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제이슨 블룸 Jason Bloom

주연
리즈 위더스푼....아이비 밀러
Reese Witherspoon....Ivy Miller
폴 러드....와이어트 트립스
Paul Rudd....Wyatt Trips
래리 드레이크....할 입스위치
Larry Drake....Hal Ipswich
크리스틴 테일러....킴벌리 재즈니
Christine Taylor....Kimberly Jasney
토빈 벨....존 드웨인 비즐리
Tobin Bell....John Dwayne Beezly
칼 안소니 페인 2세....윌즈
Carl Anthony Payne II....Wheels
게리 울프....스네이크
Gary Wolf....Snake
리처드 코디....래디치
Richard Cody....Raditch
사라 실버만....투란
Sarah Silverman....Turran
잭 맥기....스탠리
Jack McGee....Stanley

대학 신입생인 와이어트 트립스에게는 고등학생 때부터 사귀었던 킴벌리라는 여자 친구가 있습니다. 하지만 둘이 각각 다른 학교에 다니고 있으니 트립스는 미칠 지경이죠. 우연히 킴벌리의 기숙사에 전화를 걸었다가 킴벌리가 새 남자 친구를 사귀고 있다고 믿어버린 그는 발렌타인 카드 대신 누드 사진과 욕을 뒤섞은 편지를 특급 우편으로 보냅니다. 하지만 그가 남자 친구라고 믿었던 건 잠시 맡아두었던 개라는군요. 기겁한 트립스는 같은 학교에 다니는 아이비 밀러와 함께 편지를 회수하기 위해 발버둥치지만 세상 모든 것들이 그의 작은 계획을 방해하려고 작정한 것 같습니다...

[러브! 퀵?]이 다루고 있는 플롯이 가장 유행했던 때는 19세기였습니다. 아마 그 당시에 탄생했을지도 몰라요. 잃어버린 물건이 정신 없이 날아다니고 그걸 찾으려 주인공들이 온갖 모험을 다해대는 이야기 말입니다. 으젠 라비슈의 [이탈리아 밀짚 모자]가 가장 대표적이라면 대표적이겠죠.

이런 줄거리가 유행한 장르는 19세기 보드빌이었지만 사실 소재만 따진다면 영화에 더 잘 맞는 것이었습니다. 르네 클레르는 이 소재의 영화적 가능성을 발견한 사람이었습니다. [이탈리아 밀짚 모자]를 최초로 영화화한 사람도 클레르였죠.

[러브! 퀵?]은 [이탈리아 밀짚 모자]의 전통을 그대로 따르고 있을까요? 아뇨, 영화는 보다 미국적이고 익숙한 전통을 하나 더 추가합니다. 그건 프랭크 카프라가 시작한 [어느 날 밤에 생긴 일] 공식이지요. 우연히 한 배에 타게 된 두 남녀가 여행 도중 사랑에 빠진다는 내용 말입니다. 말할 필요도 없겠지만 영화가 끝날 무렵이면 트립스는 킴벌리를 떠나고 아이비를 새 여자 친구로 맞이합니다.

든든한 공식이 두 개가 딱 버티고 있으니 각본 쓰기가 무척 수월해졌습니다. 하지만 쉽게 쓰여진 글은 제대로 된 작품이 되기 힘들죠. 공식 속에서 새로운 가능성을 찾아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닙니다. 이럴 때 작가는 두 가지 길 중 하나를 선택하게 됩니다. 남은 가능성을 억지로 과장하거나 구식 클리셰를 생각 없이 따라가거나요.

[러브! 퀵?]은 둘다 합니다. 차라리 하나만 몰아붙였다면 더 나았을텐데, 둘 다를 하느라 어느 것도 제대로 해내지 못하죠. 그 결과 영화는 필요 이상으로 과장되었으면서 그만큼이나 뻔한 영화가 되어 버리고 말았습니다.

그럼 왜 이 영화를 제가 봤을까요? 아마 리즈 위더스푼 때문이겠지요. 요새 이 배우가 슬슬 좋아지고 있으니까요. 이 영화에서도 위더스푼은 괜찮은 연기를 보여줍니다. 문제는 연기할 거리가 별로 없다는 것이지만, 뭐, 그거야 영화 보기 전부터 알았던 거죠. 폴 러드는 위더스푼보다 약한데, 원래 이 배우의 이미지가 그렇게 강한 게 아니니 놀랄 일도 아니죠. 직업정신이 투철한 배달원인 입스위치 역의 래리 '닥터 기글' 드레이크는 잘 캐스팅된 배우고요. (00/06/19)

DJUNA

기타등등

아마 미국에서도 극장 개봉은 못한 것 같습니다. 비디오용으로 곧장 출시된 모양이에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