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조 존스턴 Joe Johnston

주연
제이크 질렌홀....호머 히캄
Jake Gyllenhaal....Homer Hickam
크리스 쿠퍼....존 히캄
Chris Cooper....John Hickam
윌리엄 리 스코트....로이 리 쿡
William Lee Scott....Roy Lee Cook
크리스 오웬....쿠엔틴 윌슨
Chris Owen....Quentin Wilson
채드 린드버그....셔먼 오델
Chad Lindberg....Sherman O'Dell
나탈리 카너데이....엘시 히캄
Natalie Canerday....Elsie Hickam
엘리아 바스킨....아이크 바이코프스키
Elya Baskin....Ike Bykovski
크리스 엘리스....터너 교장
Chris Ellis....Principal Turner
로라 던....프리다 라일리 선생
Laura Dern....Miss Freida Riley
스코트 토머스....짐 히캄
Scott Thomas....Jim Hickam
랜디 스트리플링....리온 볼든
Randy Stripling....Leon Bolden
코트니 펜들리....도로시 플래트
Courtney Fendley....Dorothy Platt
데이빗 드와이어....제이크 모스비
David Dwyer....Jake Mosby
테리 러플린....덴즐러 선생
Terry Loughlin....Mr. Dentzler
카일리 홀리스터....발렌타인 카미나
Kailie Hollister....Valentine Carmina

[옥토버 스카이]에 대해 호의적이지 않았던 몇 안되는 비평가인 뉴욕 타임즈의 자넷 마슬린은 이 영화가 또 하나의 호레이쇼 앨저 스토리에 노먼 로크웰의 노스탤지어를 결합한 뻔한 영화에 불과하다고 말했습니다. 전 어떻게든 이 영화를 옹호하고 싶지만 마슬린의 비판을 직접 반박하는 것은 불가능합니다. 그 사람 말은 사실이니까요. [옥토버 스카이]는 호레이쇼 앨저가 쓴 그 어떤 이야기들보다도 호레이쇼 앨저 식입니다. 가난한 동네에서 태어난 한 소년이 더 나은 삶에 대한 꿈을 이룬다는 이야기거든요.

줄거리를 조금 더 자세히 소개하면 다음과 같습니다. 주인공 호머 히캄은 콜우드라는 가난한 탄광 마을에 사는 틴에이저입니다. 이 동네의 남자 아이들이 미래는 태어날 때부터 고정되어 있습니다. 아버지를 따라 광부가 되는 거죠. 풋볼 선수가 되어 장학금을 받을 수 없는 한 대학은 꿈도 꾸지 못하고요. 심지어 그나마 마을을 유지해주고 있던 광맥도 서서히 말라가는 판입니다.

이런 미래를 당연하다는 듯 받아들이던 호머에게 1957년 10월 엄청난 일이 일어납니다. 소련이 첫번째 인공위성인 스푸트니크를 쏘아올렸던 거죠. 콜우드의 다른 사람들과 함께 서서히 하늘을 가로지르는 작은 별을 바라보던 그는 그가 진정으로 무엇이 되고 싶은지 알게 됩니다. '로켓 과학자'가 되는 것 말입니다.

호머는 다른 친구 셋과 함께 로켓에 대해 하나씩 배워가기 시작합니다. 첫번째 로켓은 뒤뜰의 나무 울타리를 망가뜨렸을 뿐이지만 따돌림 당하는 공부 벌레 쿠엔틴이 끼어들자 이들의 계획은 점점 모습을 갖추어 가죠. 마침내 그들은 예전같았다면 어처구니없는 망상에 불과하다고 생각했을 야심까지 품게 됩니다. 인디아나폴리스에서 열리는 고등학교 과학경진대회에 나가 수상하겠다는 것이죠. 만약 그들이 성공한다면 '풋볼 장학금'을 타지 않고도 대학에 들어갈 수 있게 됩니다.

물론 이런 그들의 노력에는 장애가 있습니다. 그렇지 않으면 이야기가 되지 않으니까요. 이 영화에서 가장 큰 장애는 호머와 광부 아버지 존 사이의 갈등입니다. 아들의 로켓 취미를 덧없는 몽상으로 생각하고 아들이 자신의 뒤를 잇기를 바라는 아버지와 아버지와는 다른 삶을 꿈꾸는 아들의 대립 말입니다. 물론 이런 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되는지는 말할 필요 없지요. 역시 수많은 영화와 소설들이 비슷한 이야기를 해왔으니까요. 아, 이 영화에는 더 뻔한 이야기가 하나 있는데 들려줄까요? 호머에게는 늘 등 뒤에서 그를 믿고 도와주었던 라일리 선생이라는 과학 교사가 있었는데, 글쎄 알고 봤더니 그 선생은 불치병 환자였답니다!

왜 제가 이런 뻔한 내용의 영화를 옹호하려고 하는 것일까요? 아마 위에 늘어놓은 줄거리가 영화를 충분히 요약하고 있지 않기 때문일 겁니다. [옥토버 스카이]는 그 뻔한 내용에도 불구하고 굉장히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뻔한 이야기라고는 했지만 정작 영화가 흘러가는 동안 우리는 그 뻔함을 느낄 수 없습니다.

