감독
시미즈 다카시 Takashi Shimizu

주연
유카
Yuka
시나 깃페이
Kippei Shiina
후지 타카코
Takako Fuji
후루야 야스토키
Yasutoki Furuya
하루타 아츠시
Atsushi Haruta
이토 히로토
Hiroto Ito
카리나
Karina
코이치 만타로
Mantaro Koichi
마츠모토 마리카
Marika Matsumoto
모치즈키 토모코
Tomoko Mochizuki
오구리 순
Shun Oguri
오카자키 히로시
Hiroshi Okazaki
산조 미키
Miki Sanjo
스지모토 테타
Tetta Sugimoto

무서운 소녀 귀신

일본 공포 영화 명장면의 메들리와 같았던 시미즈 다카시의 전작 [주온] 시리즈와는 달리, [환생]은 비교적 드라마와 논리에 치중하고 있는 작품입니다. 물론 일본 호러 영화 장르에서 '드라마'와 '논리'의 의미는 상대적일 수밖에 없지요. 그래도 [주온] 시리즈에 이야기가 너무 없다고 불만이었던 분들에겐 [환생]은 괜찮은 대안일 거예요. 적어도 기승전결은 있는 이야기니까요.

설정. 1970년, 오사카의 한 호텔에서 한 대학교수가 자기 자식들을 포함한 11명을 무참하게 살해하고 자살합니다. 35년 뒤, 어떤 영화감독이 그 사건에 바탕을 둔 [기억]이라는 영화를 만들겠다고 선언하지요. 우리의 주인공 스기우라 나기사는 마지막으로 살해된 교수의 딸 역으로 캐스팅된 신인배우입니다. 이 때부터 스기우라를 포함한 수많은 사람들에게 이상한 일들이 일어나요. 꺼진 휴대전화에 자기 얼굴이 아닌 다른 사람의 얼굴이 보이고, 귀신이 보이고, 인형을 안고 다니는 수상쩍은 여자애가 나타나고... 아무래도 이들은 35년 전에 살해당한 뒤 환생한 사람들인 것 같습니다. 하지만 누가 누구일까요? 그리고 이들이 다시 모인 이유는 무엇일까요?

영화는 끝에 가면 하나의 답을 제시합니다. 이 영화는 기본적으로 미스터리거든요. 단서가 있고 추론 과정이 있으며 해답도 있습니다. 물론 그 해답은 일종의 반전을 통해 드러나지요. 이유없이 아무나 마구 죽여대는 [주온]과는 달리, [환생]은 거의 완벽한 권선징악적 결말을 갖추고 있습니다. 환생을 다룬 대부분의 이야기가 그렇듯, 저에겐 이런 식의 처벌이 좀 부당해 보입니다만.

그 논리는 완벽할까요? 아뇨. 그리고 그럴 필요도 없어요. 이 영화가 관객들에게 제공해주는 경험은 철저하게 주관적인 걸요. 영화가 보여주는 사건들은 모두 일어난 것일 수도 있고 한 사람이 체험한 악몽일 수도 있습니다. 전 후자 쪽이었으면 좋겠습니다. 그게 그나마 덜 신경이 거슬려요.

[주온] 시리즈와 비교하면 어느 쪽이 더 좋냐고요? 흠... 전 일단 [주온] 시리즈의 팬은 아닙니다. 하지만 [환생]과 비교하면 [주온] 시리즈쪽이 훨씬 좋군요. [주온] 시리즈가 만들어내는 추상적인 악몽에 비하면 [환생]은 지나치게 평이하고 정상적입니다. 그렇게 무섭지도 않고요. 하긴 안 무서운 건 [주온] 영화판도 마찬가지였지요.

그래도 [환생]에는 나름대로의 장점이 있습니다. 전 실제 호텔과 그 호텔을 재현한 스튜디오, 과거와 현재를 오가는 시간과 공간의 혼선이 좋았습니다. 기괴한 인형과 여자 아이 유령도 잘 쓰인 편이며, 종종 표면의 논리를 배반하는 초현실주의도 좋았어요. 하지만 이 영화에는 한 방이라고 할 만한 무언가가 없습니다. 전체적으로 너무 안전하기만 해요. (06/05/29)

DJUNA

기타등등

[주온]보다는 나가타 히데오의 [여우령]에 가까운 영화죠. 전 [여우령]쪽이 더 좋았습니다.