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루이스 모노 Louis Morneau

주연
카일리 트래비스....카렌
Kylie Travis....Karen
제임스 벨루시....프랭크
James Belushi....Frank
프랭크 웨일리....브라이언
Frank Whaley....Brian
새넌 와이리....레이앤
Shannon Whirry....Rayanne
제시 보레고....제시
Jesse Borrego....Jesse
M. 에메트 월시....샘
M. Emmet Walsh....Sam

1.

[레트로액티브]는 영화로 보는 게임입니다. 우리는 여주인공 카렌이 생사를 걸고 하는 롤 플레잉 게임을 앉아서 구경합니다. 이런 아이디어를 구체화시키기 위해서 감독은 타임머신을 가제트로 끌어들이는데, 많은 시간 여행 이야기가 그렇지만 어딘가 맥이 잘 맞지 않습니다. 시간 여행자에게만 타임머신이 영향력을 행사한다면 브라이언이 첫 성공 직후 어떻게 테이프를 발견할 수 있었을까요? 만약 기계들은 변화한 채 남고 사람들만 기억을 못한다면 어떻게 프랭크의 차는 끊임없이 복구될 수 있었을까요?

2.

뭐 대충 무시합니다. 이 아이디어는 꽤 쓸만하고 루이스 모노는 단순한 게임 아이디어를 극영화 플롯으로 발전시키는 것을 잊지 않습니다. 상황들은 반복되지만 영화가 진행되는 동안 게임이 점점 과격해지고 파탄이 커져 가면서 영화의 상승 곡선을 긋습니다. 게다가 중반 이후에 브라이언과 프랭크, 차에 탔던 소년이 '게이머'가 되면서 게임과 게이머의 경계가 무너지고 스토리는 단순한 반복 이상이 되지요.

서글프게도 모노는 이런 파탄의 상승 곡선을 단순한 극적 장치로 이용하는 것을 넘어서 교훈까지 첨가하려고 합니다. 하지만 애당초부터 존재하지 않는 테크놀로지의 위험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은 원래 공허한 법입니다. 게다가 카렌이 끝에 가서 '될 수 있는 한 많이 건드리지 않는다'라는 행동기준을 설정하고 행동하니, 마지막 게임에서 게임 종료에 이르는 과정이 너무 조용해지지요. 하지만 클라이맥스는 원래 마지막 해결로 연결되어야 하는 게 아닙니까? 게다가 카렌이 마지막 게임에서 이길 수 있었던 건 '될 수 있는 한 많이 건드리지 않는다'는 원칙 때문이 아니라 한시간이나 과거로 돌아가서 상황변화가 쉬웠기 때문이잖아요.

3.

반복 상황이라는 아이디어는 제작비를 절감하는 좋은 방법이었던 모양이군요. 게다가 제임스 벨루시나 프랭크 웨일리, M. 에메트 월시같은 적당한 값의 배우들을 쓰고 엑스트라나 세트도 많이 필요 없었으니 겨우 3백만 달러만으로 이렇게 다이나믹한 영화를 만드는 게 가능했겠지요.

하지만 정말 소품입니다. 그리고 소품이라는 냄새를 풍기고요. 디자인을 바꾼 오라이언 사의 로고를 보니 조금 슬프더군요. 그렇게 잘나가던 회사가 지금은 이런 소품이나 만들고 있으니 세상 참 험합니다. (97/09/03)

D&P

기타등등

이제 이런 반복 상황에 대한 이야기는 장르화가 되어 버린 것 같습니다. 심지어 [엑스 파일]에서도 써먹었으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