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콘 사토시 Satoshi Kon

주연
이와오 준코....미마
Junko Iwao....Mima
마츠모토 리카....루미
Rica Matsumoto....Rumi
츠지 신파치....타도코로
Shinpachi Tsuji....Tadokoro
오쿠라 마사키....우치다
Masaaki Ôkura....Uchida

참

1. 그룹 '참'의 멤버였던 미마는 '아이도루'의 길을 포기하고 연기자로 새 인생을 시작합니다. 하지만 큰 역은 들어오지 않고 주변엔 이상한 사고와 살인만 일어나는군요. 인터넷에 뜬 자신의 '가짜' 홈페이지에서 자기가 쓴 것 같은 일기가 매일 뜨고 정체불명의 열성팬이 쫓아다니는 동안, 미마는 점점 현실과 악몽 사이의 모호한 경계에 빠져 듭니다...

2. 솔직히 말해 뻔한 이야기입니다. 단지 그게 실사 영화가 아닌 애니메이션으로 제작되었고 그에 따른 표현 방법의 차이가 두드러져 관심을 끄는 거죠. 이야기 구성과 스타일도 뻔한 내용을 구제해 줄 정도로 잘된 편입니다. 특히 미마를 악몽과 현실, 드라마의 어중간한 경계에 던져놓고 헤매게 할 때는 정말로 주인공의 미로 속에 빠진 듯한 악몽을 몸소 느낄 수 있을 정도입니다.

3. 하지만 '뜻밖의 범인'을 설정해놓고 뒤틀어버린 후반부는 다시 한 번 '아니, 저런 뻔한 이야기가 있나!'라고 외치게 만듭니다. 객관적으로 보아, 복선은 적절하고 범인은 적절하게 숨어 있으며 반전의 당위성도 꽤 살아있습니다. 퍼즐 미스터리로 본다면 별 문제가 없는 거죠. 하지만 범인의 정체가 지금까지 끌어왔던 이야기의 무게를 떨어뜨릴 정도로 진부하다는 건 문제입니다. 영화가 뻔해질 뿐만 아니라 주제 자체가 분산되어버리지요. 결말 역시 너무 안정적이었기 때문에 분위기를 깨는 데에 한 몫을 한 것 같군요.

4. 인터넷 홈페이지를 이용한 '또다른 나'의 설정은 좋습니다. 일본 연예계가 정말 그런 곳인지는 몰라도, 연예인, 팬 에이전트 사이의 묘사는 꽤 믿을만한 것처럼 보입니다. 하지만 팬들과 미디어가 그 나라 여성 연예인들에 가하는 참으로 이중적인 착취 현장은 정말 사람을 불쾌하게 만들더군요. 아마 그 나라에서 그런 면이 우리보다 더 공공연하게 드러나 있기 때문일지도 모르겠어요. 웩.

5. 잔인한 장면들과 누드가 꽤 보이더군요. 그렇게까지 다 보여줄 필요는 없었던 것 같습니다. 적어도 이 영화에서 가장 긴장되고 두려운 장면들은 살인 묘사와 무관한 것들입니다. (97/09/05)

D&P

기타등등

원래는 실사 영화로 기획되었다가 콘 사토시에게 넘어갔던 모양이더군요. 그렇다면 콘 사토시의 경력과 야심은 거의 우연히 시작되었던 것인지도 모르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