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라자 고스넬 Raja Gosnell

주연
드루 배리모어....조시 겔러
Drew Barrymore....Josie Geller
데이빗 아퀘트....로브 겔러
David Arquette....Rob Geller
마이클 바탄....샘 콜슨
Michael Vartan....Sam Coulson
몰리 섀넌....아니타
Molly Shannon....Anita
릴리 소비에스키....알디스
Leelee Sobieski....Aldys
제레미 조던....가이 퍼킨스
Jeremy Jordan....Guy Perkins
제시카 알바....키어스틴 리오시스
Jessica Alba....Kirsten Liosis
말리 셸턴....크리스틴 데이비스
Marley Shelton....Kristin Davis
조던 래드....기비 제레프스키
Jordan Ladd....Gibby Zerefski
존 C. 라일리....거스
John C. Reilly....Gus
게리 마샬.....리그포트
Garry Marshall....Rigfort
숀 웰런....머킨
Sean Whalen....Merkin
크레스 윌리엄즈....조지
Cress Williams....George

[25살의 키스]는 따돌림 당하는 여자 아이가 졸업무도회에 간다는 이야기를 다룬 또 하나의 할리우드 영화입니다. 그러고 보면 99년은 참 뻔뻔스런 해였어요, 그렇죠?

그래도 똑같은 이야기만 다룰 수는 없죠? [25살의 키스]에서도 이야기를 다른 졸업 무도회 이야기에서 구별할 수 있는 요소들이 있습니다. 이 영화의 주인공 조시 겔러(아무래도 겔러 집안은 너드 피가 흐르고 있나 봅니다)는 시카고 선 타임즈(로저 이버트 영감님이 일하는 바로 그 신문사입니다)에 다니는 25살의 카피라이터입니다. 유능하지만 대인관계에 서툴고 무지 수줍지요. 그런데 어느 날 그 회사 편집장이 고교 생활을 밀착 취재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하고 조시에게 기사를 떠넘기는군요. 조시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며 그 계획에 달려들지만 한가지 잊어버린 게 있었습니다. 조시는 고등학교 때 '기크' 중의 '기크'였고, 그건 25살의 유능한 직업인이 된 지금도 별 다를 게 없었던 거죠.

물론 그렇다고 조시가 이번에도 기크와 너드 계급에 머물지는 않습니다. 조시는 필사적으로 상류 계급으로 진입하고 졸업 무도회에서도 날립니다. 이렇게 끝나야 할까요? 물론 그럴 수도 없습니다. 사실 작가들이란 다들 기크 계급 출신이기 때문에 상류 계급 예찬으로 이야기를 끌어가지 않기 때문이지요. 당연히 모두가 좋은 결말이 만들어지고 조시 또한 자기한테 맞는 짝을 찾습니다.

잠입 취재와 두번째 기회라는 차별성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전형적인 미국식 틴에이저 영화의 공식을 따라갑니다. 그렇다면 이 영화는 무엇으로 이 진부함을 극복하려 했을까요? [25살의 키스]는 [쉬즈 올 댓]처럼 위트 넘치지도 않고 [내가 널 사랑할 수 없는 10가지 이유]처럼 능청스럽게 귀엽지도 않습니다. 사실 공식도 아주 잘 따랐다고 할 수 없어요. 이 영화의 틴에이저식 계급 차별 묘사는 지나치게 뻣뻣하고 몇몇은 지나치게 단세포적이어서 설득력이 없습니다. 영화가 내리는 결론에도 아무런 통찰력이 없는 것 같아보이고요.

분명한 장점은 스토리와 상관 없습니다. 바로 스타 파워지요. 이 영화는 배리모어라는 배우를 중심으로 해서 빙빙 돌고 있습니다. 영화의 반은 배리모어의 개인적인 매력으로 끌고가고 있지요. 물론 배리모어가 학교에서 따돌림 당할 만큼 매력없는 사람이 아니라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만 (영화에서 너드 두목을 연기한 릴리 소비에스키에 대해서도 비슷한 비판이 돌더군요. 그런데 소비에스키가 헬렌 헌트랑 아주 닮았다는 걸 이 영화를 보고서야 알았어요) 이 배우의 기크 연기는 충분히 설득력 있습니다. 그리고 관객들한테까지 주인공이 매력없어 보인다면 문제가 많겠지요? 배리모어는 주변 사람들한테 기크처럼 보이면서도 관객들에게 어필하는 이중적인 트릭을 완벽하게 구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개인적으로 보기가 참 힘든 영화이기도 했습니다. 재미가 없었다는 말이 아니에요. 난처한 장면들이 너무 많이 쏟아져서 조시에 감정 이입한 관객의 입장으로서는 꽤 괴롭기도 했다는 것이죠. 영화관에서 보지 않은 게 다행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00/04/30)

DJUNA

기타등등

싱크로니시티의 작은 예를 하나 소개하죠. 이 영화를 비디오로 보고 곧바로 [프렌즈] 재방송을 보았는데, 조시가 입고 나왔던 옷 하나를 피비가 입고 있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