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필립 카우프먼 Philip Kaufman

주연
제프리 러쉬....사드 후작
Geoffrey Rush....The Marquis de Sade
케이트 윈슬렛....마들렌느
Kate Winslet....Madeleine
와킨 피닉스....쿨미에 신부
Joaquin Phoenix....Abbé Coulmier
마이클 케인....로에 콜라르 박사
Michael Caine....Dr. Royer-Collard
빌리 화이트로....마담 르클레르
Billie Whitelaw....Madame LeClerc
패트릭 맬러하이드...델벤느
Patrick Malahide....Delbene
아멜리아 워너....시몬느
Amelia Warner....Simone

더그 라이트의 오비상 수상작인 동명 희곡을 각색한 필립 카우프먼의 [퀼스]의 소재는 사드 후작의 마지막 나날들입니다. 물론 있는 그대로 그린 건 아니고 적당히 상상력을 동원해 재구성한 이야기지요. 이런 면에서 이 작품은 전에 여기서 다룬 적 있는 [신들과 괴물들]과 유사한 점이 많습니다.

하여간 이 영화의 사드는 사랑통 정신병원에서 쿨미에 원장의 비호 아래 그럭저럭 호사스러운 삶을 누리고 있습니다. 그가 몰래 쓴 책들은 정신병원의 세탁부인 마들렌느에 의해 몰래 밖으로 빼돌려지고요. (그런데 정신병원에서 쓴 최신작이 [쥐스틴느]인 이유는 무엇인지? 저도 모르죠. 하지만 어차피 멋대로 개작된 역사인 걸요.) 사드의 최신작이 파리 시내에 흘러넘치자, 나폴레옹은 이 사태를 해결하기 위해 로에 콜라르 박사를 파견합니다. 이 때부터 사드의 자유는 끝장납니다. 그의 연극은 상연이 중단되고, 펜과 잉크는 압수됩니다. 하지만 우리의 주인공 사드는 그 와중에도 온갖 징그러운 대체물들을 이용해 글쓰기를 멈추지 않습니다.

영화는 대충 두 가지 선을 따르고 있습니다. 하나는 창작의 자유에 대한 상당히 심각한 메시지를 담은 드라마입니다. 다른 하나는 광기의 경계선을 위태롭게 오기는 블랙 코미디죠.

이 둘이 아주 잘 섞였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더그 라이트의 각색이나 필립 카우프먼의 연출은 비교적 심각하고 건실합니다. 영화는 창작의 자유와 검열이라는 문제에 대해 상당히 균형잡힌 의견을 보여줍니다. 워낙 다루는 방식이 건실하다보니 빠진 구석도 별로 없고요. 이건 좋은 거죠.

하지만 사드 후작이라는 정신나간 캐릭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영화가 그렇게 건전하다보니 관객들은 조금 실망하게 됩니다. 관객들은 이런 소재에서 보다 자극적이고 정신나간 작품을 기대하기 마련이거든요.

물론 사드 후작에 대한 이야기가 꼭 그렇게 정신나간 작품이어야 할 의무는 없습니다. 하지만 영화가 어느 정도 그런 광기를 따라갈 의도를 보이고 있기 때문에 영화는 흔들리게 됩니다. 긍정적으로 보면 꽤 유쾌한 농담이 끼어든 메시지 영화가 되겠지만, 나쁘게 보면 지나치게 심각해져 원래의 위트를 잃어버린 블랙 코미디가 되죠.

필립 카우프먼의 다른 '시대극'처럼 '규격화된' 느낌이 강하다는 것도 이런 '건실한' 느낌을 강조합니다. 주연인 네 배우 모두 좋은 연기를 보여주지만 이들의 연기도 그런 양질의 규격화된 느낌 속에 갇혀버린 듯 하군요. [퀼스]는 여전히 잘 만든 좋은 영화이며 흥미로운 면도 많지만, 제 취향에는 너무 모범적입니다. (01/03/22)

DJUNA

기타등등

와킨 피닉스가 선천성 상구순파열이었던 것 같지 않나요? 아무래도 윗입술의 상처는 수술 흔적 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