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에드워드 버젤 Edward Buzzell

주연
에스터 윌리엄스....이브 바렛
Esther Williams....Eve Barrett
레드 스켈튼....잭 스프랫
Red Skelton....Jack Spratt
리카르도 몬탈반....호세 오룩
Ricardo Montalban....José O'Rourke
베티 가렛....베티 바렛
Betty Garrett....Betty Barret
키난 윈....조 배켓
Keenan Wynn....Joe Backett
하비에 쿠가....자기 자신
Xavier Cugat....Himself

이브

[넵튠의 딸]은 보기도 전에 본 것 같은 느낌이 드는 영화입니다. 이전의 에스터 윌리엄스에 나왔던 배우들(레드 스켈튼, 키난 윈, 리카르도 몬탈반)이 다시 등장하고 있고 여전히 하비에 쿠가의 오케스트라가 라틴 넘버를 연주하며 내용과 별 상관없는 에스터 윌리엄스의 수영쇼가 마지막을 장식합니다. 에스터 윌리엄스의 대부분 영화들이 그렇지 않냐고요? 이 경우는 조금 더 나쁩니다.

내용. 에스터 윌리엄스의 캐릭터 이브는 수영선수였다가 수영복 회사의 모델 겸 디자이너 겸 얼굴 마담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같이 일하는 동생 베티는 친선 경기를 하러 미국에 온 남미 폴로팀을 만나러 갔다가 경기장에서 마사지사로 일하는 잭을 팀의 주장인 호세 오룩으로 착각하고 데이트를 하죠. 동생이 위험한 바람둥이와 놀아난다고 생각한 이브는 진짜 호세를 만나고 호세는 이브에게 빠져버립니다. 이러다 신분이 뒤섞이는 코미디가 이어지고 해피 엔딩을 맞죠.

뻔한 이야기죠. 그게 나쁜 건 아닙니다. 진짜로 나쁜 건 이 뻔한 이야기가 그렇게 호소력이 없다는 것입니다. 특히 두 남자 주인공들은 심각해요. 잭은 얼빠진 사기꾼이고, 호세는 여자만 보면 눈이 돌아가는 느끼하고 무책임한 바람둥이죠. 둘 다 온전한 남자주인공이 될만한 자격이 없습니다. 그런데도 바보 같은 여자들은 너무나도 쉽게 그들을 용서하고 너무나도 쉽게 자기를 포기해요.

전작들처럼 뮤지컬 넘버나 코미디는 대부분 장기 자랑인데, 배우들은 이전보다 조금 더 고생하고 있습니다. 뿌리를 심을 캐릭터가 변변치 않으니 순전히 자기 재주로 빈 틈을 채워야 하거든요. 윌리엄스와 몬탈반의 뮤지컬 넘버는 그래도 부드럽게 넘어가는 편이지만, 스켈튼의 폴로 소동은 영화의 전체적인 흐름과도 맞지 않고 그냥 어색하기만 해요.

그러나 영화의 가장 큰 단점은 에스터 윌리엄스의 수영쇼입니다. 너무 짧아요. 에스터 윌리엄스가 본격적으로 수영쇼를 하려는 순간 리카르도 몬탈반이 뛰어들어 훼방을 놓거든요. 그 뒤로 두 사람이 수영을 하긴 하는데, 안무도 시원치 않고 볼거리도 없으며... 네, 너무 짧아요. 에스터 윌리엄스의 영화에 수영 장면이 이렇게 초라하면 배반이에요. 배반이라고요. (08/02/19)

DJUNA

기타등등

윌리엄스는 이 영화를 찍을 때 임신 중이었다더군요. 수영 장면이 짧은 것도 그 때문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