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숀 레비 Shawn Levy

주연
벤 스틸러....래리 데일리
Ben Stiller....Larry Daley
에이미 애덤스....아멜리아 에어하트
Amy Adams....Amelia Earhart
오웬 윌슨....제데다이어 스미스
Owen Wilson....Jedediah Smith
행크 아자리아....카문라 / 생각하는 사람 / 에이브 링컨
Hank Azaria....Kahmunrah / The Thinker / Abe Lincoln
로빈 윌리엄스....테디 루즈벨트
Robin Williams....Teddy Roosevelt
크리스토퍼 게스트....폭군 이반
Christopher Guest....Ivan the Terrible
알랭 사바....나폴레옹 보나파르트
Alain Chabat....Napoleon Bonaparte
스티브 쿠건....옥타비우스
Steve Coogan....Octavius
리키 저베스....맥피 박사
Ricky Gervais....Dr. McPhee
빌 헤이더....조지 암스트롱 커스터
Bill Hader....General George Armstrong Custer
존 번댈....알 카포네
Jon Bernthal....Al Capone
패트릭 갤러거....훈족 아틸라
Patrick Gallagher....Attila the Hun
제이크 체리....니키 데일리
Jake Cherry....Nicky Daley
래미 말렉....아크멘라
Rami Malek....Ahkmenrah
미주오 펙....사카자웨아
Mizuo Peck....Sacajawea

아멜리아 에어하트

전 아직도 [박물관이 살아있다]라는 영화의 존재이유를 알지 못합니다. 밀란 트렝크의 원작 그림책은 매력적인 작품입니다만, 이를 바탕으로 완성된 장편영화는 혼란스럽고 괴상합니다. 전 역사 속 유명인사들의 밀랍인형들이 살아 움직인다는 설정이 뭐가 그렇게 매력적인지 모르겠습니다. 비주얼로 봐도 그건 그냥 분장한 할리우드 배우에 불과한 걸요. 그냥 괴물 영화로 만드는 게 차라리 나았을 텐데. 영화는 히트했지만 그건 더 나을 수도 있었던 영화의 초라한 대체물에 불과했습니다.

얼마 전에 이 영화의 속편이 나왔습니다. 대부분 할리우드 속편들이 그렇듯, 이 영화도 더 크고 더 요란하고 더 나쁩니다.

이 영화에 따르면 1편에서 야간 경비원이었던 래리 데일리는 자신의 발명품을 기반으로 공구 회사를 차려 성공했습니다. 그런데 그가 떠나있는 동안 뉴욕 자연사 박물관은 대대적인 리모델링에 들어가고 그의 친구들인 박물관 전시물들은 스미소니언 박물관의 지하 보관소로 들어갑니다. 거기서 그들은 아크멘라의 형 카문라를 만나게 되는데, 그는 친구들을 밤마다 살아나게 하는 부적을 이용해 세계를 정복할 계획을 꾸미고 있습니다.

시작부터 말이 안 되는 이야기입니다. 예를 들어 영화는 래리 이후 있어야 마땅한 야간 경비원에 대해 전혀 언급하고 있지 않습니다. 래리가 공구회사 사장의 직을 때려치우고 야간경비원으로 돌아가고 싶어한다는 설정도 마찬가지로 이해하기가 어렵죠. 아무리 밤마다 공룡과 놀 수 있다고 해도 그건 정체된 직업입니다. 친구들과 같이 있고 싶다면 다른 길을 찾아야죠. 자연사 박물관에 대한 감상적인 접근 역시 저에겐 그냥 그렇습니다. 물론 그 향수는 이해 못할 것이 아닙니다만, 자연사 박물관은 루브르 박물관이 아닙니다. 꾸준히 개선되어야 마땅한 곳이죠.

본격적으로 스미소니안 박물관의 액션이 펼쳐지면 더 난감해집니다. 이 영화의 각본은... 이렇게 비유해보죠. 재능 따위는 찾아볼 수 없는 재벌 2세가 아빠 돈을 펑펑 써가며 엄청난 무대를 만들고 거기서 썰렁한 코미디쇼를 한다고요. 특수효과는 훌륭하고, 썩 괜찮은 배우들이 유명인사들을 연기하고, 10분 간격으로 액션이 터지지만, 그것들을 다 합쳐도 이 영화의 처절하게 나쁜 농담들과 대사들을 구원해주지는 못합니다. 그렇다고 이 영화의 특수효과가 우리에게 새로운 종류의 구경거리를 보여주는 것도 아니고요. 정말 헛소동도 이런 헛소동이 없습니다. 어쩌자고 이런 각본으로 영화를 만들 생각을 했는지 모르겠군요. 하지만 생각해보면 꽤 자주 있는 일입니다.

여기서 가장 재미없는 것은 소위 포스트모던한 문화적 농담을 시도하는 그 무언가입니다. 이건 농담도 아니고, 도대체 뭔지 모르겠습니다. 여러분이 날아다니는 대리석 큐피드들이 [타이타닉]의 주제가를 부르고, 로댕의 생각하는 사람이 맞은 편 대리석 조각에게 추파를 던지는 게 근사한 농담이라고 생각하신다면 이 영화는 코미디처럼 보일 수도 있을 것입니다. 하지만 비싼 특수효과를 이따위 농담들에 활용하는 건 엄청난 돈낭비라는 생각이 들지 않습니까?

이 영화의 유일한 장점은 아멜리아 에어하트를 연기한 에이미 애덤스입니다. 물론 제가 이 영화를 보러 간 것도 이 사람 때문이지요. 이 영화에서 애덤스는 귀엽고 매력적입니다. 1930년대 클래식 할리우드 배우가 마법에 걸려 21세기로 톡 튀어나온 것 같지요. 애덤스의 팬은 만족할 것입니다. 단지 애덤스가 이 영화의 질을 높였다는 생각은 안 듭니다. 그냥 시시한 영화에 나오는 애덤스가 홀로 좋은 거죠. (09/05/21)

DJUNA

기타등등

사카자웨아와 커스터의 만남은 조금 더 신중하게 다루었어야 했다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