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혈귀 행성 Terrore nello spazio (1965) * * *
주연
배리 설리번....마크 마커리 선장
Barry Sullivan....Capt. Mark Markary
노마 벤겔....사냐
Norma Bengell....Sanya
안겔 아란다....웨스
Ángel Aranda....Wess
에비 마란디....티오나
Evi Marandi....Tiona
스텔리오 칸델리....머드
Stelio Candelli....Mud
프랑크 안데이....가르
Franco Andei....Garr
페르난도 빌레나.....카란 박사
Fernando Villena....Dr. Karan
마리오 모랄레스....엘든
Mario Morales....Eldon
이반 라시모프....데리 켈
Ivan Rassimov....Derry Kell
페데리코 보이도....케이 (키어)
Federico Boido....Key (Keir)
알베르토 케베니니....완 (토비)
Alberto Cevenini....Wan (Tob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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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흡혈귀 행성]은 마리오 바바의 몇 안되는 SF 영화들 중 하나입니다. 그러나
그렇다고 해서 이 작품을 그의 다른 SF 영화인 [Dr. Goldfoot And The Girl Bombs]과
같은 괴상한 변종으로 여길 필요까지는 없습니다. 제목에서도 알 수 있듯이
[흡혈귀 행성]은 SF 영화인 만큼이나 호러 영화이기도 하니까요.
배경이 미래의 다른 행성일 뿐, 바바 풍 호러 영화의 분위기를 느끼는 데엔
아무런 무리가 없습니다.
영화의 무대는 항성간 여행이 가능한 미래입니다. 안개로 둘러싸인 외계 행성에서 이상한 신호를 받고 파견된 아르고스호와 갈리오트호는 갑작스러운 중력장의 변화로 아우라 행성에 불시착합니다. 정신을 잃었다가 깨어난 아르고스호의 승무원들은 갑자기 미친 것처럼 상대방을 공격합니다. 간신히 제정신을 차린 승무원들은 근처에 불시착한 갈리오트호의 승무원들을 만나러 가는데, 갈리오트호에서는 사정이 더 나빴습니다. 승무원들이 모두 싸우다 죽었으니까요. 아니, 그것보다 더 나빴습니다. 그들의 시체는 행성을 탈출하려는 무형의 외계인에 감염되어 있었거든요.
[흡혈귀 행성]은 60년대에 만들어진 저예산 영화입니다. 현대 SF 영화의 세련된 특수 효과와 프로덕션 디자인에 익숙한 관객들에게는 꽤 우습게 보이는 작품이죠. 밖에서 보면 장난감 같은 우주선 내부는 이상할 정도로 공간이 남아도는 전자 오락실 비슷하게 생겼고, 승무원들은 모두 S&M 클럽에서 막 튕겨져 나온 듯한 괴상한 가죽옷을 입고 있습니다. 스토리도 역시 꽤 바보스럽기까지 해요. 우주선 문을 열어놓고 밖에서 보초를 서는 승무원들에서부터 (그 때문에 수많은 사람들이 죽어 나갑니다) 분명히 절연체일 장갑을 끼고 물건을 만졌으면서도 감전된 듯 고통스러워하는 선장에 이르기까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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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흡혈귀 행성]은 마리오 바바 팬들에게는 여전히 매력적인 영화입니다.
일단 바바의 스타일은 그 괴상한 SF 디자인에도 불구하고 그대로
살아 있습니다. 유치찬란한 원색의 조명이 안개 사이로
스며나오며 만들어내는 센세이셔널하면서도 음산한
분위기 말이에요. 별 예산 없이 남들이 쓰다 버린 빈 세트에
안개만 깔아놓고 찍은 작품이지만 영화는 여전히
컴컴한 매력을 발휘하고 있습니다.
SF 영화 팬들은 다른 이유로도 이 작품을 기억합니다. [에일리언]의 선조이기도 하거든요. [에일리언] 제작팀들이 영화를 만들기 전에 이 작품을 참고했음은 분명합니다. 부인할 수 없는 다음과 같은 유사성이 있죠.
1) 외계 행성에서 온 이상한 신호를 받고 내려온 우주선
2) 첫번째 희생자가 된 거대한 외계인의 해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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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안개에 덮인 외계 행성의 모습
4) 말굽 모양을 한 아르고스와 갈리오트의 디자인 ([에일리언]의 외계 우주선 역시 비슷한 디자인을 하고 있습니다.)
5) 기생하는 외계인
기타등등 기타등등... 찾으려면 더 찾을 수도 있겠죠.
그러나 이런 유사점들을 가지고 [에일리언]이 표절작이라고 주장할 필요는 없습니다. 그보다 더 중요한 건 [에일리언] 이전에 수많은 흥미로운 SF 영화들이 있었고, [에일리언]이라는 걸작 역시 그 작품들이 맨손으로 장르를 구축하지 않았다면 존재할 수 없었을 거라는 겁니다. 역시 한 영화를 이해하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과거를 돌이켜 봐야 합니다. 그리고 [흡혈귀 행성]은 꼭 [에일리언]의 유사점 때문은 아니어도 돌이켜볼 가치가 있는 장르 영화입니다. (01/08/29)
DJUNA
기타등등
최근에 나온 DVD는 MGM Midnight Movies 시리즈의 하나입니다.
메이저 영화사에서 나온 바바의 DVD는 이게 처음이군요.
영화 자체야 여전히 독립영화사에서 만든 저예산 영화지만요.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