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롭 슈미트 Rob Schmidt

주연
마틴 도노반....클리프 애디슨
Martin Donovan....Cliff Addison
줄리아 앤더슨....애비 애디슨
Julia Anderson....Abbey Addison
로빈 시드니....트리시
Robin Sydney....Trish
안나 갤빈....로링 박사
Anna Galvin....Dr. Loring
코빈 번슨....아이라
Corbin Bernsen....Ira
린다 소렌슨....팸
Linda Sorenson....Pam

장모 대 사위

[데드 캠프]의 롭 슈미트가 감독한 [나는 살고싶다]는 처참한 교통사고로 시작됩니다. 치과의사인 남편 클리프는 별다른 상처없이 차에서 빠져나왔지만 아내 애비는 엄청나게 심한 화상을 입었죠. 남편은 고통스러워하는 아내를 위해 안락사를 신청하고 그건 그 때만 해도 나름 진심이었을 겁니다.

하지만 여기엔 약간 골치아픈 문제가 있었죠. 터지지 않은 에어백 때문에 엄청난 보상비가 지급되는데, 아내가 죽으면 그게 몽땅 자기 것이 되거든요. 게다가 그는 아내에게 그렇게까지 충실한 남편도 아니었고요. 그의 진심을 믿기엔 사정이 좀 그렇단 말입니다. 그 결과 촉발된 안락사 논쟁에서 그가 은근히 밀리는 것도 그 때문이에요.

딱하게도 클리프는 더 기가 막힌 입장에 빠집니다. 아내 애비는 조용히 생을 포기하고 저승으로 갈 성격이 아니었어요. 중간중간 의학적인 사망에 빠질 때마다 애비는 육체를 떠나 유령이 되어 날아와 클리프를 괴롭힙니다. 이러다 정말 아내가 죽어버리면 유령은 아예 클리프 옆에 눌러 앉아 그가 죽을 때까지 괴롭히겠죠?

존 에스포지토의 각본은 사악한 코미디입니다. 안락사 논쟁처럼 진지한 이슈를 정면으로 끄집어내놓고 정작 그 상황에 말려든 인물들을 극도로 난처한 상황에 빠트려 즐겁게 놀고 있지요. 클리프 역의 마틴 도노반 역시 그 특유의 냉담함으로 이 한심한 인물을 적절하게 연기하고 있어요.

그러나 최종 완성품인 에피소드는 설정의 매력을 충분히 살린 작품은 아닙니다. 일단 호러 효과들이 재미가 없는 편이에요. 뭐랄까... 주로 유원지 효과들이죠. 물리적인 힘이 너무 강하고 명확하기 때문에 초자연적인 공포물보다는 기계로 작동되는 귀신의 집처럼 보이는 겁니다. 귀신의 집보다 더 재미없죠. 기계가 다 보이니까요. 잔인한 장면들이 너무 지나쳐 종종 본래의 코미디를 날려버리는 경향이 있고요. 특히 후반부는 설정도 그렇게 믿음직하지 않죠.

그래도 영화의 결말은 참 좋습니다.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인지는 밝히지 않겠지만 짐작하기는 어렵지 않죠. 이런 남자에게 최악의 상황이 떨어진다면 그건 죽음이나 체포따위 정도로 끝나지는 않을 것 아닙니까? (07/08/21)

DJUNA

기타등등

클리프의 간호사 트리시처럼 '날 죽여요!'라고 공공연하게 외치고 다니는 인물은 참 오래간만에 보는 것 같군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