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피터 카타네오 Peter Cattaneo

주연
사파이어 보이스....켈리앤 윌리엄슨
Sapphire Boyce....Kellyanne Williamson
크리스찬 바이어스....애쉬몰 윌리엄슨
Christian Byers....Ashmol Williamson
빈스 콜로시모....렉스 윌리엄슨
Vince Colosimo....Rex Williamson
재클린 맥킨지....애니 윌리엄슨
Jacqueline McKenzie....Annie Williamson
로버트 모건....시드
Robert Morgan....Sid
안나 리나렐로....베시
Anna Linarello....Betsy
드니스 로버츠....베라 덩클리
Denise Roberts....Vera Dunkley
피터 캘런....댄 덩클리
Peter Callan....Dan Dunkley
스티븐 포터....린든 덩클리
Stephen Potter....Lyndon Dunkley
샤리 오너....산드라 덩클리
Sharni Honor....Sandra Dunkley

켈리앤

지금까지 전 ‘상상 속의 친구’를 둔 수많은 아이들을 영화나 소설에서 봤습니다만. [오펄 드림]에 나오는 켈리앤은 그 중에서도 심각한 중증입니다. 포비와 딩언이라는 상상 속 친구들을 만들어내는 것만으로 모자라 식사 때마다 음식을 나누어먹고 학교에 데려가며 어린이 미인 대회에서는 자기 대신 친구들 중 한 명을 출전시킵니다. 부모가 걱정할 만하죠.

켈리앤의 부모가 걱정해야할 건 포비와 딩언뿐만이 아닙니다. 이들은 모두 오스트레일리아 남부에 있는 오팔 광산에 살아요. 이곳의 분위기는 딱 골드러시 시대의 미국 서부입니다. 일확천금을 노리고 찾아온 사람들이 땅덩이를 하나씩 배분받은 뒤 죽어라 파는 거죠. 이들 중 정말 일부는 오팔을 찾아 부자로 떠날 겁니다. 하지만 대부분은 땅만 파다 떠나겠죠. 켈리앤의 부모 역시 지금까지 그렇게 운이 좋지 못했습니다.

켈리앤의 증상이 이런 환경과 관계가 있을까요? 그럴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지요. 하지만 이 아이의 증상이 가족을 점점 더 불편한 입장으로 몰고 가는 건 사실입니다. 특히 켈리앤의 아빠가 어떻게든 딸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포비와 딩언을 ‘데리고 갔다가’ 잃어버린 뒤로는요. 그냥 돌아온 척 하면 되지 않냐고요? 아뇨, 켈리앤의 상상 세계는 그보다 훨씬 엄격한 논리에 따라 움직입니다. 친구들이 없어진 것이라면 정말로 없어진 거예요. 설상가상, 아빠는 사라진 딸의 친구들을 찾아 실수로 남의 땅덩어리로 넘어갔다가 불법 채굴자로 몰리게 됩니다. 이웃들은 가족을 따돌리지, 친구를 잃은 딸은 병에 들어 누워있지. 암만 봐도 이 모든 일의 해결책은 어떻게든 포비와 딩언을 찾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아이들이 도대체 어디에 있을까요?

물론 이 모든 이야기는 ‘믿음’으로 귀결됩니다. 오팔을 찾아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가족의 믿음과 상상 속 친구에 대한 켈리앤의 믿음은 동격이지요. 아니, 보다 정확히 말하면 이들의 존재에 대한 가족의 믿음은 동격입니다. 영화는 정말로 누군가를 사랑하고 있으면 그 사랑하는 사람의 믿음까지도 믿으라고 말하는 것처럼 보입니다. 제가 그 말에 동의해야 할 이유는 없지만 실제로 믿음이라는 게 원래 그런 식으로 움직이지 않습니까?

자칫하면 심각하게 감상적이 될 수 있는 이야기이고, 실제로 그런 경향이 없는 것도 아니지만, [오펄 드림]은 영화가 끝날 때까지 그 함정에 떨어지지 않습니다. 그냥 달콤한 꿈에 빠지기엔 이들을 둘러싼 세계가 너무나도 험악하고 사실적이니까요. 끝에 가서 이들의 문제가 어느 정도 해결되고 사람들이 화해한다고 해서 이 광산 마을의 사정이 달라지는 아니잖아요. (08/12/10)

DJUNA

기타등등

자막에서도 오팔이라고 쓰면서 왜 제목만 [오펄 드림]인지 모르겠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