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크리스티안 알바르트 Christian Alvart

주연
데니스 퀘이드....페이튼
Dennis Quaid....Payton
벤 포스터.... 바우어
Ben Foster....Bower
캠 기간데트....갈로
Cam Gigandet....Gallo
안체 트라우에....나디아
Antje Traue....Nadia
쿵 리....만
Cung Le....Manh
에디 라우스....릴랜드
Eddie Rouse....Leland
노먼 리더스....셰퍼드
Norman Reedus....Shepard

바우어와 나디아

데니스 퀘이드나 벤 포스터 같은 주연배우들을 보면 꼭 할리우드 영화 같아보이지만, [팬도럼]은 독일/미국 합작 영화입니다. 그리고 그 기여도를 따진다면 독일쪽 비중이 월등히 크죠. 그냥 영어로 만든 독일 영화라고 해도 될 정도입니다.

40년대 황금시대 작가들이 썼을 법한 고전적인 우주선 이야기입니다. 6만명의 사람들이 환경오염과 인구폭발에 시달리는 지구를 떠나 타나스라는 외계 행성으로 떠납니다. 그런데 우주선 관리를 위해 깨어난 엔지니어 바우어는 우주선이 폐허가 되어 있고 정체불명의 식인괴물들이 나돌아다닌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어떻게든 우주선을 되살리려면 원자로를 리부팅해야 하고 여기서부터 그의 짧은 오디세이가 시작됩니다. 괴물들도 만나고 미인도 만나고 함께 동료도 만나죠.

SF적인 면을 따진다면 [팬도럼]은 B급입니다. 이 설정을 살리기 위해 대단한 노력을 한 것 같지 않아요. 이곳 저곳에서 적당히 빌려와 그냥 엮었죠. 그 때문에 엉성한 부분이 한둘이 아닙니다. 우선 엄청 비싼 우주선에 6만명을 태워 수백 년에 걸친 우주여행을 거쳐 다른 행성에 보내면 지구의 인구 문제가 나아집니까? 이 세계의 물리 지식은 지금보다 특별히 많이 나은 것 같지는 않은데 우주선의 중력 문제는 어떻게 해결한 건가요? 바우어가 중간에 만난 독일인 생물학자 나디아는 그 몇 개월 동안 그 무술을 다 어디서 배운 건가요? 막판의 반전은 귀엽지만 우주선 엘리시움의 구조를 고려해보면 그냥 말이 안 됩니다. 결정적으로 중간에 제시되는 지구의 운명은 성의가 너무 부족해서 헛웃음이 나올 정도입니다.

호러/액션물로서도 영화는 그냥 중간급입니다. 식인괴물들은 [디센트]의 괴물들을 연상시키지만 [디센트]와 비교하면 확실히 약합니다. 아이디어보다는 주인공에게 가하는 가학적 고난을 통해 이야기를 끌어가는 경향이 강하며 우주선 여행자들이 겪는 정신병인 '팬도럼'은 지나치게 편리합니다.

그러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팬도럼]은 은근히 재미있습니다. 그건 철저하게 B급의 재미죠. 잘 정련된 1급의 아이디어나 액션은 없지만 서부극 놀이를 하는 남자아이들의 유희정신 같은 건 있습니다. 그리고 무엇보다 주인공들을 극한으로 몰아붙이는 암담한 설정과 그 설정에 타당한 배경을 제공해주는 엘리시움 우주선의 세계는 영화의 상당한 장점입니다. 이 말도 안 되는 이야기를 전문가답게 몸을 바쳐 진지하게 연기한 배우들의 공로도 인정해야겠지요. (09/10/19)

DJUNA

기타등등

벤 포스터의 동생 존 포스터가 잠시 나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