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임스 메이슨 James Mason (1909-1984)


1.

제임스 네빌 메이슨은 1909년 5월 15일 요크셔 허더즈필드에서 태어났습니다. 원래는 건축가가 되려고 케임브리지에서 공부를 했었는데, 뒤늦게 자기 재능이 어디에 있는지 알고 배우로 직업을 바꾸었대요.

메이슨은 처음에는 무대 배우로 시작했다가 35년부터 영화로 자리를 옮기기 시작했습니다. 48년부터 헐리웃으로 옮겨 미국 경력을 시작했고요. 그의 연기 경력은 84년 스위스에서 사망할 때까지 이어졌습니다. [베일 속의 사랑 The Seventh Veil (1946)], [오드 맨 아웃 Odd Man Out (1947)], [스타 탄생 A Star Is Born (1954)],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 North by Northwest (1959)], [롤리타 Lolita (1962)]와 같은 수많은 대표작이 있죠.

2.

[천상의 피조물]에서 폴린은 제임스 메이슨의 사진을 재단에 올리면서 줄리엣에게 말합니다. "제임스는 완벽한 예수가 될 거야!"

흠, 메이슨이 예수라고요? 그렇다면 얼마나 괴상한 영화일까요? 우리가 알고 있는 메이슨이라는 배우는 예수와 같은 성스러운 캐릭터와는 전혀 상관이 없으니까요. 오히려 그는 유다나 빌라도에 맞는 사람입니다.

제임스 메이슨라는 배우의 외모에는 기만적인 구석이 있습니다. 얼핏보면 그는 품위있는 외모에 근사한 목소리를 가진 영국 신사처럼 보입니다. 미국 배우들이 종종 부러워하는 여유로운 기품을 가진 배우지요.

그러나 그의 얼굴을 계속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우리는 이 남자가 보기만큼 정상이 아니라는 걸 알게 됩니다. 눈은 불안하고 목소리에는 어딘가 광기가 스며있습니다. 온화한 외모 속에 이상한 괴물이 꿈틀거리면서 피부를 뚫고 빠져나오려 발버둥치고 있는 거예요.

그래서인지 그는 새디스틱하거나 미쳤거나 악당이거나 집착이 강한 이상성격자일 때 가장 잘 맞았습니다. [오드 맨 아웃]의 부상당한 IRA 요원, [베일 속의 사랑]의 무자비한 후견인, [북북서로 진로를 돌려라]의 신사 악당 반담, [스타 탄생]의 몰락해가는 스타와 같은 캐릭터들은 모두 그의 위태로운 연기의 절정을 보여주는 작품이었죠.

그는 헐리웃 식 영웅도 연기했습니다. 그러나 그가 연기한 영웅은 메이슨 식으로 살짝 비틀려져 있었습니다. 예를 들어 그는 전쟁 영화에서 패튼이 아닌 롬멜이었습니다. [해저 이만리 20,000 Leagues Under the Sea (1954)]의 네모 선장도 결코 전통적인 영웅은 아니었지요.

메이슨은 종종 진부해질 수 있었던 헐리웃식 흑백 논리에 매력적인 깊이와 비틀림을 부여했습니다. 묘비명을 쓰라면 대충 이게 맞을 것 같군요.

3.

메이슨은 무척 부지런한 배우였습니다. 좀더 솔직하게 말하면 도대체 거절하는 역이 없었지요. 그의 길고 긴 필모그래피가 종종 정신없이 느껴지는 것도 그 때문입니다. [오드 맨 아웃]과 같은 걸작과 [The Passage (1979)와 같은 시시한 영화들이 뒤섞여 있거든요. 그러나 워낙 다작이라 실패한 영화를 빼더라도 건질 게 상당히 많습니다.

제가 가장 좋아하는 메이슨 영화는 [베일 속의 사랑]과 [스타 탄생]입니다. 하지만 [조지 걸]과 같은 영화에서 보여준 그의 엉뚱한 외도도 싫어할 수 없어요. (99/11/07)

DJUN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