억지로 만들었다고 해도 [Northern Exposure]의 풍요로움을 능가하기가 쉽지 않았을 거고요.

3.

미스테리와 같은 마을에 살 생각은 들지 않는군요. 추위와 같은 건 상관 없습니다. 더운 것보다 몇 십 배는 나으니까요. 하지만 마을 사람들의 관심이 한 군데에만 집중되어 있고 거기에서 벗어나면 사람 취급도 받지 못하는 곳에서 살 생각은 없어요. [Northern Exposure]의 시실리와는 달리 미스테리에는 작은 마을의 편협함이 더 많이 보입니다. 몇몇 장면은 무섭기까지 해요. 특히 총기오발 사건의 재판 장면이 더욱 그렇습니다. 거의 공포 영화 수준이에요. 그런 동네에서 배심원제가 과연 제대로 자기 역할을 할 수 있을는지?

제가 가장 쉽게 감정 이입할 수 있는 캐릭터도 마을 사람들이 아닌 찰스 대너입니다. 하키밖에 모르는 마을 사람들한테서 제대로 인정도 받지 못하고 도망치듯 마을에서 빠져 나온 그에게 정말 동정을 느끼지 않을 수 없어요. 전 출세하고 돌아온 그가 부리는 허세까지도 다 이해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마을 사람들은 여전히 지나치게 매정하고 그를 제대로 이해할 생각은 하지 않는군요. 영화를 보면서 찰스가 저보다 훨씬 된 사람이라는 생각을 했습니다. 제가 그 사람이라면 훨씬 더 유치찬란하게 굴었을테니 말입니다.

그래도 모두가 서로를 아는 작은 마을의 포근함을 느끼는 것은 나쁘지 않습니다. 그런 작은 마을과 도회지에서 온 프로 선수들과의 대결에서 우리가 작은 마을 사람들을 응원하는 것은 당연하고요. 영화는 [록키]처럼 사실성을 해치지 않으면서 적당히 괜찮은 해결책을 제시해주는데, 그 역시 나쁘지 않습니다.

4.

정작 하키 장면은 그렇게 재미없습니다. 보면서 '결말이나 먼저 알았으면 좋겠다' 따위의 생각만 하고 있었으니까요. 스토리의 흐름 역시 교과서적일 뿐이었고요. 아마 제가 어떤 종류의 구기도 재미없어 하는 사람이라는 것이 영화 감상에 영향을 끼쳤을 수도 있겠지요(그런데 퍽도 공일까요?)

이 영화에서 가장 먼저 눈에 뜨이는 것은 러셀 크로우의 존재감입니다. [글래디에이터]의 성공 때문에 이 영화 제작당시보다 그가 훨씬 스타처럼 보이기 때문이지요. 이 영화에서도 잘 캐스팅된 편입니다. 그 사람다운 캐릭터예요.

그 다음으로 눈에 뜨이는 사람은 버트 레이놀즈. 하얗게 센 수염과 머리 때문에 갑자기 점잖아진 그는 켈리 풍의 판사 역을 연기하는데, 그 역시 꽤 잘 맞는군요.

모리 체이킨이 연기하는 베일리 프루이트는 켈리가 만든 변호사들 중 가장 무능한 인물입니다. 영화에 나오는 재판 장면도 그 무능력함 때문에 어처구니가 없고요. 오히려 신선한 느낌까지 주더군요.

5.

별을 몇 개나 주면 될까요? 두 개나 두 개 반이 맞을 겁니다. 어느 쪽을 주어도 상관 없어요. 하지만 전 두 개를 주겠습니다. 지금 기분으론 그게 딱 맞는 것 같아요. (00/07/27)

DJUNA

기타등등

마이크 마이어즈가 꽤 비중있는 카메오로 나옵니다. 유명한 전직 아이스하키 선수들도 나오는 모양인데, 제가 그 사람들이 누군지 알 리가 없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