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스탠리 도넌 Stanley Donen

주연
율 브린너....빅터 파비안
Yul Brynner....Victor Fabian
케이 켄달....돌리 파비안
Kay Kendall....Dolly Fabian
그레고리 라토프....맥스웰 아처
Gregory Ratoff....Maxwell Archer
제프리 툰....힐라드 박사
Geoffrey Toone....Dr. Hilliard
맥스웰 쇼....야샤 겐델/그리샤 겐델
Maxwell Shaw....Jasha Gendel/Grisha Gendel
머빈 존스....윌버 주니어
Mervyn Johns....Wilbur Jr.
마틴 벤슨....바르디니
Martin Benson....Bardini
해리 록카트....체스터
Harry Lockart....Chester
셜리 앤 필드....앤젤라 호퍼
Shirley Anne Field....Angela Hopper
그레이스 뉴콤브....윌버 부인
Grace Newcombe....Mrs. Wilbur

돌리와 빅터

[돌아와요, 내 사랑]은 해리 커니츠의 동명 희곡을 작가 자신이 각색한 작품입니다. 원작의 무대는 뉴욕이었지만 케이 켄달이 주연에 캐스팅되자 켄달의 악센트를 정당화하기 위해 무대를 런던으로 옮겼대요.

영화는 성질 더러운 에고이스트인 지휘자 빅터 파비안이 이혼하려는 아내 돌리를 막기 위해 발버둥치는 소동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에겐 이처럼 절박한 일이 없죠. 아내를 사랑하기도 하지만 그와 오케스트라 이사진 사이에서 중재자 노릇을 할 수 있는 사람은 돌리밖에 없거든요. 다행히도 그들은 아직 정식 결혼을 하지 않았기 때문에 사람들의 이목을 거스르지 않고 아내가 재혼하기 위해서는 일단 결혼부터 해야 합니다.

줄거리가 무대를 음악계로 옮긴 [히스 걸 프라이데이]같죠? 하긴 이런 식의 성전쟁 코미디는 다 비슷한 구석이 있습니다. 여기서 중요한 건 독창성이나 그럴싸한 이야기가 아니라 두 주연배우의 불똥튀기는 대결과 그 대결을 끌어가는 에너지입니다.

그리고 영화는 별다른 무리없이 그걸 보여주고 있습니다. 두 배우 모두 그럴싸하고 궁합도 잘 맞거든요. 율 브린너는 정말 정나미가 뚝 떨어질 정도로 염치없고 뻔뻔스러운 폭군이고, 케이 켄달은 발랄하고 유쾌하며 톡톡 쏘는 유머가 철철 넘쳐흐릅니다. 어떻게 백혈병으로 죽어가던 사람이 그처럼 생기넘칠 수 있는지 모르겠어요. 이 작품은 켄달의 마지막 영화이고 이 사람은 영화 촬영이 끝난 지 석 달도 되기 전에 죽었습니다.

영화는 재미있긴 하지만 잘 짜여진 편은 아닙니다. 영화의 심리 묘사는 어색하고 설정의 가능성을 충분히 살린 것도 아닙니다. 솔직히 말해 우스꽝스러운 설정과 배우의 명성에만 의존한 듯한 구석이 강하답니다. 해리 커니츠의 원작이 원래부터 성공작이었는지는 몰라도 영화에 옮겨진 결과물은 그냥 그래요. 베테랑 중의 베테랑인 스탠리 도넌도 그렇게까지 성공적으로 이 영화를 통풍시킨 것 같진 않군요. 수많은 클래식 음악의 사용도 그렇게 효과적은 아니에요. 영화에 녹아드는 대신 빅의 연습 장면에 그냥 삽입되는 정도니까요. 게다가 클래식 음악가가 주인공인 영화에서 전곡이 연주되는 유일한 음악이 수자의 [성조기여, 영원하라]라니요! (03/11/04)

DJUNA

기타등등

제가 그렇게 말도 안되는 상황에서 크레모나산 바이올린을 잃었다면 사과를 받는 정도로 그치지는 않았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