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프레디 프랜시스 Freddie Francis

주연
제니 린든....자넷
Jennie Linden....Janet
모이라 레드몬드....그레이스 매독스
Moira Redmond....Grace Maddox
데이빗 나이트....헨리 백스터
David Knight....Henry Baxter
브렌다 브루스....메리 루이스
Brenda Bruce....Mary Lewis
조지 A. 쿠퍼....존
George A. Cooper....John
클라이티 제섭....흰 옷의 여인
Clytie Jessop....Woman in White
아이린 리치몬드....깁스 부인
Irene Richmond....Mrs. Gibbs
존 웰시....의사
John Welsh....Doctor
티모시 베이츠슨....바텐더
Timothy Bateson....Barman
엘리자베스 디어....어린 자넷
Elizabeth Dear....Janet as a Child

(스포일러가 있습니다.)

자넷

11살 때 자넷은 정신질환을 앓는 엄마가 아빠를 칼로 찔러죽이는 걸 목격합니다. 기숙학교에 다니는 틴에이저가 된 자넷은 아직도 엄마가 나오는 악몽을 꾸는데, 그건 이 친구가, 엄마의 광기가 자신에게 유전되었을지도 모른다고 의심하고 있기 때문이죠. 결국 학교를 떠나 집으로 돌아간 자넷. 맞아주는 건 충실한 하인들과 후견인 헨리 백스터가 고용한 간호사 그레이스입니다. 집으로 돌아온 뒤에도 자넷은 계속 악몽에 시달리는데, 이번 꿈에 나오는 여자는 엄마가 아닌 생전 처음 보는 사람이군요. 한 번도 본 적이 없는 사람이 꿈 속에서 도대체 뭘 하는 걸까요?

이쯤 되면 장르에 익숙한 관객들은 이 설정을 의심해보기 마련입니다. 과연 자넷이 본 것이 꿈에 불과할까요? 뭔가 더 컴컴한 음모가 숨어 있는 게 아닐까요? 척 봐도 뺀질뺀질한 바람둥이처럼 보이는 후견인 헨리 백스터가 의심스럽지 않습니까? 간호사 그레이스는 정말 보기만큼 친절한 사람일까요?

네, 이 설정은 전형적인 [사실은 유령이 아니거든?] 공식을 따르고 있습니다. 초자연현상이나 악몽처럼 보이는 것이 알고 봤더니 주인공을 극단적인 선택으로 몰고가게 유도하는 사악한 악당들의 음모라는 거죠.

프레디 프랜시스의 [악몽]에서 재미있는 건 이 사건의 진상이 영화 중반에 드러난다는 것입니다. 1시간 20분 조금 넘는 영화인데 진상이 밝혀지는 건 40분 조금 지나서예요. 그리고 여기서부터 갑자기 주인공도 바뀝니다. 자넷은 퇴장하고 두 음모가들이 전면에 드러서는 거죠. 예측하셨겠지만 그들은 (감추어 무엇하리) 백스터와 그레이스입니다.

이들의 이야기는 재미있게도 전반부에서 펼쳐진 자넷의 이야기와 거의 같습니다. 완전범죄를 성공한 그레이스는 처음엔 행복해하지만 점점 공범자인 백스터가 자신을 속이고 있다고 생각하게 됩니다. 정체불명의 여자로부터 이상한 전화가 걸려오고, 바텐더는 백스터가 다른 여자와 전에 온 적 있었다고 주장하고, 집에서는 정체를 알 수 없는 흰 옷을 입은 여자가 돌아다니고... 그러다 정신병원에서 자넷이 사흘 전에 탈출했다는 전화가 걸려오는 거죠.

추리물로서 [악몽]는 그렇게까지 야무진 작품은 아닙니다. 두 개의 큰 반전을 기둥으로 삼고 있긴 하지만 그 역시 그렇게까지 놀랍지는 않고요. 하지만 여기서 중요한 건 논리가 아니라 주인공들을 광기로 몰아가는 영화의 분위기입니다. 그런 면에서 프레디 프랜시스는 상당한 성공을 거두고 있습니다. 아주 무섭지는 않아도 은근히 불쾌하고 끊임없이 관객들의 호기심을 자극하지요. 60년대식으로 근사하게 짜여진 와이드스크린 흑백 화면은 그가 촬영감독으로 일했던 [공포의 대저택]과 여러 모로 분위기가 비슷하군요. 이 영화가 흑백으로 찍힌 것도 그 분위기를 끌어내기 위해서였을 것 같아요. (06/11/30)

DJUNA

기타등등

생일케익과 식칼 앞에서 갑자기 균형을 잃고 미쳐버리는 여자 주인공을 보면서 브라이언 드 팔마의 [시스터즈]를 떠올리지 않을 수는 없더군요. 드 팔마가 이 영화를 봤던 걸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