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로빈 버드 Robin Budd
도노반 쿡 Donovan Cook

주연
해리엇 오웬....제인과 어린 웬디
Harriet Owen....Jane and Young Wendy
블레인 위버....피터 팬
Blayne Weaver....Peter Pan
코리 버튼....후크 선장
Corey Burton....Captain Hook
제프 베넷....스미와 해적들
Jeff Bennett....Smee and Pirates
케이스 수시....웬디
Kath Soucie....Wendy
앤드루 맥도우....대니
Andrew McDonough....Danny

제인과 피터 팬

90년대에 들어와 디즈니사가 한 일들 중 가장 짜증나는 것은 속편 공장을 세운 것이었습니다. 일단 극장용 애니메이션이 성공을 거두면, 디즈니는 그 영화를 그대로 두지 않았습니다. 비디오용 속편을 만들어 팔거나 캐릭터들을 가져와 스핀오프 만화 시리즈를 만들었지요. 캐릭터의 진을 쥐어 짰다고 할까요? 이게 적은 제작비로 괜찮은 수익을 올린다는 걸 알게 된 디즈니에서는 얼마 전부터 고전들에게로 음흉한 시선을 돌리기 시작했습니다. 몇 년 전부터 [신데렐라]니 [피터 팬]이니 [레이디와 트램프]와 같은 영화들의 비디오 속편들이 나온 것도 그 때문이죠.

[리턴 투 네버랜드]도 그런 비디오용 속편들 중 하나입니다. 아니, 원래는 비디오용 속편으로 계획된 영화였지만 중간에 극장용으로 전환된 영화지요. 만들다보니 생각보다 잘 뽑혔다고 느껴졌던 모양입니다.

제목만 들어도 아시겠지만, 영화는 당연히 [피터 팬]의 속편입니다. 단지 시대는 40년대로 훌쩍 건너 뛰었지요. 웬디는 결혼했고 제인과 대니라는 아이들도 낳았습니다. 하지만 남편은 전쟁터로 나갔고 독일군의 폭격 때문에 아이들도 시골로 내려보내야 할 판이죠. 이런 와중 속에서 현실적이고 냉정한 아이로 자란 제인은 엄마가 아직도 품고 있는 피터 팬 판타지에 짜증을 내기 시작하는데, 바로 그 날 밤 런던 시내로 날아든 후크 선장에 의해 납치되고 맙니다.

영화의 아이디어는 상당히 좋습니다. 특히 제2차 세계대전의 영국과 [피터 팬] 이야기를 결합시킨 시도는요. 전투기들이 날아다니는 런던 하늘에 후크 선장의 배가 나타나는 장면에는 시대착오적인 강렬함이 뿜어나옵니다. (물론 특수 효과에 저예산 티가 좀 나긴 하지만 그건 어쩔 수 없는 일이겠죠.) 발랄한 말괄량이인 제인 캐릭터도 괜찮아요.

문제는 여전히 이 작품이 속편이고, 본격적인 스토리에 접어들면 결국 원작에 발목이 잡혀버리고 만다는 것입니다. 네버랜드에 들어서면서부터 영화는 원작을 나태하게 반복합니다. 팅커벨이나 피터 팬의 위기같은 사건들은 전편과 거의 같습니다. 후크 선장 이야기도 악어가 문어로 바뀐 정도에 불과하고요. 새로 추가된 제인 캐릭터도 자신의 개성을 살릴만한 공간을 부여받은 것 같지 않아요.

[리턴 투 네버랜드]는 괜찮은 속편입니다. 전문가들이 날씬하게 뽑아 만든 재활용품이죠. 가끔 그 이상의 창의성이 보이기도 하고요. 하지만 과연 극장용 영화인지는 모르겠습니다. 이보다 더 나쁜 극장용 영화들도 많지만 이 작품은 기본적으로 텔레비전이나 비디오에 더 잘 맞아보이거든요. (02/05/07)

DJUNA

기타등등

[피터 팬]과 [리턴 투 네버랜드]는 아귀가 잘 맞는 시리즈는 아닙니다. 전편과 앞뒤가 맞지 않는 장면들이 상당히 많아요. 오히려 연달아 보면 애들이 헛갈릴 가능성이 높겠더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