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클린트 이스트우드 Clint Eastwood

주연
숀 펜....지미 마컴
Sean Penn....Jimmy Markum
팀 로빈스....데이브 보일
Tim Robbins....Dave Boyle
케빈 베이컨....숀 디바인
Kevin Bacon....Sean Devine
로렌스 피시번....화이티 파워스
Laurence Fishburne....Whitey Powers
마샤 게이 하든....셀레스트 보일
Marcia Gay Harden....Celeste Boyle
로라 린니....아나베스 마컴
Laura Linney....Annabeth Markum
케빈 캐프먼....발 새비지
Kevin Chapman....Val Savage
톰 기리....브렌든 해리스
Tom Guiry....Brendan Harris
에미 로섬....케이티 마컴
Emmy Rossum....Katie Markum
스펜서 트리트 클락....사일런트 레이 해리스
Spencer Treat Clark....Silent Ray Harris

지미와 데이브

1. 데니스 르헤인의 추리소설을 각색한 클린트 이스트우드의 신작 [미스틱 리버]는 보스턴 출신의 세 친구들의 이야기를 쫓아갑니다. 형사인 숀, 전과자인 지미, 그리고 어렸을 때 당한 성폭행의 기억에 아직도 시달리고 있는 데이브. 나이가 들어가면서 서서히 희미해지고 흐트러지던 이들의 관계는 지미의 딸 케이티가 무참하게 살해되면서 다시 한 번 시험대에 오르게 됩니다. 특히 살인사건 당일날 수상쩍은 상황에서 돌아온 데이브를 지미가 의심하기 시작한 뒤로는요.

2. [미스틱 리버]는 "딸의 살인범은 누구인가?"라는 수수께끼를 기둥으로 삼고 진행되는 추리물의 형식을 취하고 있지만, 이 이야기에서 범인의 정체는 그렇게까지 중요하지 않습니다. 이 영화에서 정말로 중요한 것은 딸의 살인이라는 끔찍한 사건을 통해 삐져나오는 죄와 죄의 상흔입니다.

3. '죄'라는 단어를 썼습니다만, [미스틱 리버]는 '죄'를 단순한 죄로 다루고 있지는 않습니다. 이 영화는 캐릭터들에 대해 그만큼 분명한 도덕적 판결을 내리지는 않습니다. 영화는 보다 어둡고 운명적입니다. 영화는 어쩔 수 없는 인간적인 결함과 그 결함이 타인에게 끼치는 고통, 그리고 이들이 긴 사슬을 이루며 만들어내는 박해와 범죄의 사슬을 담담하게 그려내고 있습니다.

4. 이 암담하고 운명론적인 세계관은 보스턴 블루 컬러 계급이라는 대상과 결합하면서 더 구체적이 됩니다. 영화는 특별한 설교없이 이들의 세계에 내재된 심각한 결함을 신중하게 펼쳐보입니다. 아일랜드계 카톨릭 교도다운 선악의 기준, 섬뜩한 가족 이기주의, 철저하게 남성중심적인 거리 갱단의 논리... 영화는 그들이 어쩔 수 없었던 어린 시절의 잔인한 경험이 남긴 상흔으로 시작하지만, 그 악연의 매커니즘을 끌어가는 원동력은 그들의 세계 내부에 원래부터 존재한다고 말하는 것 같습니다.

5. 클린트 이스트우드는 '오퇴르'로서의 자의식없이 영화를 담담하고 프로페셔널하게 끌어갑니다. 보통 때 이런 그의 신중한 태도는 수퍼 스타인 주연 배우 이스트우드의 광채 속에 묻혀졌었습니다. 하지만 그가 등장하지 않는 [미스틱 리버]에서는 그 조용한 장점이 드러납니다. 주연 배우들은 모두 전설적인 선배 밑에서 완벽하게 조율된 연기를 선보이고 있고, 브라이언 헬겔런드가 각색한 이야기는 불필요한 스타일의 방해없이 목표를 향해 힘있게 전진합니다(몇몇 장면들은 그가 이전에 각색했던 [LA 컨피덴셜]의 흔적이 보이는 것 같기도 합니다.) 아마 데니스 르헤인의 원작 소설 역시 특별한 뒤틀림없이 이 영화의 중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을 겁니다. [미스틱 리버]는 신중하고 경제적이며 겸손한 영화입니다. (03/12/10)

DJUNA

기타등등

원작자 데니스 르헤인이 마지막 퍼레이드 장면에서 손을 흔들며 지나간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