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리처드 소프 Richard Thorpe

주연
에스터 윌리엄스....로잘린드 레이놀즈
Esther Williams....Rosalind Reynolds
피터 로포드....로렌스 Y. 킹슬리 중위
Peter Lawford....Lt. Lawrence Y. Kingslee
리카르도 몬탈반....리카르도 몬테스
Ricardo Montalban....Ricardo Montez
지미 듀란티....지미 버클리
Jimmy Durante....Jimmy Buckley
시드 셰리스....이본 토로
Cyd Charisse....Yvonne Torro
하비에 쿠가....자기 자신
Xavier Cugat....Himself
레온 에임스....해리슨 중령
Leon Ames....Cmdr. Harrison
캐스린 보몽....페넬로피 피바디 (파인애플)
Kathryn Beaumont....Penelope Peabody aka Pineapple
딕 시몬스....조지 블레인
Dick Simmons....George Blaine

로잘린드

[외딴섬에서 당신과 함께]는 동명의 영화를 찍으러 남태평양으로 내려온 할리우드 사람들 이야기입니다. 이들이 찍는 영화의 내용은 미국인 장교를 둘러싼 두 원주민 처녀의 삼각관계 이야기인데, 남자 주인공이 해군 파일럿이기 때문에 기술자문 겸 조종사로 로렌스 킹슬리 중위라는 인물이 이들 사이에 끼어드는데, 여기서 일이 갑자기 틀어져 버립니다. 킹슬리 중위가 버젓한 약혼자도 있는 주연배우 로잘린드 레이놀즈를 비행기에 태우고 갑자기 사라져버렸거든요. 알고 봤더니, 킹슬리는 전쟁 중 부대에 위문공연 온 로잘린드 레이놀즈와 자신이 불멸의 사랑을 했다고 믿고 이 영화에 참여했던 것입니다.

상식적으로 생각하면, 이런 내용의 영화는 호러/서스펜스가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당시 MGM 영화사 사람들은 이 영화가 로맨틱 코미디라고 생각한 모양이에요. 영화가 만들어진 건 40년대 후반. 제2차 세계대전이 끝난지 얼마되지 않았던 때입니다. 당시엔 영화 속에서 군인들이 무슨 짓을 해도 대충 관대하게 넘어갔던 모양입니다.

사실 영화에서 이 납치극은 비중이 흐릿한 편입니다. 다른 이야기가 많아서가 아니라 원래 이야기가 약해요. 영화가 시작하기도 전에 관객들은 이 이야기가 어떻게 끝날지 압니다. 킹슬리는 로잘린드와 맺어지고 로잘린드의 약혼자이며 남자주연배우인 리카르도 몬테스는 그를 짝사랑하는 배우 이본 토로와 맺어지겠지요. 이미 결말을 알고 시작하는 이야기인데다 각본을 짜맞추는 실력도 평범해서 영화의 이야기는 곧 잊혀집니다.

뮤지컬로도 영화는 평범합니다. 노래도 나오고 춤도 나오지만 이들이 하나의 흐름 안에 통합되어 있지 않아요. 기본적으로 이 영화의 뮤지컬 장면들은 장기 자랑입니다. 에스터 윌리엄스는 수영을 하고, 리카르도 몬탈반은 느끼하게 굴고, 시드 셰리스는 춤을 추고, 지미 듀란티는 웃기는 노래를 부르고, 피터 로포드는... 할 줄 아는 게 별로 없어서 예쁜 제복을 입고 에스터 윌리엄스 앞에서 대사를 읊습니다. 이 장면들은 대부분 호텔 식당 무대나 영화 촬영장 안에서 진행되기 때문에 쉽게 바꾸거나 교체할 수 있습니다. 그냥 디너쇼를 보는 것 같아요.

그래도 [외딴섬에서 당신과 함께]는 에스터 윌리엄스 뮤지컬로 앞의 두 편보다 낫습니다. 이걸 증명하기 위해 미학적 이유를 언급할 필요는 없습니다. 에스터 윌리엄스는 이 영화에서 수영복을 더 자주 입고 나오며 더 많이 물에 젖어있습니다. 그것으로 충분해요. 이 사람의 스타성은 확실히 좀 괴상한 구석이 있습니다. 그냥 서있는 사람에게 물을 뿌리기만 해도 스타성이 갑자기 상승해요. 이건 뭐, 시몽키도 아니고... (07/11/07)

DJUNA

기타등등

1. 디즈니판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에서 앨리스 목소리를 연기했던 캐스린 보몽이 들러리 역할의 영국 소녀로 나옵니다. 막판에 지미 듀란티의 성대모사를 하는데 그럴싸해요.

2. 시드 셰리스는 이 영화를 찍다가 다리를 다쳤습니다. 원래 세 편의 무용에 출연할 계획이었는데, 세번째 발레 장면을 찍다가 다쳐서 그 장면은 다른 무용수가 출연했지요. 아쉬워요. 전 에스터 윌리엄스보다 셰리스를 더 좋아하거든요. 이 영화에서도 셰리스와 몬탈반의 춤장면들이 더 기억에 남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