아마 이 영화가 실화를 각색한 것이기 때문일지도 모르지요. 이 영화의 원작은 이 영화의 주인공 호머 히캄이 잡지에 쓴 짧은 회고담입니다. (이 회고담은 영화화가 진행되는 동안 [로켓 보이]라는 제목의 '자서전적 소설'로 확대되어 출판되었습니다.) 어느 정도 윤색이 개입되었겠지만 적어도 대부분은 실제로 일어났던 일이지요.

실화라는 것만으로 영화의 진부함을 옹호할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는 실화라는 것만으로 진부함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그런 수준은 아닙니다. 그 반대지요. 이 영화가 처음부터 끝까지 예측 가능한 스토리에도 불구하고 진부함에서 탈피할 수 있었던 것은 아마 실화에 바탕을 두고 있었기 때문일 겁니다. 실제 사람들은 2류 작가의 진부한 캐릭터보다 훨씬 흥미진진하고 입체적입니다. 영화는 바로 그 사실성을 담아냈고 그 덕택에 덤으로 사건과 캐릭터의 입체성을 획득한 것입니다. 얼핏 보면 영화가 흔한 호레이쇼 앨저 공식을 따라가고 있는 것 같지만 진짜로 이 영화가 따라가고 있는 것은 호레이쇼 앨저 주인공 넘버 9332번의 이야기가 아니라 1957년 콜우드에 살며 고민하고 갈등했던 진짜 사람들의 진실한 역사입니다. 이 둘은 같아보여도 결과적으로는 아주 다른 것이지요.

[옥토버 스카이]는 요새 영화에선 보기 드문 진짜 감정들로 넘쳐납니다. 그것은 57년 10월 어느 날 밤, 움직이는 별을 발견한 한 소년이 느꼈던 경이감일 수도 있고, 굴러다니는 파이프를 용접해 만든 로켓이 날아갈 때 느꼈던 성취감일 수도 있으며, 그를 키우고 가두었던 고향 마을과 부모에 대한 애증 어린 감정일 수도 있으며, 아이들이 쏘아올린 로켓을 바라보며 마을 사람들이 느꼈던 가냘픈 희망일 수도 있습니다. 이 모든 것은 우직할 정도로 직설적인 이야기를 통해 가식없이 관객들에게 전달됩니다.

영화의 우직한 솔직함은 이 영화가 풋내기 엔지니어들의 이야기라는 것도 잊지 않습니다. 화학실험시간에 몰래 만들어 버린 로켓 연료가 하수구 속에서 폭발을 일으키는 작은 디테일에서부터 산불 주범이라는 누명을 벗기 위해 잃어버린 로켓의 탄도를 계산하는 에피소드까지, 모든 게 흥미진진합니다. 왜 사람들은 이런 이야기가 따분한 주먹질보다 훨씬 재미있다는 걸 모르는 걸까요?

호머와 아버지 존 사이의 갈등도 훌륭하게 묘사되었는데, 이들의 이야기는 우연히 대립구조로 놓인 두 이미지 때문에 더욱 강렬해집니다. 결국 이 영화는 지하를 파고 들며 석탄을 파내는 광부인 아버지와 하늘로 로켓을 쏘아 올리려는 아들 이야기니까요. 어떻게 보면 원작보다 영화가 이 극단적인 대립을 더 잘 살려내는 것 같습니다. 호머가 로켓의 꿈을 포기하고 아버지의 직장인 땅 속으로 내려가는 중반의 장면은 그 어떤 형용사보다도 이들의 애증섞인 관계를 잘 드러내고 있습니다.

이 이야기는 네 주인공들을 연기한 네 명의 틴에이저 배우와, 크리스 쿠퍼, 로라 던과 같은 훌륭한 조연들에 의해 더욱 빛을 발합니다. 모두가 참 잘했어요. 특히 존을 연기한 크리스 쿠퍼는 훌륭합니다. 쿠퍼는 99년에 두 편의 가부장적 가장을 연기했는데, 비교적 캐리커쳐였던 [아메리칸 뷰티] 때보다 이 영화에서가 훨씬 좋습니다.

영화는 이 영화의 실존인물들의 모습을 담은 홈 무비 클립들로 끝이 납니다. 그 흐릿한 영상들을 바라보고 있노라면 가슴이 뭉클해지지 않을 수 없어요. 40년 전 이미 오래 전에 사라진 작은 마을에서 일어났던 작지만 강렬했던 사건들이 어느 새 유령처럼 우리에게 다가왔었다는 것을 그 때서야 다시 인식하기 때문입니다. (00/03/24)

DJUNA

기타등등

그래도 호머는 운이 좋았습니다. 아주 좋았지요. 갑자기 [국물 있사옵니다]의 주인공 형이 생각났습니다. 로켓 과학자로 일하다가 돈이 부족하자 시골 학교 선생으로 자리를 옮겨가던 남자였지요. 연극은 주인공의 가짜 삶과 대조되는 '소박하지만 진실한 삶'을 보여주기 위해 그를 선택했지만, 제가 느낄 수 있었던 것은 밝은 표정에 숨겨진 좌절감이었습니다. 그 전직 과학자 양반은 아폴로 승무원들이 달을 걸을 때 어떤 기분이었을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